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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3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3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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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등 안보의식 제고를 위해 '천안함의 한강전시' 검토해볼 것."(2011년 2월 18일)
"지부장들은 지역기관장과 협조해 4대강 주변 볼거리, 즐길 거리 조성 등 경기활성화 주력."(2012년 1월 6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강조 말씀'이 추가로 나왔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논란이 됐던 천안함 침몰과 4대강사업에 관련된 내용이다. 특히 천안함 1주기를 앞두고 한강 전시를 추진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안보 정책 홍보에 동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마이뉴스>가 24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2월 18일 국정원 내부 전자게시판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게시판에 "서울시민 등 안보 의식 제고를 위해 '천안함의 한강전시' 검토해볼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2009년 2월 취임한 원세훈 전 원장이 간부급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을 국정원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곳이다.

진 의원은 지난 3월 18일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전문 25개를 공개했으며 이 '말씀'에는 여론조작과 국내 정치현안 개입·이명박 정부 정책 홍보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말씀' 이후 천안함 침몰 당시 투입된 경비함 전시

'천안함 한강 전시'는 천안함 침몰 1주기를 앞두고 정부의 안보 정책을 홍보하는 데 이용하려고 한 것으로 읽힌다. 해군 제2함대 소속이었던 천안함은 지난 2010년 3월, 경비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침몰했고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46명이 실종·사망했다. 하지만 천안함 한강 전시는 백지화됐다. 천안함은 사고 발생 후, 경기도 평택 2함대에 전시돼 일반인에게 이미 공개된 상황이었다.

이후 인천 서구청은 천안함 구출에 나섰던 501함(500톤급)의 전시를 한강변인 경인아라뱃길(서해-한강을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인공운하)에 추진했다. 하지만 경비함 대여 문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과 안 돼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월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 함상공원을 세웠다. 이곳에 천안함 침몰 당시, 실종자를 수색했던 해경 소속 1002함을 전시했다. 이 경비함의 전시가 원 전 원장의 말씀에 따라 추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대강 주변 볼거리, 즐길거리 조성에 관한 말씀'은 지난 3월 공개된 '말씀' 25건 중 다섯 번 언급됐던 4대강 홍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미 공개된 내용을 보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을 요구'하거나 '주요 국책사업으로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적혀 있다. 4대강 사업 홍보가 국정원의 주요 업무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원장 지시·강조말씀'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말씀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태그:#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강조말씀, #천안함,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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