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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정계 복귀 첫 공식 일정으로 1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정계 복귀 첫 공식 일정으로 1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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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미리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를 담보할 구체적 상 없이 구호처럼 내건 것이다. 세력도 없이, 조직도 없이, 플랜도 없이 혼자 그렇게 나온 것이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대선캠프에 몸 담았던 한 관계자가 2012년 대선 엿새 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서 한 말이다. 새 정치를 바라는 민심을 얻었지만 그를 실현시킬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진 못했다는 자성이었다. 당시 안 전 교수는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지원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대선 당시 안 전 교수의 새 정치는 '반(反) 정치'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내놓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 등의 정치쇄신안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정치혐오증을 구체화시킨 것"이란 비판까지 들었다.

82일 만에 귀국한 안 전 교수는 달라졌다. 안 전 교수는 12일 오전 4·24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그간 자신이 정리한 새 정치의 요체를 일부 드러냈다.

"국민들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원할 것이다."

'반(反) 정치' 뛰어넘은 안철수, "새 정치는 문제해결의 정치"

그는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관련, "한쪽 입장이 100% 옳다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양쪽에서 창의적인 해결방법들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서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안 전 교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텐데 대승적으로 우선 한쪽 안을 받고 대신 일년 뒤에 우려했던 점들이 현실이 되면 재개정을 하는 약속, 즉 조건부 협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렇게 오래 끄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다. 안 전 교수는 미국 체류 당시 영화 <링컨>을 본 것을 설명하며 "(노예제도 폐지에) 반대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고 개헌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지를 갖고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설득해서 그것을 이뤄냈다, 그런 것들을 우리가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새 정치는)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당이 다르더라도 국가 중대사에 대해서는 서로 화합하고 뜻을 모으는 통합의 정치, 단순히 이념으로 다투는 게 아니고 민생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문제해결의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 갈등과 대결만 있는 정치가 아니라 협상과 설득을 통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정치를 새 정치라고 명명한 셈이다.

무한대결 이어지는 양당 체제 무너뜨릴 기준점 삼을 듯

안철수 귀국, 마중 나온 송호창-김성식 83일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재보선 출마 배경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마중 나온 송호창 의원, 김성식 전 의원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안철수 귀국, 마중 나온 송호창-김성식 83일만에 귀국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재보선 출마 배경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마중 나온 송호창 의원, 김성식 전 의원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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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는 안철수식 새 정치의 화두일 뿐만 아니라, 신당 창당 후 벌어질 정계 개편의 기준점으로도 읽힌다. 안 전 교수가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송호창 무소속 의원과 단 둘이서 교섭단체 중심의 현 여의도 정치를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상갑 전 캠프 국정자문위원실 부실장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정치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력화라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그는 또 "구체적인 세력화의 방법이나 시기는 일단 4월 재보선에 집중하면서 그 과정에서 국민들, 지지자들의 뜻을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0월에는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리라고 예상되는데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정당 창당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좀 확인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즉, 10월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신당 창당 여부가 본격화되리라는 관측이었다.

대선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의원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만 하다.

안 전 교수는 지난 11일 귀국 기자회견 직전 세관 앞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 전 의원과 송호창 의원을 만났다. 이들은 공항 내 세관사무실에서 회견문을 최종적으로 다듬으며 향후 일정과 선거 캠프 인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 중에도 수시로 메모를 적어 윤태곤 전 상황실 부실장에게 건네는 등 안 전 교수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가 안 전 교수의 구상에 함께 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장면이었다.

공교롭게도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안 전 교수와 같은 말을 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쇄신파의 '신당 수준의 재창당 요구'가 불발되자 정태근 전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김 전 의원은 '신당 수준의 재창당 요구' 이유에 대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도할 수 있는, 문제해결을 주도할 수 있는 세력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문은 안 전 교수 측 '새 정치연대 준비모임' 주최로 지난 10일 열린 '새 정치 전망과 야권재편' 토론회에서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신당세력이 결집해서 민주당과 경쟁을 벌여 야권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면서 "이념의 정치를 넘어선 신 중도 노선의 정립과 새로운 정치문화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신당' 4·24 재보선부터 넘어야 보인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던 도중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사인을 요청받고 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던 도중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사인을 요청받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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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존 정치권은 안 전 교수가 새 정치를 명분으로 다시 훈수를 두고 나선 것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원론적인 훈수 대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는 게 주된 메시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창조경제 현장방문으로 서초동 알티캐스트 본사를 찾아 "(정부조직법 원안)이것은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이고 여러분 미래가 달린 중대한 일이다, 이것은 타협과 협상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가 전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어느 한쪽은 양보를 해야 하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정부조직법 협상 당사자인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정성은 우리가 내려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고 원칙"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모범적으로 풀고 정치력을 발휘한다는 게 우리보고 양보하란 이야기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하게 이야기 하시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안 전 교수가 이날 정부조직법 해법으로 제시한 '조건부 합의론'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안 전 교수가) 중앙 정치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타협책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며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무엇인지부터 밝히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엄밀히 말하자면, 안 전 교수가 말한 것은 '새 정치'가 아니라 '좋은 정치'"라며 "정치가 실종된 현 상황에서 복원돼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복원을) 어떻게 할지 실천의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독자적으로 정당을 만들어 피터지게 싸워 정치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실천방법"이라며 "과거와 같은 순혈주의, 이상주의를 뛰어넘었다면 '결과를 만드는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치밀함, 용기, 실천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새 정치'의 실현 여부는 안 전 교수의 당선에 달려 있다. 여의도 입성부터 성공해야만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위한 동력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현재 안 전 교수 측은 노원병 보궐선거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주 안에 선거캠프를 꾸리고 본격적인 지역 민심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정기남 전 대선캠프 비서부실장이 캠프 실무를 총괄하고 윤태곤 전 상황실 부실장이 공보 업무를, 허영 전 비서팀장은 수행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캠프에서 본부장급을 맡았던 인사들은 캠프 내 직책을 맡지는 않지만 선거 과정에서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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