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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는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는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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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가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개최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에서 노동가수 지민주씨가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가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개최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에서 노동가수 지민주씨가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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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방 하얀 옷 먼지하나 없는 곳에서 나는 일을 했죠.
너무나 깨끗해 여기가 천국일까?
꿈을 찾아 행복 찾아 나는 이 방으로 들어왔죠.
하지만 그 냄새 머리가 아파
타버린 집에서 나온 검은 그 가루는
내 코와 작은 입으로 계속 들어왔지만,
그게 뭔지 난 알 수 없었어.
생각할 겨를 도 없이 일해야 했거든
하얀 방 하얀 옷 내 얼굴도 하얘지네."
<햐얀방 : 작사·작곡·노래 지민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23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 도로위에 노동가수 지민주씨의 구슬픈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 씨가 부르는 이 노래는 지난 2007년 3월 6일 삼성전자 반도체기흥공장에서 일했다가 당시 나이 23세의 꽃다운 나이로 숨을 거운 고 황유미씨를 추모하기 위해 지 씨가 직접 만든 노래 '하얀 방-나를 잊지 마세요'다.

지씨가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도로위에서 비를 맞고 선 노동자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고개를 떨궜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는 이날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개최했다.

4월을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로 정한 민주노총은 오는 4월 28일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앞두고 이날 노동자대회를 개최한 것.

이들에 따르면, '세계 산재사망모동자 추모의 날'은 1993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TV 만화 영화 '심슨가족'의 캐릭터 인형을 만들던 태국의 케이더 장난감 공장에서 대형화재 사고 발생, 여성노동자 174명을 포함한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날을 추모하는 날이다.

당시 이 공장에서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이 인형을 훔쳐 갈까봐 장난감 공장 문을 걸어 잠근 채 작업을 시켰고, 화재가 발생하자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노동자들이 떼죽음을 하게 됐다.

3년 뒤인 1996년 70여 개국에서 이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추모행사가 열렸고,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날을 추모의 날로 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날을 지키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는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 끝 순서로 헌화를 하고 있는 장면.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충남·충북지역본부는 23일 오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 촉구와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충청권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 끝 순서로 헌화를 하고 있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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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북 민주노총은 이러한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기념하고, 1년에 2500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산재사망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 노동자대회를 열어 '산재사망처벌강화 특별법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최만정 민주노총충남지역본부장은 "이천 냉동 창고 화재사건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산재로 인해 노동자가 죽으면 기업주가 내야하는 벌금은 겨우 50만원에 불과하다, 노동자 목숨이 개 값처럼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기업살인법'이 제정된 영국은 무려 6억9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업살인법'을 어서 속히 제정해 기업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만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최근 구미 불산누출사고와 같은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청주에서도 일어났다"며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하면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도 위협받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안전을 무시하는 기업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남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사무처장도 "우리 노동자의 목숨은 돈 몇 푼에 흥정되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의 소모품이 결코 아니"라면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규탄발언에 이어서는 산재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들의 넋을 기리는 노동가수 지민주씨의 추모공연과 김서연씨의 살풀이 공연이 이어졌다. 또한 2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산재희생자들에게 국화꽃을 바치는 헌화의 시간을 가진 뒤, 근로복지공단대전지역본부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태그:#산재사망, #세계산재사망희생자의날, #민주노총대전본부, #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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