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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 의료원 전국 최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13년 연속 흑자"
"우리지역 적자 나도 폐쇄는 하지 않을 것"

진주의료원의 부실경영과 폐업문제를 놓고 '네 탓', '내 탓' 공방을 벌이며 깊은 내홍에 휩싸인 경남도와는 달리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지역 공공의료원을 살리려는 강한 의지와 노력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차별화된 시책으로 공공의료원 만큼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지자체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 특히 이러한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도지사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 의료원, 주민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날로 험악한 분위기를 향해 치달리고 있는 경남도와는 크게 대별된다.  

이러한 모습에 해당 지역언론들이 누구보다 신났다. 각 지역마다 진주의료원 폐업의 도미노 현상이 비껴가길 바라는 눈치가 역력한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의료원들의 눈물겨운 자구책에 지역신문들은 지면을 큼지막하게 할애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 문제가 전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음을 잘 나타내 준다.   

[대구·경북] "김천의료원 전국 최고", "울진의료원 시설 확충"...'싱글벙글'

<김천신문>이 최근 내보낸 지역의료원 관련 기사들.
 <김천신문>이 최근 내보낸 지역의료원 관련 기사들.
ⓒ 김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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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사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남도와는 달리 인근 대구·경북지역은 최근 지역의료원에 관한 훈훈한 미담기사가 자주 언론에 등장해 시선을 끈다. 김천의료원과 울진의료원이 화제의 그 곳.  특히 김천의료원은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3년 지방의료원 공공보건프로그램사업 대상기관 선정평가'에서 최우수기관인 'A' 등급을 받아 지역신문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23일 '김천의료원 공공보건프로그램 '전국 최고''란 제목의 기사에서 "김천의료원이 최우수 지역의료원에 선정돼 올해도 3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고혈압, 당뇨 등 중증도가 높은 복합만성질환자 대상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2011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한 김천의료원은 만성질환관리센터를 개설하고 센터장 및 전담간호사를 배치해 등록자에 대한 개별면담, 교육, 관리와 함께 만성질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운동, 영양, 식이, 발관리 등의 체험교육을 실시하는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개별능력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자랑했다.

신문은 또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의료 소외 계층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를 집중 발굴해 미충족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김영일 김천의료원장의 말도 기사 말미에서 강조했다.

<김천신문>은 더욱 흥분한 기색이 뚜렷하다. '김천의료원 29개 의료원 중 전국 최고'란 제목의 이날 기사에서 "김천의료원이 '2013년 지방의료원 공공보건프로그램사업 대상기관 선정평가'에서 최우수기관인 'A' 등급을 받아 공공병원 중 전국 최고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썼다.

기사는 이어 "이번 선정평가는 지난 2010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사업 수행경험이 있는 20개 지방의료원과 14개 신규사업수행을 원하는 지방의료원 총 34개 의료원에서 제출한 사업 계획서 중 기존수행병원 19개소와 신규수행병원 10개소 총 29개 지방의료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면서 "이전년도 성과평가결과(80%)와 새로 제출한 사업계획서(20%)를 합산한 것으로 단, 신규수행병원은 사업계획서 서면 평가(100%)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지난 9일과 18일에도 '김천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너무 좋아'', '김천의료원 입원환자 대상 특별교육'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고품격 무료진료로 동네 어르신들의 호응이 높다"며 김천의료원을 치켜세웠다. "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 소외계층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를 집중 발굴해 미충족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 하겠다"는 김천의료원장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경북매일>이 23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경북매일>이 23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 경북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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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원 10주면을 맞은 울진의료원도 의료진을 대폭 보강하고 진료기능을 확충함으로써 지역언론들의 조명을 받고 있다.

<경북매일>은 23일 '울진군의료원 의료진 대폭 보강'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울진의료원이 개원 10주면을 맞아 울진지역 최초로 재활의학과가 개설되어 만성통증으로 고통 받던 환자들의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며 "특히 발달장애 등 중증장애 재활치료를 받기위해 포항, 강릉 등 원거리 진료에 대한 불편이 완전 해소됐다"고 반겼다.

기사는 또한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진료체계 확립을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충원, 총 3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진료하면서 응급실 활성화 및 응급진료 질적 수준향상으로 환자안전 보장 기능을 강화했다"며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되었던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초빙, 다음달 6일부터는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게 되어 그동안 외지로 나가야 했던 지역주민들의 불편 해소는 물론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과목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라] '강진의료원 5년 만에 흑자' vs. '남원의료원 노사갈등'...명암

<광주일보>가 10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광주일보>가 10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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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이후 광주·전라 지역엔 '명'과 '암', 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5년 만에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면서 시설 현대화에 나서고 있는 전남 강진의료원이 조명을 받고 있는 반면,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전북 남원의료원은 먹구름에 휩싸여 있다.

<광주일보>는 10일 '5년만에 흑자 경영…강진의료원 확 달라졌네'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며 최고 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했던 강진의료원이 지난해 6억여 원의 경상수익을 낸데 무척 고무됐다.

기사는 "진주의료원의 폐업조치로 공공의료원 적자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강진의료원이 지역 병원과 협진을 통해 5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며 "전남도는 강진의료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 2010년 임대형민자(BTL)사업을 통해 시설을 현대화하고, 전남대병원과 협진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강진의료원은 350억 원을 투입, 농어촌 고령화시대에 대응한 치매병상과 호스피스병상 등을 포함해 총 250병상 규모의 새로운 건물을 신축했고, 장례식장도 갖추게 됐다. 또 50억 원을 들여 MRI, CT 등 최첨단 의료장비도 구입한 강진의료원이 전남대병원과의 업무협약(MOU)으로 우수 의료진을 지원받고 보호자 없는 병동, 가정간호사업, 무료순회 검진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도 도입, 타 지역과 차별을 보이고 있다.

<광주일보>는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에는 병상이 부족할 정도로 강진을 비롯한 인근 군 지역 환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2008년 18억4500원이었던 적자도 2009년 14억7800원, 2010년 9억6000원, 2011년 1억1800원으로 대폭 줄었다"고 기사에서 자랑했다. 또한 박준영 전남지사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어촌지역 소외 계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원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경남도와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인근 전북 남원의료원은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는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원의료원이 올해 초 합의사항을 파기하고 노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노사관계 파탄의 책임은 정석구 남원의료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한 "작년부터 계속된 노사 갈등은 27일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대화로 나서자는 양측의 합의로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원장이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아 교섭은 파행으로 치달았다"며 "현재도 의료원 측의 '단체협약 일방 해지 통보'로 도의회 사적중재위원회 구성마저 잠정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복잡하게 꼬이면서 이 지역에서도 도지사가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충청] "충주의료원,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13년간 흑자"

<충청경제>가 17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충청경제>가 17일 보도한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 충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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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에 어려움을 격고 있는 많은 지역 의료원과는 달리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충북 충주의료원이 이 지역에서 화제다. 심지어 충남도의회는 충주의료원을 벤치마킹할 정도다. 

지역언론들은 "이날 충남도의원들은 충주의료원의 경영방식과 예산 및 인력 운영상황을 꼼꼼히 배우고 의료원시설을 견학했다"며 "충주의료원은 공공의료를 선도하는 친 서민 명품병원이라는 비전을 갖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개선으로 13년간 해마다 수억원의 흑자를 내는 의료원으로 지역 내에서 유명하며, 2012년 BTL방식으로 신축 이전했다"고 크게 자랑했다.

또한 충주의료원은 19일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긴밀한 환자수송체계와 진료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선을 모았다. 양 기관은 협약에서 환자의뢰 및 검사의뢰, 의학정보 및 직원교육 정보교류, 의학발전을 위한 임상시험연구 등 공동발전을 위한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약속했다. 

충주의료원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증환자 발생시 양 병원간 입원과 수술, 회송 등에 대한 우선진료시스템을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우수 병원들과 협약을 추진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지역간 의료서비스 불균형 해소, 주민 보건향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제주] "꼭 살릴 것", "적자 나도 폐쇄는 하지 않을 것"

<강원도민일보>가 19일 내보낸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강원도민일보>가 19일 내보낸 지역의료원 관련기사.
ⓒ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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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과 제주 두 지역은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지역 공공의료원의 부실경영과 폐업위기 등의 원인을 노조 탓으로 전가하기보다는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의료원을 살려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최근  매각논란이 일고 있는 강릉의료원에 대해 "꼭 살리겠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지난 18일 강릉의료원에서 열린 '의료원 경영개선 간담회'에서 "선거 공약으로 의료원 지역거점 병원 육성을 약속했었고, (강릉의료원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원도민일보>는 다음날인 19일 "강릉의료원 꼭 살리겠다"란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최 지사는 강릉의료원 경영개선 간담회에서 특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친절·감동 서비스를 실천한다면 민간 의료기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현재 경영개선 작업을 통해 환자와 진료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간호인력 충원 등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한 내용을 부각시켰다.

이어 기사는 "의료원 구성원들은 매각설 등에 흔들리지 말고, 인공관절·요실금·전립선 수술, 의료취약지 이동검진, 인공신장실 운영, 장례식장 시스템 개선 등 6개 특성화 사업을 꼭 성공시켜 흑자경영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당부한 최 지사의 말을 덧붙여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적자가 나도 제주의료원은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제주의 소리>가 17일 보도한 '우근민 "제주의료원, 연 10억 적자는 감수해야"'란 제목의 기사에서 잘 묻어난다.  

"우근민 지사가 도립 제주의료원이 계속 적자를 보더라도 진주의료원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결코 취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기사는 "우 지사는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당연하지만 서민을 위한 병원은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이어 "우 지사는 '적자가 중요하냐, 도지사의 철학이 중요하냐'고 스스로에게 되묻고는 적자를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연 10억 원 정도의 적자는 서민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강조했다. 노사가 극한 대립각을 세우며 폐업위기에 치닫는 타 지역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들이다.


태그:#공공의료원, #진주의료원, #흑자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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