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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해부터인가 <오마이뉴스>에 대학생들 기사 송고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특정 '시즌'이 생겼다. 편집부 검토를 거쳐 지면으로 정식 출고되는 기사가 아니라 그대로 생나무(편집부에서 검토 후 정식기사로 채택하지 않은 기사를 가리키는 말)에 머물고 마는 것들 말이다.

일부 대학들의 언론관련 학과에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고 정식기사로 채택되면 점수 혹은 학점을 인정해준다는 과제를 내주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 탓에 <오마이뉴스>만의 글쓰기 A/S시스템인 '생나무클리닉'도 때 아닌 성수기(?)를 맞는 괴로움을 겪는다.

지도교수의 명령이 지엄하고 당장 학점이 걸린 일이라 해당 대학생들은 죽을 둥 살 둥 글 아닌 글들을 배설하듯 송고하지만 대부분이 함량 미달, 글이 되기 이전의 메모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들이 상당수다.

<나는 시민기자다>가 특별한 이유

<나는 시민기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 <나는 시민기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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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이 쓴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 15000원)라는 책을 받아 든 순간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대학생들에게 기사쓰기 과제를 내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인 양 뒷짐 지는 교수들과 기사쓰기는 고사하고 글쓰기의 걸음마조차 익히지 못한 대학생들 말이다. 물론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글에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무나 읽어도 좋다.

세상 사람들에게 한없이 낯설었던 '시민기자'라는 이름이 이제는 공공연한 공식용어(?)가 된 것은 <오마이뉴스>의 등장과 '뉴스게릴라'라는 별칭으로도 부르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의 활약 덕분이다.

<나는 시민기자다>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주부, 농부, 교사, 공무원, 목사, 회사원, 자영업자 등이 글쓰기(기사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고 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필력을 지닌 '시민기자'로 성장한 과정과 기사쓰기 경험담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재미와 감동으로 버무려놓았다.

이 책이 시중에 흔하디흔한 글쓰기(기사쓰기) 관련 책들과는 이웃사촌조차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들은 기교와 기법만 어지러울 뿐 대체로 삶과 인간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수백만 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씩 한다는 논술 과외를 일부에서 속임수나 사기술이라 말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는 시민기자다>는 단순히 글쓰기나 기사쓰기를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의 글쓴이 12명은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세상과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관찰할 줄 안다. 이들은 이를 자신만의 글쓰기로 변환하여 세상을 바꾸고 독자(사람)들과 공감하며 심지어 치료까지 하는 휴머니스트들이다. 삶과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글이 제각각 힘을 지니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일 테다.

세상에서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일러 아마추어라고들 한다. 그러나 정작 알고 보면 7만 명이 넘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대부분은 사실상 자기 삶의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전문가 이상의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인 12명의 글쓴이들은 육아,환경, 농촌 생활, 정치, 법률,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자신의 영역에서 기사쓰기에 얽힌 사연들을 풀어헤치며 글쓰기 욕구를 흔들어댄다.

글쓰기 욕구를 흔들어대는 12명의 힘

단언컨대 멀지않은 미래에 이르면 글쓰기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자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최고의 스펙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정교한 글쓰기 강좌를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오랫동안 듣고, 관련 학위를 따야 가능한 일은 아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나의 글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접근"(이희동 시민기자)하거나, "사회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 글쓰기 공부와 함께 자기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김용국 시민기자)하다. "스스로를 아마추어라고 낮출 필요가 없"(김용국)으며 "주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감수할만한 가치"(이종필 시민기자)는 충분하다.

12명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의 <나는 시민기자다>라는 외침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세상의  변화는 '용기'와 '열정'을 지닌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최병성 시민기자).

그렇다. 용기와 열정으로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당신이라면 이렇게 외쳐보자. "나도 시민기자다!"라고. 이제 당신의 "삶을 바꾸는 여행"(강인규 시민기자)이 시작된다.

12명 시민기자의 글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대한민국 아줌마 김혜원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우는 아이를 안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엄마의 손길이 느껴진다. 정감어린 입담을 토방에서 메주 띄우듯 엮어내는 송성영 시민기자의 글은 그윽하다. 직업인으로서의 현실과, 기사쓰기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아름다운 건 이희동 시민기자의 글이다. 강인규 시민기자의 글은 12명의 글쓴이 가운데 가장 모범답안이다. 전대원 시민기자는 '게으른 생각쟁이'의 성실과 꼼꼼함이 빛난다. 입으로 하는 말의 억양이 글에서도 꼭 맞아떨어지는 이종필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난다.

김용국 시민기자의 글은 법정의 판사 못지않은 당당함이 똑 부러진다. 꿈에서조차 기사의 오류를 발견한다는 김종성 시민기자는 시인 윤동주풍이다. 이토록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이는 최병성 시민기자다. 신정임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삶과 기록에 대한 애정이 물수제비로 번진다. 영화 속 명대사를 글머리에 척척 가져다 올려놓을 줄 아는 건 어느 거장 영화감독이 아니라 윤찬영 시민기자다. '전형적인 간둥이'라 자칭하는 양형석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익살이 담긴 후일담이 재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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