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뱀파이어의 키스(2013년 1월 피겨종합선수권 대회 사진)

김연아 뱀파이어의 키스(2013년 1월 피겨종합선수권 대회 사진) ⓒ 곽진성


피겨여왕 김연아(23·대한민국)는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질 때면 자주 피해자의 자리에 서곤 했다. 이번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완벽한 형태로 뛰던 3F(트리플플립)에서 '롱에지(잘못된 에지사용)' 판정을 받은 것, 예술성과 점프 가산점에서 예상 밖의 저조한 점수를 기록한 것이 그랬다.

 김연아 뱀파이어의 키스(2013년 1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사진)

김연아 뱀파이어의 키스(2013년 1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사진) ⓒ 곽진성

때문에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에서 '판정의 공정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해외언론을 통해 편파판정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편파판정의 수혜자로는 아사다 마오(23·일본)와 캐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가 꼽히고 있다.

아사다 마오(6위)는 3A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에 두발 착지를 했지만, 감점 대신 가산점을 받았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캐롤리나 코스트너(2위)는 점프 실수에도 PCS(예술점수) 1위를 기록해 논란이 됐다. TES와 PCS의 연관성을 생각할 때, 점프 도중 넘어진 선수가 33.85점의  예술점수를 얻는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아사다 마오와 캐롤리나 코스트너 모두 피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일본과 이탈리아 선수라는 점에서 볼 때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는 사안이다.

이탈리아는 현재 ISU 회장의 나라이고, 일본은 일본의 대형 기업들이 ISU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의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또 일본은 자국 출신 ISU 심판들도 많아 피겨스케이팅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해외 언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피겨여자싱글 쇼트 프로그램이 끝난 후, 다양한 지적이 나왔다. 해외 피겨 칼럼니스트 필립 허쉬는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에서 두 발로 랜딩하고도 가산점을 얻었다'고 지적하며,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캐롤리나 코스트너는 빙판에 크게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지만 생각보다 높은 예술 점수를 받았다, 코스트너와 김연아의 점수 차는 불과 3.11점 차'라고 꼬집었다.

김연아의 3F가 롱에지? 해외언론도 황당

 김연아의 레미제라블 (2013년 1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사진)

김연아의 레미제라블 (2013년 1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사진) ⓒ 곽진성


15일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 피겨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클린 연기를 펼치며 69.97점을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 1위의 점수였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김연아가 클린 연기를 하면 70점 중반대 점수를 받을 것'이란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롱에지 판정과 예술성, 점프 가산점 등에서 박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두 번째 점프인 3F(트리플 플립)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았다. 예술 점수(PCS)와 점프 가산점도 경쟁자들에 비해 높지 않았다. 김연아는 이런 판정이 납득이 가지 않은 듯 쇼트프로그램 후 기자회견을 통해 "불안했던 스핀 요소 외에는 나머지 부분은 100%를 다했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3F 롱에지 판정' 파장은 컸다. 감점은 불과 0.2점에 불과했지만, 국내외적으로 편파 판정을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방송을 중계한 국내 중계진은 "약간 바깥으로 빠진 듯 하긴, 하지만 롱에지를 받을 만큼의 그런 기술은 아닙니다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해외 언론의 반응은 조금 더 직접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심판진이 김연아의 점프에 애매한 트집을 잡았다"는 기사 문구로 '롱에지 판정'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냈다. 현 미국 <유니버설 방송>의 해설가 피터 오피가드(전 김연아 코치)는 중계 방송 중 "내가 보기에는 (트리플 플립은) 문제가 없다, 이 부분은 나중에 명백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이 온다

 김연아의 레미제라블 (2013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 사진)

김연아의 레미제라블 (2013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 사진) ⓒ 곽진성


주요 대회에서 김연아의 앞을 가로막는 편파 판정 논란은 선수 입장에서 속상하고 억울할 만한 일이다. 김연아의 컨디션도 염려된다.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은 3F를 다시 시도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김연아는 초연한 모습이다. 쇼트 프로그램 경기 뒤 김연아가 전한 한 마디는 인상적이었다.

"쇼트프로그램은 (이미) 끝났다. 내일 컨디션을 잘 조절해서 프리스케이팅에 집중하겠다. 오늘처럼 긴장하지 않고 연습 때처럼 하도록 노력하겠다."

17일 오전 11시 47분, 김연아는 자신의 비장의 무기 '레 미제라블'으로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한다. 늘 그래왔듯, 김연아는 또 한 번 기본에 충실한 연기를 펼칠 것이다.

경기 순서는 4조 6번째, 드라마틱하게도 가장 끝이다. 그녀의 목표는 후배들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것. 목표 출전권은 두 장이다. 우승이나 준우승 결과를 일군다면 대한민국 피겨사상 3명의 여자 스케이터 동반 올림픽 출전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김연아가 캐나다 런던에서 쏘아 올릴 레 미제라블의 전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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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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