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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의 혹한을 이겨낸 탕정 돌미나리가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계절채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황달, 부인병, 혈압강하, 해열, 해독,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하 20℃의 혹한을 이겨낸 탕정 돌미나리가 살이 오동통하게 올라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계절채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황달, 부인병, 혈압강하, 해열, 해독,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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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대표 특산물은 포도다. 탕정면은 포도농사에 적당한 최상의 토질과 일교차, 특유의 단맛과 향기, 찰진 육질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그러나 탕정산업단지개발에 이은 아산신도시 개발사업이 본격화 되면서 탕정포도 생산단지 대부분이 도시개발지구에 포함됐고 고사위기에 놓였다. 특히 개발계획 발표와 함께 포도농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당장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행위제한에 묶여 포도나무를 새로 심을 수도, 늙은 나무를 어린 나무로 바꿔 심을 수도, 사과나 배 등으로 작목전환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포도농사를 짓던 임차농민들은 더 이상 포도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하나 둘 새로운 터전을 찾아 탕정면을 떠났다.

당시 김헌식씨도 포도나무 대신 다른 작목으로 전환을 생각했지만 개발지구지정에 따른 보상 관계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 지난 2011년 6월 LH가 아산신도시 탕정지구의 70%에 대한 포기선언을 하면서 개발계획이 백지화됐다.

토지보상을 받고 마을을 떠나려고 준비하던 주민들은 지난 10여 년간 행위제한으로 받은 고통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해 지면서 큰 혼란에 빠졌다.

그중 한 사람인 김헌식(51·탕정면 호산리)씨는 아산신도시 2단계가 무산된 이후 포도나무를 모두 캐버리고 돌미나리를 심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올해 첫 수확을 시작했다.

김헌식씨의 미나리농장에는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돌미나리가 파릇파릇하고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햇살 따뜻한 지난 3월 26일 오후, 돌미나리 농장에서 김헌식 대표를 만났다. 

"맛 좋고, 몸에도 좋은 미나리"

탕정돌미나리농장 김헌식 대표는 포도나무를 캐내고 돌미나리를 심어 첫 수확에 들어갔다.
 탕정돌미나리농장 김헌식 대표는 포도나무를 캐내고 돌미나리를 심어 첫 수확에 들어갔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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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나무를 캐내고 돌미나리를 심게 된 이유는.
"뭘 해야 할까? 개발지구로 묶여 마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농사짓는 일밖에 없었다. 그럼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하나?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맛 좋고 몸에도 좋은 농산물이었다. 그러다 찾아낸 것이 돌미나리다."

- 흔히 미나리는 논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대부분 미나리는 논이나 습지에서 자란다. 농촌에서 오래 살아본 사람이라면 논두렁에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미나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물에 잠긴 미나리를 뜯다가 거머리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그런데 돌미나리는 보는 것처럼 밭에서 자란다. 적당한 온도와 생육조건만 맞춰주면 튼튼하게 잘 자란다. 그리고 돌미나리는 줄기 조직이 치밀해 아삭아삭하는 씹히는 식감이 좋다. 또 향이 강해 생선회나 매운탕의 비린 맛을 없애주는데 좋고, 삼겹살을 비롯한 어떤 고기와 도 잘 어울린다."

- 미나리는 언제 수확하는가.
"일년 내내 수확이 가능하다. 판로만 개발하면 좋은 소득작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확한 자리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돋아난다."

농약·화학비료 'NO'...입소문으로 직거래

영하 20℃의 혹한 겨울을 이겨낸 돌미나리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영하 20℃의 혹한 겨울을 이겨낸 돌미나리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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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미나리는 줄기조직이 치밀해 아삭이는 식감과 향이 뛰어나다.
 돌미나리는 줄기조직이 치밀해 아삭이는 식감과 향이 뛰어나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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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생 초본인 돌미나리는 수확한 자리에서 다시 싹이 돋아나, 생육환경만 맞춰주면 1년 365일 수확이 가능하다.
 다년생 초본인 돌미나리는 수확한 자리에서 다시 싹이 돋아나, 생육환경만 맞춰주면 1년 365일 수확이 가능하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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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된 탕정 돌미나리. 좋은 돌미나리는 잎에 윤기가 흐르고, 줄기조직이 치밀하고 연하며, 맛과 향이 뛰어나다.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된 탕정 돌미나리. 좋은 돌미나리는 잎에 윤기가 흐르고, 줄기조직이 치밀하고 연하며, 맛과 향이 뛰어나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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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정돌미나리농장 김헌식 대표는 5000㎡의 포도농장을 돌미나리농장으로 바꿨다.
 탕정돌미나리농장 김헌식 대표는 5000㎡의 포도농장을 돌미나리농장으로 바꿨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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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수확하기 위해서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를 이중 삼중으로 씌우니 난방비가 별도로 들지 않았다. 그리고 미나리가 놀라운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난겨울 영하 20℃ 이하의 혹한기도 잘 이겨내지 않았는가."

- 일년내내 생산한다 하더라도 안정적인 판매처가 없다면 가격폭락은 물론 출하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을 텐데.
"작년에는 목요직거래장터에 처음 들고 나갔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현재 YMCA생협과 여성민우회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식당과 아파트부녀회 등에서 일정량 이상을 주문하면 직접 배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판매처는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 그렇다면 판로확보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모든 것을 가족중심으로 하다 보니 사실 영업방법을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택배나 주문배달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농장의 돌미나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100% 친환경퇴비로 기르기 때문에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근 몇몇 도시에서는 학교급식 식자재로 미나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

- 미나리에는 어떤 성분과 효능이 있는가.
"비타민 A, B1, B2, C, 카로틴 등의 식물성 섬유와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한 알카리성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동의보감에는 해독 작용과 피를 맑게 해 간 보호, 숙취 해소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됐다. 또 조선시대 장희빈이 즐겨먹었다는 야사도 전해진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과 맛은 입맛을 살려줄 뿐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해독작용도 뛰어나 체내의 각종 독소들을 해독하는 데 특효가 있다. 그래서 술 먹은 다음날 숙휘 해소에는 미나리 생즙이나 미나리를 넣은 해장국이 좋다. 이밖에도 간장질환, 황달, 복수, 급·만성 간염, 간경변증, 고혈압, 신경쇠약, 스트레스, 지혈, 하혈, 빈혈, 변비, 뇌졸중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돌미나리, #아산시, #탕정면, #김헌식, #아산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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