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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0일 개관 2주년을 맞이한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지난 3월 10일 개관 2주년을 맞이한 영진위 직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 인디플러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의 운영방식을 놓고 다각도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되고 있다. 인디플러스는 2010년 공모 방식에서 2011년 직영으로 전환돼 영진위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운영방식의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전 위원장 체제에서 기존 운영방식을 일방적으로 바꾸면서 커다란 진통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입김이 개입하면서 독립영화진영과 정권차원의 대결구도로 확대돼 영화계의 극심한 분란을 초래했었다.  

독립영화전용관은 2007년 위탁운영 형태로 인디스페이스가 처음 개관했으나, 2009년 계약만료로 간판을 내린 후에는 2010년에는 공모를 통해 새로운 운영주체를 선정, 시네마루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무자격자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부정 심사 논란이 일면서 잡음이 커졌고, 이후 영진위가 직영방식을 택해 인디플러스를 개관했다. 

인디플러스는 개관 당시 영진위와 독립영화진영이 갈등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시기인지라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다행히 영진위 쪽이 독립영화 진영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면서 경계의 시선이 누그러졌다. 지금은 독립영화 흥행에 기여하면서 서울 강남지역에 독립영화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영화인들의 힘으로 광화문에 인디스페이스가 민간독립영화관으로 재개관한 이후 인디플러스의 입지가 작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다양한 기획전과 독립영화 홍보마케팅 지원 사업 등을 펼치며 독립영화의 중심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0일 개관 2주년을 맞이했다.

직영은 안정적 운영, 공모나 위탁은 자율성 확대가 장점

하지만 독립영화진영 내부에서는 "직영으로 소요되는 예산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운영방식을 지원이나 위탁 형태로 바꿀 경우 더 많은 독립영화전용관을 추가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또한 인디플러스가 임대해 있는 상영관 시설이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와 비교해 낡은 편이라 관람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직영방식을 예전의 위탁이나 공모형태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직영보다는 위탁이나 공모로 가는 게 낫다는 의견들이 있고, 계약직으로 채용된 운영 인력들에 대한 사안도 고려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인디스페이스 개관 이후 인디플러스가 없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으나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영화정책 공약이 독립예술영화전용관 확대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영화계의 시각이다. 영진위 관계자 역시 "독립영화관을 없애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운영형태의 변화를 고민해 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진위 내부에서는 계속 직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공모를 통한 위탁 운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위 관계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어느 한쪽으로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조만간 업무수행평가 등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영의 장점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행정기관으로서의 한계로 인해 전문성이나 상영계획의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원활한 상영이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4대강 비판을 소재로 한 작품과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소재로 한 <잼다큐강정> 등이   인디플러스에서의 상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행히 영진위가 원만히 풀어내기는 했으나,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이 생겨난 데는 이 같은 문제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인디플러스에서 영화 상영 직후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감독과 배우들

인디플러스에서 영화 상영 직후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감독과 배우들 ⓒ 인디플러스


"독립영화관 늘리고 지역적으로도 확충하는 게 중요"

위탁 형식으로 운영될 경우 자율성은 보장되지만 운영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기에, 독립영화진영의 내부 의견도 어느 한쪽 방향이 일방적으로 우세하지 않은 분위기다. 일단 직영체제가 큰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운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독립영화상영관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원승환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이사는 "직영이냐 공모 위탁이냐는 영진위가 사업 평가 등을 통해 판단하면 될 것이고,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다만 "독립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지역적으로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독립영화 관계자 역시 "영진위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정치적 환경에 구애받지 말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섭하지 않고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지금과 같은 운영방식도 괜찮다는 것이다. 

국내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2년 동안 운영되며 차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상태에서, 운영방식의 변화로 인해 장소가 옮겨지거나 할 경우 그간 쌓아 놓은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기존의 성과를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게 독립영화 발전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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