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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 '최대관심지'로 떠오른 서울 노원병, 21일 노원역 앞 사거리에 새누리당 허준영, 진보정의당 김지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현수막이 함께 걸려져 있다.
 4.24 재보궐선거 '최대관심지'로 떠오른 서울 노원병, 21일 노원역 앞 사거리에 새누리당 허준영, 진보정의당 김지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현수막이 함께 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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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전 10시 8분]

4·24 재보궐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 노원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서울 노원병은 8.38%로,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3곳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부산 영도의 사전투표율은 5.93%, 충남 부여·청양은 5.62%였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부재자투표율과 비교할 때 상당히 유의미한 수치다. 지난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의 전체 선거인수 대비 부재자투표율은 2.1%에 불과했다. 즉 4배가 넘는 사람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이로 인해 이번 재보선 투표율이 40%를 웃돌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제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새 정치'를 앞세운 안철수 후보가 큰 격차를 벌리며 화려하게 여의도에 입성하느냐, 혹은 '지역일꾼론'을 내세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가 강력한 조직력으로 안 후보에게 일격을 가하느냐다.

또한 삼성X파일 사건에서 일명,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일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로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느냐도 빠뜨릴 수 없는 문제다. 이 세 후보는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21일 역량을 총동원하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허준영] "북한 불장난 치는 지금, 일꾼이 필요하다"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아래 왼쪽에서 세번째)가 21일 당고개역 앞 집중유세에서 황우여 당대표 등 당내 인사들과 함께 유세를 진행 중이다.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아래 왼쪽에서 세번째)가 21일 당고개역 앞 집중유세에서 황우여 당대표 등 당내 인사들과 함께 유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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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 '허준'이 있다면 노원에는 '허준영'이 있습니다."

개그맨 심현섭씨가 21일 오후 당고개역 앞에서 허준영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만이 아니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유세를 다녔던 방송인 정동남씨와 탤런트 심양홍씨 등도 유세차에 올라 허 후보에 대한 지지유세를 펼쳤다. 연예인들의 등장에 당고개역 앞 상인들도 고개를 내밀었다. 당고개역 앞 도로에는 이미 새누리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황우여 당대표·정우택 최고위원·서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몽준·이인제·이주영·유일호·김을동·김성태·윤상현·이노근 의원, 김경재 전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권영진 노원을 당협위원장, 허용범 동대문갑 당협위원장 등 당내외 인사들이 총출동한 집중유세 현장이었다. 중량감 있는 당내 인사들을 포진시켜 '힘 있는 지역일꾼론'을 앞세우고 있는 허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전략이었다.

허 후보는 사전투표부터 거론하며 안 후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그는 서울 노원병 출마 후보 중 유일하게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19, 20일 투표하지 않았다.

허 후보는 이를 거론하며 "기자들이 왜 24일 투표하느냐고 묻는데 부득이한 사정이 없으면 24일에 투표하기로 돼 있다, 그때 하는 게 정상이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일을 하려는 사람에게 그런 질문을 묻는 게 기가 막혔다"면서 "그래서 (사전투표일에) 투표한 사람에게 직접 '혹시 24일 투표일에 달아날 일 있냐'고 물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안 후보가 선거공보물에서 동북지역 경전철 '상계-마들' 연장사업을 '상계-노들역'으로 오기한 것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이) 내 공약을 잘못 베껴서 '마들역'이 아닌 '노들역'으로 했다"며 안 후보는 지역명도 모르는 후보라고 비난했다.

허 후보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대통령의 힘을 빼서는 안 된다"고 지역일꾼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불장난을 치고 있는 지금 서로 헐뜯어서야 되겠나, 이럴 때는 일꾼이 필요하다"며 "나는 노원병의 숙원 사업인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 있는 철도와 경찰의 CEO를 지냈다"고 강조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이들도 일관되게 안 후보를 성토하고 나섰다. 권영진 전 의원은 "우리 노원은 선거만 있으면 야당 후보를 당선시켜줬고 단일화하면 찍어줬지만 그동안 당고개나 상계 3,4동이 바뀌었나"라며 "자기의 정치적 야망을 불태우려고 온 후보가 아니라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노원구청장을 지낸 이노근 의원은 "안 후보가 컴퓨터 바이러스 분야에서는 박사일지 몰라도 공공행정에서는 돌팔이 의사이자 무자격자"라며 허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안철수 난타'가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가령 투표율을 40%로 본다면, 사전투표율 8%를 더해 48%가 될지 아니면 투표 당일에 (8%를 제외한) 32%만 투표할지는 모른다"면서 "실제 투표율 제고에 도움이 될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고 말했다.

[김지선]"민주화와 노동문제 위해 자기 몸 바친 후보는 나 밖에 없다"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21일 오후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표, 단병호 전 의원 등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21일 오후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표, 단병호 전 의원 등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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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보다 더 노회찬 같은 김지선을 택해달라. 정의를 국회에 보내주시라."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21일 노원역 롯데백화점 앞에서 김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옆에는 권영길·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단병호 전 의원, 정진후·박원석 의원, 천호선 최고위원 등 '거물급' 진보정당 인사들이 나와 있었다.

심 의원은 "다른 재보선 지역 2곳은 주민들이 하지 말라는 짓을 해서 선거를 치르지만 노원병은 정의를 위해 싸우다가 의원직을 빼앗긴 곳"이라며 "누구를 뽑느냐 이전에 노원주민들이 정의에 투표하는 선거, 노회찬에게 투표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권영길 전 대표 역시 "노원병에 출마한 후보 5명 중 국회의원이 될 만한 사람은 김지선 밖에 없다고 본다"며 "김지선 후보가 노회찬보다 더 노회찬 답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지선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야말로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노 전 의원은 중소기업·영세상인을 힘들게 하고 사회 곳곳을 주무르고 있는 삼성을 고발하고 떡값 검사를 고발했다고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노회찬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말했다.

선거운동원들 역시 "노회찬보다 나은 사람, 김지선"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어깨띠 상단에는 김지선 후보와 노회찬 전 의원을 함께 찍은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4·24 노원병 보궐선거가 삼성X파일 사건에 대한 판결로 의원직을 부당하게 뺏겼다는 점을, 김 후보가 노 전 의원의 부인임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노 전 의원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받아 김 후보의 곁에 설 수도 없다. 그는 이날 유세장에서도 멀찍이 유세차와 떨어져 있었다. 시민들은 그런 그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그러나 '김지선 알리기'에 그치지만은 않았다. 김 후보는 "지역에서 '노회찬 안사람인 줄 알았는데 노회찬보다 더 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말도 나온다"며 "유명세타는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데 하나도 꿇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저는 16살에 여공이 돼 19살부터 노동운동을 했고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2번의 구속과 수배도 당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 민주화운동유공자로도 인정받았다"면서 "(노원병 후보 중) 민주화를 위해 자기 몸 바쳐 노력한 후보는 저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느닷없이 왔다가 떠날 사람이 아니다, 제 자신이 스스로 서민인만큼 서민의 문제를 잘 알고 올바르게 풀어갈 것"이라며 "노회찬의 무죄에 한 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사실상 재보선 구도가 확정된 상황이지만 노원병 유권자 16만 명 중 의미 있는 득표를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진보정의당과 노회찬 전 의원이 정치를 계속 할 수 있는 의미가 되는 숫자"라고 목표치를 밝혔다.

[안철수]"기호 5번 안철수 대여하고 싶으신가요?"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유세차에 오르기 전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후 유세차에 오르기 전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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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몇 마리나 날면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요?"

21일 오후 노원역 롯데백화점 앞, 안철수 후보 유세차에 오른 사회자가 '독수리 5형제'를 빗댄 수수께끼를 냈다. 상품은 안 후보와의 단독 사진촬영이었다. 유세차 앞에 순식간에 모여든 시민들이 여기저기 손을 들었다. '다섯 마리' 정답을 맞춘 시민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안 후보가 기호 5번임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시민들은 선거캠프 측이 나눠준 노란색 포스트잇을 받아 즉석에서 질문을 적어 내는 등 사회자의 안내에 적극 응했다. 안사모(안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24일 8시까지 투표합시다" 등 투표 독려 피켓을 들고 섰다.

안 후보 측 역시 이날 유세에서 대선 당시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들과 실·팀장급 인사, 국정자문단 소속 원로 인사들을 총출동 시켰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 박선숙 전 공동선대본부장, 조광희 비서실장,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윤태곤 전 상황부실장, 박인복 전 민원실장, 유민영 전 대변인, 하승창 전 대외협력실장 등이 유세장 주변에 포진했다. 

대선 당시 캠프 국정자문단 소속이었던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마이크를 잡고 섰다. 그는 "새 정치를 안철수 혼자서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데 자신 있게 가능하다고 말한다"며 "경제민주화도 안 후보가 화두를 꺼내자 여기저기서 한다고 한 것이고 정치쇄신도 안 후보가 말하니 너도나도 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미국으로 가자 (기존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를 책상서랍 속 깊숙이 넣고 정치쇄신은 쓰레기통에 넣었다"며 "안 후보가 돌아오니 지금에서야 정치개혁을 한다고 쓰레기통에 넣었던 것을 다시 꺼냈다"고도 주장했다.

마이크를 잡은 안 후보는 토크 콘서트 형식을 빌린 '공감토크' 유세로 비교적 차분하게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사회자와 서로 문답을 주고 받으며 차분하게 자신의 공약을 설명해갔다. 특히, '휴먼라이브러리' 활성화 공약은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안 후보는 "멘토를 빌려주는 '휴먼라이브러리'란는 좋은 제도가 있는데 활성화가 안 된 게 안타까웠다"며 "이번에 저도 멘토로 등록했다, 신청하시면 저랑 말씀을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회자가 "기호 5번 안철수를 대여하고 싶으신가요"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네"라고 소리쳤다.

캠프 관계자들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인복 전 민원실장은 "사전투표일 첫날 기록된 2% 정도는 원래 투표하려던 사람들이 당겨서 한 것이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 중 30~40대가 많은데 자녀들과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홍정욱 전 의원이 출마했을 당시 비슷한 분위기가 있었다는데 자신들이 자녀들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인물상이 선거에 투영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허 후보 측이 최근 투표 독려 현수막·선거공보 지역명 오타 등을 빌미로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박선숙 전 공동선대본부장은 "(네거티브 공세는) 다른 것을 할 게 없다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정태흥] "정태흥을 찍으면 재개발 백지화 현실 된다"

유세중인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
 유세중인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
ⓒ 정태흥 후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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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도 이날 식당 및 상가, 성당 등을 돌아다니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치가 진정한 새 정치이고 우리 정치가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전날(20일) 이정희 대표에 이어, 이날 정 후보의 '지원군'으로 나섰다.

특히, 정 후보는 선거 유세 내내 지역의 최대 현안인 상계동 뉴타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 후보 측은 이날 당고개역 앞 사거리 유세에서도 "정태흥을 찍으면 재개발 백지화가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태그:#허준영, #김지선, #안철수, #4.24 재보궐선거, #노원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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