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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행의 허브(HUB)는 방콕의 카오산입니다. 히말라야 트래킹을 끝내고 방콕에 도착하였습니다. 카오산은 많은 한국인 여행사가 있기에 영어 울렁증이 저로서는 무척 편리합니다. 카오산에 있는 여행사에 트레킹 관련 짐들을 보관 시킨 후 라오스로 출발하였습니다. 

태국 방콕 기차역
▲ 훨람퐁 역 태국 방콕 기차역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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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를 가는 방법은 항공기부터 여행자 버스까지 다양하지만 이번 여행은 기차를  이용하여 농카이로 가서 국경을 넘기로 하였습니다. 10년 이상 태국과 인연을 맺었지만 기차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태국은 도로 문화가 발달되어 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야간 시간을 이용하면 일정을 단축할 수 있기에 저는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농카이행 기차

기차를 타기 위해 차이나타운 인근에 있는 훨남퐁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역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은 거대한 국왕의 초상화입니다. 태국의 2대 금기는 불교와 국왕에 대한 비판이라고 합니다. 역사 중앙에 자리 잡은 초상화가 여행자들을 향해 미소를 지어며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오후 6시 국왕 찬가가 방송으로 나옵니다. 역 구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유신 시대 국기 하강식이나 영화관에서의 애국가가 생각납니다. 

신적 존재인 태국 국왕 초상화
▲ 태국 국왕 신적 존재인 태국 국왕 초상화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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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기립하여 노래하는 모습
▲ 국왕 찬가 모두 기립하여 노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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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에 출발한 기차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단지 다른 칸과 차이가 있다면 에어컨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마치 인도 여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열차 승무원이 객실을 왕래하며 음식과 술을 주문받고 있습니다. 맥주를 주문하자 좌석 사이에 간이 테이블을 조립한 후 차가운 맥주가 배달됩니다. 커피, 차, 음식, 술 등 수많은 주문을 하면 승무원은 한 치의 오차 없이 가져 옵니다. 종업원이 지나갈 때 마다 맥주를 두 병씩 주문을 하니 나중에는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됩니다.

우리가 탄 기차 침대칸
▲ 기차 내부 우리가 탄 기차 침대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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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가 파하자 승무원이 좌석을 침대로 변형해 줍니다. 두 개의 의자가 하나의 침대로 변신을 합니다. 세탁한 침대보를 깔고 담요가 제공되며 커튼으로 마무리 합니다. 이제 외부와 차단된 안락한 침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볼일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에 갑니다. 변기통 아래 철로가 보입니다. 기차 난간을 붙들고 어설프게 앉아 큰일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몇 번을 시도하다 포기하고 자리로 돌아옵니다. 

의자가 침대로 변신된 후
▲ 침대로 변신 의자가 침대로 변신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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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카이 역에 도착한 것은 방콕을 출발한지 15시간이 지나서입니다. 물론 두 시간 연착이었구요. 바쁠 것 없는 승객과 승무원들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여유와 휴식을 위해 찾아온 여행자들만 좌불안석입니다.

농카이역에서 국경인 우정의 다리로 이동하며
▲ 농카이역 농카이역에서 국경인 우정의 다리로 이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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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다리를 건너

농카이역에서 툭툭이를 타고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인 "우정의 다리"로 이동하였습니다. 국경을 넘자 수많은 삐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여행에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정말 쉽습니다. 나에게 먼저 다가와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은 대부분 삐끼들이거나 사기꾼들입니다. 물론 제가 먼저 물었을 때 친절하게 답하시는 분들은 정말 좋은 사람이겠지요.

태국과 라오스 사이 우정의 다리를 건너
▲ 라오스 국경 태국과 라오스 사이 우정의 다리를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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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에서 수도인 비엔티안까지 이동하기 위해 삐끼와 협상을 해 봅니다. 서로 짧은 영어로 거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라오스 화폐를 환전하지 않아 태국 화폐로 지불한다고 하자 5000밧(150$ 정도)을 요구합니다. 이 친구들은 5000밧이 얼마나 큰 돈인지 알고 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몇 일 벌이를 호구(?) 하나 만난 한 번에 해결하려는 속셈인지 알 수 없지만 타협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삐끼들을 지나 100m 쯤 가니 버스가 몇 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라오스어를 읽을 수 없지만 짧은 영어로 비엔티안 가는 버스로 확인하고 탑승합니다. 비엔티안 딸랏싸오(아침시장)까지 가는 시내버스입니다. 시내버스 요금은 1인당 30밧(1$)에 불과하였습니다.

제가 라오스를 2002년, 2004년에 여행하였으니 10년 만에 다시 라오스에 온 것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10년 만에 접한 라오스는 도로 포장과 와 건물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2008년 '뉴욕 타임즈'에서 죽기 전에 가 보아야 할 곳 중 1위로 선정된 이후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의 이기심은 자신은 세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남들 보다 더 많은 수입과 안락을 추구하면서 자신이 가는 여행지는 변화되지 않고 불편한 모습으로 있었으면 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너무나 변해버린 라오스 모습에 당혹감을 느낍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메콩강을 따라 여행자 거리로 이동하였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방비엥 가는 버스 표 예약과 환전을 한 후 빠뚜싸이로 향합니다. '승리의 탑'이라는 빠뚜싸이는 1958년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시멘트 건축물로 프랑스 개선문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건축물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전원적인 비엔티안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독립기념탑
▲ 빠뚜싸이 라오스 비엔티안에 있는 독립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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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옛 추억

제가 처음 이곳을 여행했던 2002년에 빠뚜사이 앞 노점에서 초등학교 학생 두 명이 군것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얀 상의와 검정색 반바지 교복을 입었으며 머리는 상고머리였습니다. 제가 준비한 볼펜 한 자루 씩을 주자 합장을 하며 인사하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는 순간 저는 라오스에 온 것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 여행자 거리에 있는 남푸 분수로 이동하였습니다. 남푸 분수는 비엔티안 여행의 중심지로 메콩강 근처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이 몰려 있습니다. 라오스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를 거쳤기에 저렴한 가격에 동서양의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비엔티안 여행자의 거리
▲ 남푸 분수 비엔티안 여행자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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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끝낸 후에는 야시장 구경과 메콩강을 바라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노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이 있다는 '라오비어'와 메콩강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 안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메콩강에 자리잡은 노점 모습
▲ 노점 메콩강에 자리잡은 노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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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라오스, #비엔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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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자발적 백수가 됨. 남은 인생은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하였지만 실행 여부는 지켜 보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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