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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환경단체들과 다양한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과 자립자치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서울 햇빛발전소협동조합'과 '환경정의' '오마이뉴스'는 [햇빛 서울만들기]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도시형 에너지 자립 모델의 하나인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의미를 짚어보고 성과와 한계를 진단합니다. 또, 시민들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자립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서울시에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맡으면서 하나하나 넘어야 할 제도적 장벽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생산을 높여 원전 한기에 해당하는 200만TOE을 줄이는 목표를 세웠다. 중앙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중 원전 비중을 59%까지 높이겠다는데, 지자체에서 원전 줄이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용어정리
TOE: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원의 발열량에 기초해, 이를 석유의 발열량으로 환산한 것. 일반적으로 석유환산톤이라고 한다.
kW : 킬로와트. 전력의 단위로 1킬로와트는 1와트의 1000배이다.
MW : 1kW의1000배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후환경본부에 녹색에너지과를 신설하고, 에너지 절약과 건물에너지 효율개선 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33만TOE를 줄였고, 폭염과 한파 등 이상 기온현상으로 전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4.5% 증가할 때 서울은 0.1% 증가하는 선에서 멈출 수 있었다.

지자체 차원에서 벌이는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문제는 에너지 생산이었다. 2012년 목표는 태양광, 하수열, 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해 9만TOE를 생산하려고 했는데, 3만3000TOE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려니 제도적인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태양광 수확하기

 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한 준비.
 햇빛발전소 설립을 위한 준비.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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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2012년부터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를 시행해 전력회사가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도록 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태양광발전에 투자한 사람들은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Renewable Energy Credit)를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서울시는 이런 민간 태양광 발전회사나 협동조합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은 서울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마을공동체가 힘을 합쳐 삼각산고등학교에 1호 햇빛발전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RPS제도를 활용해 시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해서 태양광발전기를 세우고 운영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가장 처음 부딪힌 장벽은 설치 장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종로구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지붕을 구할 수 없어서 서울시 전 지역을 수소문을 해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 고등학교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옥상에 20킬로와트(kW) 태양광을 설치하는데 비용은 약 5200만 원이 소요된다. 1년 동안 전력생산량은 2만3360킬로와트시(kWh)이고, 판매수익금은 약 852만6400원(2만3360kWh×365원[SMP 140원 + REC 150원×1.5])으로 예상된다. 이 수익금으로 발전소도 운영하고, 출자자들에게 배당도 하는데, 무엇보다 시민들이 에너지 생산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가 크다.

그런데 문제는 옥상임대료였다. 공공건물을 임대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임대료의 요율을 1000분의 50(5%)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삼각산고등학교 옥상 133㎡에 대한 연간 임대료만 900만 원이다. 도저히 발전소를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교육감 소관 공유재산 조례를 개정해 임대료 요율을 1000분의 10 (1%)으로 낮췄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대안을 마련하고 시의회와 협력한 결과였다.

그래도 여전히 1년 수입의 21%인 180만 원을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 추진하는 세종문화회관 지붕에 100kW 태양광을 올릴 경우 1000분의 10을 적용하면 1년 임대료만 4억3950만 원이다. 서울은 일조량이 다른 지역보다 적고 임대료마저 비싸 태양광발전소 전력판매 수입이 죄다 옥상 임대료로 상쇄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또다시 발전량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하도록 '에너지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1kW당 2만5000원으로 계산하면 삼각산고등학교 옥상 임대료는 50만 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문제는 서울시 조례가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교육청과 자치구는 자체 공유재산관리조례를 따르기 때문에 이 제도를 적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정수장, 하수처리장, 공공건물의 옥상 등 기존 공공시설물을 활용하여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발전시설 설치용량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청한 상태이다. 이렇게 지난 1년간 임대료 문제만 해결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독일의 솔라분데스리그, 한국은?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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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벡이라는 독일의 에너지 자립마을 답사를 갔을 때 마을회관 벽에 솔라분데스리그에서 입상했다는 상장을 보았다. 솔라분데스리그는 독일의 지자체들이 마치 축구 리그전을 치르듯이 태양광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는가를 겨루는 장이다. 독일정부는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을 위해 고정가격매입제도라는 근사한 축구경기장을 지었고, 그 축구장에서 시민들이 선수로 뛴다.

돈을 출자해서 태양광시민발전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벤치에는 시영전력회사, 재생가능에너지 전문가, 시민단체가 앉아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잘 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감독과 코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독일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투자자의 40%가 시민이고, 11%가 농장주들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라는 경기장을 지어놓았는데, 선수들이 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후쿠시마 이후에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출자를 하면서 전국에서 20여 개의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장 곳곳에 웅덩이가 패여 있어서 선수들이 넘어지기 일쑤다.

경기장의 규모도 너무 작다. 올해 상반기에 발전사들이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Renewable Energy Credit)를 구매하도록 열린 입찰시장의 규모가 63MW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2013년 보급하려는 태양광 목표가 180MW, 금년도 모든 REC 입찰 물량을 합쳐도 서울시 물량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니 REC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려는 태양광생산자들은 사업추진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괜히 태양광에 투자했다가 입찰시장에서 판매를 못하게 되면 왕창 손해를 볼 판이다.

게다가 태양광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판매하는 민간업자들과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거쳐야 할 행정절차가 똑같기 때문에 규모가 작을수록 불리한 상황이다. 3kW급 시민햇빛발전을 설치하더라도 생산한 전기를 한전계통에 연결하는 전신주를 찾고 그 비용을 마련하는 일까지 다해야 한다. 따라서 RPS제도에서 태양광 물량을 늘리고, 중소형태양광 사업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시민햇빛발전은 확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형발전차액지원제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지난 3월 20일, 서울시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 주최로 서울에서 햇빛발전을 확대하기 위한 '서울형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형발전차액지원제도'는 전국평균치보다 적은 일조시간과 비싼 부지 임대료 등 다른 지역보다 투자여건이 열악한 서울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해 서울시가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토론회에서 서울시 권민 녹색에너지과 과장은 "50kW 이하 태양광에 한해 매전가격에 대해 3~5년 기간을 kWh(킬로와트시)당 30~50원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서울형발전차액지원제도를 제대로 하려면 서울시가 REC를 선매입한 후 판매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태양광발전사업자가 되어서 소형태양광에서 생산한 REC를 고정가격으로 전량 매입하고, 매입한 REC를 시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소형햇빛발전 사업자는 태양광에 투자하면 전량 판매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또 일정수준의 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태양광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가 고정가격으로 매입하고, 이를 다시 REC시장에서 판매하면서 입는 손실은 기금을 활용하거나 전력소비자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전기요금을 더 지불하는 그린 프라이싱 제도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 시민발전의 의미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서울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재단 설립과 더불어 한번 시도해 볼만한 정책이다.

서울시가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펼치면서 이제 막 태양광 경기장에 들어선 햇빛발전협동조합의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다. 높은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위해 서울형발전차액지원제도를 검토하는 등 훌륭한 코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와 시민들이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정부가 발맞춰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면 우리라고 솔라분데스리거를 못할 이유가 없다. RPS 태양광 물량 확대를 포함한 제도 개선, 나아가 발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 지역별할당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새로 들어선 정부 중에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지 않은 정부가 없었다. 다들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킨 정부도 없었다. 현 정부가 지금이라도 시민햇빛발전소 확산에 어떤 것들이 걸림돌인지를 하나하나 확인해서 장벽을 제거해줘야지만 태양을 경작하는 일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태양광 수확을 가로막는 제도를 지금 당장 개선해야 한다. '우리 동네' 곳곳에서 시민들이 태양광을 수확하는 에너지 농부가 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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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에너지전환을 중심으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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