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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의 우승팀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 ⓒ SBS


최근 음악계에는 아주 재미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오디션 출신 가수들의 음원 성적이 인기 아이돌 그룹을 압도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로이킴과 악동뮤지션의 '봄봄봄', 'I Love You'는 싸이와 조용필마저 밀어내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 2위를 다투며 며칠째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잘 알다시피, 로이킴과 악동뮤지션은 각각 Mnet <슈퍼스타K4>와 SBS <K팝스타2>의 우승자 출신이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내내 온갖 화제를 뿌린 데 그치지 않고, 방송이 후에도 각종 CF와 음원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음원 사이트 올킬은 단적인 예에 불과할 뿐이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K팝스타> 시즌1의 '히로인' 박지민과 이하이 역시 15&와 솔로활동을 통해 저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슈퍼스타K4>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홍대광도 최근 앨범을 발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유승우와 투개월의 김예림이 오는 5월과 6월 솔로앨범을 발표할 계획인데, 벌써 팬들의 반응과 기대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잘 키운 오디션 참가자 열 아이돌 안 부럽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사실 <슈퍼스타K>가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오디션 참가자들의 가요프로그램 진출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승 프리미엄을 얻고 화려하게 데뷔를 해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놓지 못한 채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 가수들도 한둘이 아니다. 왜냐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디션 참가자들이 가수데뷔를 통해 경쟁을 펼쳐야 할 상대는 바로 음악시장을 장악했던 아이돌그룹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팬덤이 뒤를 받치고 있는 아이돌 그룹에 맞서기에 오디션 출신 가수들은 힘이 너무 약했고, 후크와 기계음이 기본으로 들어가던 아이돌 음악보다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는 밋밋하게 다가왔다.   

 로이킴-제이슨 므라즈 한 무대

로이킴 ⓒ CJ E&M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변했다. 우선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들의 취향이 변했다. 더이상 아이돌이라고 해서 내놓는 음악이 모두 성공하는 시대가 지난 것이다. 부르는 그룹만 다를 뿐, 그 노래가 그 노래가 같던 아이돌 음악에 대중은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어느덧 진정성으로 무장한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가 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것은 허각이었고, 이어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음원 성적과 방송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더불어 자작곡 능력까지 갖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오디션 참가자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우승과 함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부정적인 인식이 이제는 '대체 언제 데뷔할 것인가?'와 같은 기대감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에 대한 가요 프로그램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3대 기획사를 비롯하여 유명 기획사에서 오디션 참가자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오디션 참가자들의 활동무대와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다.

 이하이

이하이 ⓒ YG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이돌 그룹의 음악 시장 장악이 무너진 후, 그 자리를 어느새 오디션 참가자들이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2013년 4월 넷째 주 빌보드 K팝 핫 100 차트를 살펴보면, 아이돌의 약세를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다. 톱20 내에 아이돌 그룹은 한 팀도 찾아볼 수 없으며 20위를 벗어나서 걸스데이와 인피니트가 겨우 명함을 내밀었을 뿐이다.

물론 오디션 참가자라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MBC <위대한 탄생> 출신 참가자들은 가요 프로그램에서 살펴보기 어렵고, 이렇다 할 음원 성적도 내지 못하고 있다. 늘어난 오디션 프로그램만큼 오디션 출신 가수들도 헤아릴 수 없이 늘고 있으며, 결국 이들 중에도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이 갈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현재 '오디션 참가자들의 반란'이라 할 수 있는 현상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로이킴과 악동뮤지션의 인기는 그들의 자작곡에 기댄 측면이 강하다. 음원 사이트에서 1, 2위를 다투는 '봄봄봄'과 'I Love You' 는 모두 이들의 자작곡으로, 만약 이들이 특정 작곡가로부터 노래를 받아 들고 나왔다면 이 정도 성공했을지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존 기획사 시스템에 물들지 않은 오디션 참가자들의 개성과 신선함이란 이야기다. 아무리 실력 좋은 오디션 참가자라 할지라도 대중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면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과연 이들 오디션 참가자들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속할까? 잠깐의 현상으로 그칠지 아니면 기획사의 아이돌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문화현상이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어쨌든, 오디션 참가자들의 역습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악동뮤지션 로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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