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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문제에 대해 '새로고침 F5 : 성매매 다시 생각하기'라는 타이틀로 연재합니다. 성매매의 구조를 다각적으로 살피고, 남성의 성욕을 위해 이 사회가 얼마나 총동원 되었는가를 돌아보며, 여성들의 인권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나아가 정체성과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평등한 성을 누릴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더불어 성매매는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걸 나누고 싶습니다... <기자 말>

지난 1월 9일 서울북부지법 오OO 판사는 김OO씨가 신청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 21조 1항'의 위헌 여부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조항은 '성매매한 자는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여성단체는 성판매 여성이 처벌 받는 것에 반대해 왔다.

그래서 이번 위헌신청이 가진 모호함과 모순적인 근거에도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출발한 점만은 환영한다. 이 글에서는 성매매 방지법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 법이 성 산업에서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지위에 있는 성매매 여성에게 어떻게 불합리하게 작용하는 지 살펴보고자 한다.

성매매방지법의 맹점, 본질을 놓치다

경남 창원시가 최근 폐쇄 여론이 많은 것을 고려, 개발용역에 착수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자료사진)
 경남 창원시가 최근 폐쇄 여론이 많은 것을 고려, 개발용역에 착수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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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잇따른 성매매 업소의 화재참사로 군산 대명동 업소에서 5명, 개복동 업소에서 14명의 감금되었던 성매매 여성들이 죽었다. 그 후 정부는 조금씩 이들에 대한 안전과 지원 및 인권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2001년 당시)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신매매 3등급 국가군'으로 분류됐다(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나뉘며 3등급이 제일 열악한 수준이다. 2011년 현재 한국은 1등급으로 올라섰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새로 만든 이유는 성매매를 묵인하는 국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국제적인 망신이 큰 몫을 했다. 이 법의 가장 큰 의의는 '성매매의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며, '알선업자 등의 중간매개자가 이득을 보는 산업적인 구조가 성매매 문제의 본질'임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간에서 이득을 얻는 자들을 처벌함으로써 성매매의 불공평한 산업적인 구조를 축소시키겠다는 것은 성매매 자체를 개인 간의 거래로만 인식하고 있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매매 방지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성매매, 성매매 알선 등 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2. "성매매알선 등 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가. 성매매를 알선, 권유, 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
나. 성매매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
다.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

성 산업 구조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보호법은 필수다. 법에 규정된 성매매 피해자는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방지법의 제정으로 그동안 처벌과 격리의 대상으로만 취급했던 '윤락녀' 개념도 크게 달라졌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이하 상담소)나 쉼터 등의 지원기관을 통해 법적·의료적 지원과 직업훈련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여성들이 이 지원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담소에서 느끼는 이 법의 가장 큰 맹점은 성매매 여성 모두가 보호 받지 못하도록 성매매 여성들을 '피해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은 단속이 떠서 걸렸거나, 업주를 고소·고발하는 과정에서 처벌받지 않으려면 '성매매피해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피해에 대한 증명이 힘들 때 이들은 '자발적인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을 받게 된다.

눈에 띄지 않는 폭력, 어떻게 증명하나?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 특별법의 한계는 성노동자 집회에서도 늘 문제제기 되고 있다.
▲ 한터전국연합 성매매특별법 폐지집회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 특별법의 한계는 성노동자 집회에서도 늘 문제제기 되고 있다.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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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피해자란 (마약, 장애, 청소년, 인신매매 등의 피해자를 제외하고) '위계, 위력,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을 말한다. 위계와 위력은 성매매 공간에서 여성들을 일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건이면서도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몸이 아프거나 폭력적인 손님을 피하고 싶어서 2차를 거부하게 될 때, 여성들은 업주와 사채업자로부터 빚을 빌미로 2차를 강요당한다. 또, 주변인들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을 경험하기도 한다. 폭력적인 위계·위력 관계는 구타와 감금으로만 실현되는 것이 아니지만 일선 경·검찰은 잔혹 행위 피해만 입증하길 요구한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여성 A씨는 단속에 걸려 경찰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A씨의 업주 사장은 (A씨에게) '업주가 시킨 게 아니라 본인이 자발적으로 일을 한 것이고 선불금도 없다'고 거짓 진술할 것을 요구했다. 사장의 조건은 벌금을 대신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사장의 위계·위력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하면 차용증에 대한 빚을 당장 다 갚아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결국 A씨는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을 받았다. 사장은 벌금을 대신 내주는 척하다가 A씨의 선불금에 벌금만큼의 액수를 그대로 얹어서 빚으로 바꾸어 놓았다. A씨 혼자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받은 것이다. 업주에게 당했다는 걸 알고 다시 경찰을 찾아갔지만 이미 소용이 없었다. A씨가 이 성매매 현장에서 처벌을 받은 것은 온당했을까?

또 다른 성매매 판매 여성 B씨는 당장 지낼 곳이 없고 위태한 생계를 해결해 보고자 선불금 없이 업소에 들어갔다. 처음에 거부하던 2차를 강요당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있었다. 2차를 나가지 않아 늘어가는 벌금 때문에 성매매를 하게 됐지만 구매자에게는 갈취와 폭력을 당해왔다.

하지만 업주와 구매자를 신고하더라도 피해를 증명하지 못하면 본인 역시 처벌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B씨는 묵묵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일을 하면서 벌금으로 쌓였던 빚을 충분히 갚았지만 어쩐 일인지 차용증에 적힌 채무는 그대로였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업소를 뛰쳐나온 B씨는 업주에 의해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B씨가 업주와 구매자를 신고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성매매 여성의 피해가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성매매 여성에 대해서 만큼은 처벌하지 않는 현실이었어도 A씨와 B씨는 그리 오랜 시간 업소에 발목 잡혀 있었을까? A씨와 B씨가 처벌받고 빚을 갚으며 일하는 동안 법망에서 빠져나간 알선업자와 구매자와 업주는 어딘가에서 안도하거나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성매매의 자발적·비자발적 시작 여부는 여기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중요한 건, 자발적이건 비자발적이건 성매매 여성이 속한 불합리한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다음 연재에서 자발적·비자발적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여성들은 업소에서 '엄청나고 가혹한' 감금과 폭력의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를 늘 요구 받았다. 경찰이나 검사들은 자신들의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업주를 신고해도 '채권무효 조항을 알고 선불금을 갚지 않으려고 신고한 게 아니냐', 빚이 있다고 해도 '왜 스스로 계속 성매매를 했냐?' 는 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피해자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매매여성이 자신의 권리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법에 대한 호소나 기대를 갖기란 어렵다.

성매매 여성은 업주·포주·사채업자들의 일방적인 횡포·성구매자의 폭행·절도 등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려해도, 자신이 성매매행위자로 처벌 받게 될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어렵게 신고를 하더라도 신고자체를 접수하지 않거나, 합의를 유도하기도 한다(이룸 <성판매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 참고).

성매매여성의 '비범죄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피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보호받지 못하는 성매매방지법의 한계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가득한 이 사회에서 성매매 여성이 '피해자'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 비단 성매매와 직결된 문제 뿐 아니라 유흥업소에서 겪는 불합리한 조건과 상황들에 대한 대응력을 스스로 갖추기 위해서라도, 업주나 구매자 등에 대한 고발과 저항을 위해서라도 성매매 여성들의 비범죄화는 절실하다.

성매매 여성은 자본과 권력의 성산업 구조를 형성하는 장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의 범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는 이들의 인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허허 활동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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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은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고 반성매매활동을 펼치는 여성단체입니다. 성매매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권력의 지배와 억압이 여실히 드러나는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이룸]은 성매매 구조의 심각성을 알리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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