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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2동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2동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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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만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혼자서도 씩씩했다.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그는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 없이 상계동을 누볐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자신이 노 전 의원의 부인이자 선배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전 의원보다 앞서 40여 년간 여성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자격정지로 선거지원활동을 할 수 없는 노 전 의원은 집안일을 하며 김 후보를 돕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돼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 때 57.2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김지선 후보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김 후보에게 "지난 총선 때 노회찬 전 의원을 찍었는데…"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럴 때 노 전 의원의 선거 지원이 없는 게 아쉽다. 김 후보는 이날 낮 서울 상계동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자격정지 기간에는 선거운동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은 이상한 선거법"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점도 지지율 정체의 원인이다. 그는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서 진보정치가 국민에게 여러 가지 실망을 줬다, 단시일 내에 극복되기 어렵다"며 "그렇지만 진보정당이 해왔던 방향이 지금도 유효하고 옳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한테 서서히 믿음을 주고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후보는 서서히 민심의 변화가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전 의원의 X파일 판결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누리당 지지자도 부당한 판결이라고 한다"면서 "진솔하게 X파일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다, 벌써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곳 시민단체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는 이제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있지 않다"면서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노원병은 진보정치가 옳은 일을 하다가 의석을 잃은 곳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안철수 후보의 새 정치를 위해서 진보정당이 소수라는 이유로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구태정치다, 정책과 내용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는 게 민주주의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자신의 멘토단에 합류한 것을 두고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진보정의당에서 대법원의 X파일 판결이 부당하다고 설명하자, 표 전 교수는 흔쾌히 멘토단에 들어오겠다고 했다, 보수다운 보수이면서 아름다운 보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와 김지선 후보의 일문일답이다.

"선거운동 못하는 노회찬 전 의원, 청소 도와주고 아침에 자료 뽑아줘"

-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나?
"혼자 다니고 있다. 노 전 의원이 2월 X파일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에서 자격정지 1년을 받았다.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박탈됐다. 선거지원활동도 할 수 없다.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 얼마 전 노 전 의원과 함께 건물 밖에 나가 인사하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연락이 왔을 정도다. 그래서 청소 같은 집안일을 부탁하는 정도다. 아침에 자료를 뽑아준다. 그 외에는 서로 바빠 얼굴을 보기 힘들다."

- 선거운동에 하는 데 큰 타격이 됐겠다.
"노회찬 전 후보가 도와주면 낮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그럴 수가 없어 안타깝다. 명함을 나눠줄 수 있는 부모나 자식이 없고 노 전 의원도 선거지원활동을 할 수 없다. 혼자 명함을 나눠주고 있는데, 쉽지 않다. 다행히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서 사람들은 제가 노 전 의원의 부인이라는 것을 많이들 알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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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과 만나면 어떤 애기를 듣나? X파일 사건에 대한 정의를 내세워야 한다는 명분에 대해 주민들도 동의하나?
"노회찬 전 의원의 X파일 판결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높다. 노원병은 지난해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57.21%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얻은 곳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인데…'라는 생각을 한다. 새누리당 지지자도 부당한 판결이라고 한다. 과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63%가 부당한 판결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람들을 만나면, 서서히 민심의 변화가 느껴진다."

- X파일 판결만 강조한다는 비판이 있다.
"40여 년을 서민·노동자·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고락을 함께 해왔다. 서민정치와 민생정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한 누구보다도 상계동 곳곳과 그 고민들을 잘 알고 있다. 고민들을 정치 의제화해서 사람들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

-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김지선 후보의 지지율은 안철수·허준영 후보에 크게 밀리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나?
"안철수 후보는 대선후보로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또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노 전 의원과 겨뤘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 사람들이 제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의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다. 진솔하게 X파일 사건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다.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곳 시민단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 낮은 지지율은 진보정의당이 생소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얘기도 듣는다.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서 진보정치가 국민에게 여러 가지 실망을 줬다. 단시일 내에 극복되기는 어렵다. 얼마만큼 내부를 혁신하고 희망의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우리들의 진실을 믿게 된다고 본다. 또한 진보정당이 해왔던 방향이 지금도 유효하고 옳았다고 생각한다. 진보정의당이 다섯 달밖에 안되지만, 2차 혁신을 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보여주려 고민하고 있다."

"단일화 이제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야권 후보 단일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단일화는 이제 더 이상 고려하지 않고 있지 않다. 단일화가 되려면 사전에 충분히 얘기 됐을 것이다. 이미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면서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 특히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노회찬 후보처럼, 허준영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야권 패배의 책임이 소수정당 후보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부당한 일이다.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 진보정당한테 이렇게 가혹할 수가 있나. 진보정당이 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면 안되는 것인가. 노원병은 진보정치가 옳은 일을 하다가 의석을 잃은 곳이다. 안철수 후보의 검증되지 않은 새 정치를 위해서 진보정당이 소수라는 이유로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구태정치다. 정책과 내용을 가지고 정정당하게 심판을 받는 게 민주주의다."

- 안철수 후보는 새 정치가 애매모호하다는 비판에 대해 '서민·중산층·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라면서 민생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새 정치를 우리와 똑같은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좋게 보인다. 이는 다시 말해 진보정치가 끊임없이 헌신하고 노력한 것이 새 정치라는 의미도 된다. 노 전 의원이 사법정의와 재벌개혁을 강조하는 것도 새 정치다. 경제민주화도 진보정당이 10년 동안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한 결과물이다. 지금까지 진보정당이 해온 것을, 아무도 안한 것처럼 새 정치를 강조하는 것은 맞지 않다."

- 용산 개발 무산을 두고 당시 코레일 사장을 지낸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다. 
"용산 개발이 무산된 것에는 허준영 후보의 책임이 크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많은 국회의원들이 용산 개발을 두고 부도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허 후보는 당시 부동산 가격이 들썩하는 것을 보고 용산 개발이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부도가 났다.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후보가 노원병에서 다시 개발계획을 내놓은 것은 비판을 받아야 한다."

- 지역 핵심 공약을 말해 달라.
"뉴타운 문제를 철저하게 주민들의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걸 바라고 있다. 뉴타운 사업을 청산하려해도 막대한 매몰비용이 부담이다. 매몰비용을 일방적으로 주민한테 전가하면 큰 피해를 볼 것이다. 뉴타운 사업은 정부 정책의 실패다. 노 전 의원은 매몰비용의 70%를 국가나 지자체가 공동 분담하는 내용의 안을 내놓았다. 저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또한 뉴타운을 진행하는 곳을 위해 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을 국가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

-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멘토단에 합류했다. 어떤 인연이 있었나?
"과거 제가 서울 여성의 전화 부대표이자, 강서양천 여성의 전화 회장으로 있을 때, 가정폭력에 관한 토론회에서 표창원 전 교수가 발제를 한 적이 있다. 남편인 노 전 의원과는 같이 북콘서트를 연 인연이 있다. 진보정의당에서 노 전 대표의 부당한 판결에 대해 설명하자, 흔쾌히 멘토단에 들어오겠다고 했다. 고마운 분이다. 보수다운 보수이면서 아름다운 보수다.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는 것이다."

- 국회에 입성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X파일 특별법을 발의했다. 1997년 대선 당시 안전기획부의 도청 테이프를 공개하자는 것이다. 국회에 들어가 심 의원과 같이 특별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이것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태그:#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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