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금의환향'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김연아 '금의환향'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권우성


'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가 세계선수권 우승을 품에 안고 금의환향했다. 김연아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간을 뛰어넘은 연기 평을 받은 김연아는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으로 한국의 팬들 앞에 섰다.

짧았지만 행복했던 2013시즌

김연아는 지난해 7월 현역 복귀를 선언한 뒤, 12월 NRW트로피 대회를 시작으로 1월 국내 종합선수권과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까지 출전했다. 3개의 대회에 참가했던 김연아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행복했던 시즌이라고 평했다.

"복귀하고 첫 시즌부터 다른 선수들보다는 적은, 세 개의 대회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세 개 대회 모두 좋은 결과를 내서 기분 좋은 시즌을 지냈던 것 같다. 마무리를 좋게 끝내게 돼서 더더욱 의미도 있고 기억이 남을 시즌이었습니다."

특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위와 무려 20점이 넘는 압도적인 점수로 여왕의 귀환을 알린 김연아는 점수보다는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 귀국 기자회견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과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김연아 선수 귀국 기자회견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과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오랜만에 큰 경기에 출전하는 거라, 잘 준비했음에도 실전에서 실수가 나올까 불안했었어요. 하지만 준비한 만큼 잘 보여줄 수 있었고, 두 프로그램 모두 실수 없이 좋은 경기내용과 함께 우승하게 돼서 기뻤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복귀하다 보니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덕분에 힘을 얻고 잘할 수 있었습니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와 온 소망을 달성한 김연아는 당시 기쁨과 허탈감이 교차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고 얘기했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어렸을 때부터의 목표였고 마지막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만큼 금메달을 땄다는 좋은 결과를 얻어서 허탈감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이 끝나면 그런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는데, 저도 그중에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는 복귀를 한 시즌이라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시니어 데뷔 이후에 쇼트와 롱(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한 대회에서 '클린'한 적이 거의 없어서, 실수 없는 경기 내용과 함께 기쁜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현역 마지막 시즌... 차분히 맞이할 것

김연아는 이제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향해 뛰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하겠다고 밝혔기에, 다음 시즌이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이다.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 역시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새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안무가 윌슨과 여기 오기 전에 여러 가지 상의해 봤어요. 아이디어도 내보고 고민도 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올림픽 시즌이기 때문에 더 신중히 해야 하고, 이번 시즌에 레미제라블같이 평이 좋아서 그만한 프로그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림픽 시즌은 김연아가 지난 밴쿠버올림픽에 출전하기 직전과 비슷한 절차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 대회에 출전한 뒤, 밴쿠버올림픽에 출전했다. 시즌 초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던 김연아는 이번에도 그러한 방식을 고수할 예정이다.

"다음 시즌에는 제가 밴쿠버올림픽에 나갔던 시즌 때처럼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할 것이고, 그리고 올림픽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넘사벽'이란 단어와 걸맞게 완벽하게 우승을 차지했던 김연아이기에 많은 이들은 이제 '올림픽 2연패'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천천히 시작하고 싶다고 겸손하게 털어놨다.

"우선 이번 대회에선 올림픽보다는 세계선수권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복귀를 한 시즌이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는 세계선수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중할 것 같았고, 나쁜 평은 받기 싫으니 잘하고 싶었어요. 이제 짐은 하나 덜은 것 같아요. (소치) 올림픽은 밴쿠버 때처럼 너무 금메달에 집중 안 하고, 세계선수권 때처럼 '이번 대회만 잘하자 그러면 잘 할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가고 싶어요. 작은 대회에서부터 시작해서 세계선수권, 올림픽까지 규모는 다르지만, 어느 대회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가장 좋아요"

김연아 선수 귀국 기자회견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과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김연아 선수 귀국 기자회견 '2013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가 20일 오후 인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우승 소감과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김연아는 마지막 시즌도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현역복귀와 함께 새 코치로 자신의 어릴 적 스승과 다시 시작했던 김연아는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이 저한텐 가장 좋고, 우리나라에서 하다 보니 훈련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이 생활도 함께할 수 있어 더 좋아요. 중간에 안무작업을 하러 해외에 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훈련은 계속해서 한국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 이후 약 3년간을 캐나다 토론토에서 그리고 1년간을 미국에서 훈련을 해 온 김연아는 홀로 모든 것을 해야만 했기에, 더욱 고단하고 힘들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고 기쁜 순간일 수밖에 없다. 어려웠던 훈련 환경으로 외국에 갈 수 밖에 없었던 김연아였기에 현재의 유망주들이 환경으로 힘들어 하는 것은 가장 가슴 아픈 일이다.

"후배 선수들을 위해선, 제가 어렸을 때보다는 지금 굉장히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 링크장이 많지 않아요. 일반인 대관이 많다보니. 개인이나 선수가 대관하기엔 시간이 너무 없어 훈련하기 정말 힘들어요. 선수들을 위한 해외전지훈련 프로그램이나 링크장이 많아졌음 좋겠어요. 그리고 선수들도 주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가 노력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세계선수권, 올림픽과 같은 큰대회 경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가족과 코치, 트레이너 등 주변에서 한 선수를 성공시키기 위한 희생이 필요했다고 말한 김연아는 선수와 주변 사람들의 '합작품'이라며 자신보다도 주변의 도움이 컸다고 얘기했다.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선수생활을 유지해오고 있는 김연아는 마지막까지 오로지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남은 선수인생에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라며 소박한 꿈을 얘기했다.

"구체적 결과와 목표 이외에는 저의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이라 매 대회에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어요. 결과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르는 거고, 개인적으로는 한 대회 할 때마다 후회없이 경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소치올림픽에서 기분 좋게 행복하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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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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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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