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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는 울산 울주군 대곡리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문화재청이 울산시의 물부족 입장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는 울산 울주군 대곡리에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문화재청이 울산시의 물부족 입장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 시사울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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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문화유산인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법을 두고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울산시가 주장하는 물 부족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화재청은 국토해양부가 파악한 국무총리실 보고 자료를 토대로 울산시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입장에 대한 울산시의 반박도 거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화재청 "댐 수위 낮춰도 불부족 없어"

1971년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이보다 6년 앞선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생기며 1년 중 7~8개월가량 물 속에 잠기게 됐다. 이 때문에 반구대 암각화의 훼손은 가속화됐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암각화 보존방법을 두고 '댐 수위 조절안'과 '제방쌓기 안'을 내놨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이 '댐 수위 조절은 물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울산시의 주장은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담당사무관은 9일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가 사연댐과 관련해 물 용량을 파악한 결과, 댐 수위를 52m로 낮춰도 울산시가 주장하는 물 부족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며 "국무총리실에 보고한 자료라 정확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화재청의 입장은 '댐 수위가 낮아지면 하루 6만 톤의 물이 부족해 질 것'이라며 제방쌓기 안을 고수해온 울산시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게 되는 요인인 사연댐은 우기 때면 수위가 60m에 이르지만 건기 때는 52m 정도의 수위를 보인다. 때문에 그동안 문화재청은 사연댐에 수문을 만들어 수위를 상시적으로 52m로 낮추자고 주장해왔다.

현재 전체 울산시민에게 필요한 물은 하루 33톤. 울산시에 있는 전용댐은 사연댐(1965년), 대암댐(1969년), 회야댐(1986년) 등 세 곳으로, 울산시는 '이들 댐에서 나오는 물도 모자라 하루 6만 톤가량의 물을 낙동강에서 연간 35억 원의 비용을 들여 끌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국토해양부 조사 결과, 사연댐 수위를 52m로 낮춰도 하루 평균 공급하는 댐의 물의 양은 14만2000톤이 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이론상으로만 가능, 실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울산시는 "현재 사연댐에서 하루 평균 공급되는 물의 양은 14만 톤 정도인데, 만일 수위를 낮추면 물 공급량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문화재청의 주장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현재 울산시는 용역에 의뢰해 최근 수자원학회가 발표한 '반구대 암각화에서 80m 떨어진 대곡천 주변에 높이 10~15m(해발 60~75m), 길이 450m의 둑(생태제방)을 쌓으면 암각화의 침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박맹우 울산시장은 지난 4일 서울에서 지역 국회의원 6명과 간담회를 열고 "지금까지 수위조절만 하면 암각화 보전이 완벽한 것으로 주장돼왔지만, 오히려 유속이 10배나 빨라져 암각화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런데도 수위 조절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사실상 암각화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게 되면 댐 기능이 사실상 상실돼 울산의 유일한 청정수자원인 댐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4월 11일 전국 중앙언론사 기자단 30여 명이 반구대 암각화 현장을 방문해 실상을 취재할 예정이다.


태그:#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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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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