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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 현대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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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판매 누적 대수가 50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날 오후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에는 5000만 번째로 해외로 팔려나가는 아반떼와 제네시스 등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난 1975년 기아차의 픽업 트럭 '브리사' 첫 수출 후 4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국내외 자동차 회사 가운데 초고속 성장인 셈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현대기아차는 생산 규모 등으로 세계 5위권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차별 논란을 비롯해 미국 등지에서 불거진 대규모 리콜 사태,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감소 등 현대차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 역시 만만치 않다.

5000만대 누적 판매, 당초 3월에 달성한다고 했다가 한 달 늦춰져

현대기아차의 첫 해외 수출은 지난 1975년이었다. 당시 기아차는 픽업트럭인 '브리사' 10대를 카타르에 수출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1976년에 현대차가 한국 자동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부두를 통해 팔려나간 차는 준중형급인 아반떼를 비롯해 투싼ix, 제네시스 등이다. 아반떼는 그동안 해외에서 83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차다.

현대차 관계자는 "5000만 대는 아반떼를 한줄로 세워놓고 보면 지구를 다섯바퀴를 돌고도 남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수출은 최근 10년 사이에 급성장했다"면서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품질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지난 1975년 첫 수출 후 1000만 대를 달성하기까지 27년이나 걸렸다. 이후 2000만 대까지는 불과 5년 만인 2006년에 달성했다. 이후 해외 주요 지역 생산기지에서도 차가 생산되면서 2009년에 3000만 대, 2011년에 40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어 올 4월 5000만 대 판매까지는 불과 2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대차는 당초 지난 2월께 '올 3월 중으로 자동차 해외 누적 판매가 5000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며 별도의 자료까지 언론에 미리 공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생산과 판매 증가 속도 등을 감안한 예측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빗나갔다.

회사쪽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시장 등에서 기대치 못한 수요 등으로 당초 수출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주간 연속 2교대 도입 이후 노동조합이 주말 특근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수출 물량의 감소 원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수출감소 추세 지속돼... 대규모 리콜 사태 등 품질 논란도 이어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노동자들이 부품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노동자들이 부품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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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쪽에선 노조와의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 쪽에 좀더 무게를 두었다. 주말 특근수당 등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안 생산물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쪽 입장은 이와 다르다. 이미 지난해 심야노동 폐지에 따른 노동 생산성을 두고 노사 간 합의가 이뤄졌고, 주말특근 등 잔업도 이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한 간부는 "자동차 수출 물량 감소를 노조의 잔업거부에 따른 것이라고 회사쪽에서 왜곡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노동환경 속에서 현장에선 전보다 높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수출 실적은 23만4161대였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무려 21.9% 감소했다.

특히 유럽뿐 아니라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나 줄어든 11만7431대를 팔았다. 이같은 미국시장에서의 위기감은 최근 대규모 리콜 사태로 더욱 가속화 될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새 승승장구하던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엔화 약세를 무기로 엄청난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일본 업체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터진 대규모 리콜은 현대기아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미국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 리콜 규모는 190만 대, 같은 기종의 국내 판매 차량 16만 대 역시 사실상 리콜된다.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팔린 차에 대한 리콜 물량까지 합할 경우 수백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정확한 글로벌 리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나라마다 법규가 서로 달라 리콜 규모 역시 정확하게 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5000만 대 판매 달성 등 양적으로 급성장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연비과장에 이어 최근의 대규모 리콜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품질 향상을 위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태그:#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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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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