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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이 며칠 뒤면 퇴임하지만, 학교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영어만)을 시작으로 이명박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부터 교육 과정을 흔들어서 해마다 바뀌었는데, 이제는 그의 교과서까지 역사에 남게 된 것이다.

해마다 바뀐 교육 과정, 도대체 몇 번이나 바꿨나?

교육 과정이 원래 자주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가 교육 과정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 교육의 내용과 방법, 평가와 이를 지원하는 각종 정책까지 담고 있다. 국가 교육의 설계도와 같은 것이다. 미 군정이 물러나고 1955년 교수요목기(광복 후부터 1955년 교과 과정 제정 전까지의 기간)를 시작으로 7차 교육 과정까지는 5년마다 교육 과정이 바뀌었다. 김영삼정권 때 만든 7차 교육 과정은 김대중, 노무현정권까지 계속 지속하다가 2007년에야 2007개정교육과정이 고시되었다. 이때부터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져 전면적인 개편보다는 필요한 내용을 교과서에서 쉽게 수정할 수 있는 수시개정 체제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은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공약 때문에 시행도 안 된 2009년에 실행예정이었던 2007개정교육과정을 두고서 새교육과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학년군, 교과군, 집중이수제 등 운영방법을 바꾸는 것이면 굳이 교육 과정까지 바꿀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도 수시로 바꿔 이제는 "수시전면개편"시대가 된 것이다. (관련기사 : 보도블럭보다 자주 바뀐 MB교육과정) 이 정권이 얼마나 자주 교육과정을 바꿨는지 보자.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육과정드입니다. 맨왼쪽은 2007년에 고시된 교육과정, 가운데는 2009년에 고시된 총론과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입니다. 맨오른쪽은 2011년에 교과내용까지 바꿔 올해부터 새교과서가 나온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교육과정입니다. 교육과정이 너무 자주 바뀌니 권위는 커녕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육과정드입니다. 맨왼쪽은 2007년에 고시된 교육과정, 가운데는 2009년에 고시된 총론과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입니다. 맨오른쪽은 2011년에 교과내용까지 바꿔 올해부터 새교과서가 나온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교육과정입니다. 교육과정이 너무 자주 바뀌니 권위는 커녕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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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교육과정 잔혹사>
2008년 9월 보건교육과정 개정(2008보건교육과정)
2008년 12월 초등영어교육과정개정(2008개정영어교육과정)
2009년 6월 2단계 학교자율화조치(수업시수 20%증감, 창의적 체험활동 적용)
2009년 12월 23일 2009개정교육과정 고시(2009-45호) 
2011년 8월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교육과정 고시(2011-361호) - 교과내용
2012년 3월 초중등교육과정 고시(2012-3호)
2012년 7월 초중등교육과정 고시(2012-14호)

이에 따른 교육과정 시행일정은 아래 표와 같다.

 이명박 정권이 만든 2009개정교육과정은 2011년부터 시행되었고, 교과서 내용은 올해부터 바뀝니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다른 이중체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올해 1, 2학년은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같은 체제이고, 5, 6학년은 2009개정교육과정 총론이 처음 적용되는 해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만든 2009개정교육과정은 2011년부터 시행되었고, 교과서 내용은 올해부터 바뀝니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다른 이중체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올해 1, 2학년은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같은 체제이고, 5, 6학년은 2009개정교육과정 총론이 처음 적용되는 해입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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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졸속으로 만든 교육 과정을 보완한다면서 내린 각종 조치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2009년 1월 10학년(고1) 사회교육과정 개정
2010년 6월 예체능 수업시수 감축 금지, 8개 과목 집중이수완화 방안 발표
2011년 4월 고교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
2012년 주5일제 수업제 실시
2012년 2월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체육시수 증가등) 시행

허점투성이여도 핀란드형 교육 과정? 인수위 간 연구진도 책임 있어

2009개정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은 학년군(초등 2년씩,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교과군 제도를 이용해 수업시수 20% 증감하고, 학기당 8개 과목을 집중 이수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국·영·수를 늘리고 예체능이 줄어들자 예체능을 못 줄이게 하고, 8개 집중이수제 때문에 체육수업 줄어든다고 체육은 못 빼게 하는 식으로 주먹구구식 보완이 이루어졌다.

그래도 집중이수제 때문에 전학생들이 학습 결손이 생기는 것은 제대로 해결을 못 하고, 조금씩 배워도 어려운 내용을 몇 년치 한꺼번에 집중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의 부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개정 당시부터 뻔히 예상된 문제였다. 이렇게 핵심 내용이 고쳐졌는데도 사과 한마디도 없고 아예 틀을 바꾸자고 해도 교과서까지 6개월에 졸속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가운데 "창의인성, 국가 정체성, 녹색성장" 이념과 교육 내용 20% 감축을 내세운 새로운 교과서가 올해부터 적용된다. 과연 이번에는 제대로 시행이 될까? 그동안은 교과서가 아직 안 고쳐져서 제대로 시행이 안 되었다고 핑계를 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 상황을 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새로 바뀐 교과서는 학년 군제 교과서라 2년을 4학기로 나눠 교과서를 개발하였다. 그래서 학년별로 교과서 찾기도 쉽지 않다. 학년 군제 교과서라면 연임제(2년 연속 담임)를 해야 하는데, 교과부는 처음부터 실행할 계획도 없다. 또 2년씩 운영할 교육 과정이면 평가도 2년 간격으로 하고, 학교생활기록부 등도 2년 단위로 바뀌어야 한다. 교과부는 여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계획도 내놓지 않고, 현장에서는 월말고사까지 보는 학교가 있다.

이렇게 허점투성이 교육 과정은 대체 어느 나라를 모델로 삼은 것일까? 그 나라는 놀랍게도 핀란드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에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만들어 미래형 교육과정을 만들었는데, 애초 취지는 핀란드처럼 학습시간을 줄여 학생 부담을 줄이고 학습 효율은 높인다는 것이었다.

정보화 사회를 주창한 앨빈 토플러가 2009년 방한했을 때 "학교는 미래에 쓰이지도 않은 내용을 하루에 몇 시간씩 가르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이야기를 계속 강조하면서 대대적으로 선진국형 교육 과정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러다 핵심 내용을 자주 바뀌면서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변화되었다. 그야말로 용두사미가 된 것이다. 현장에서는 국가 교육 과정이 일개 교과서보다 못한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한 나라의 교육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학계와 교과부 관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4대강 사업과정에서 환경, 토목 등 관련 영역에서 반대활동이 활발했던 것과 달리 교육학이나 교육과정 학자들은 적극 찬성한 이들이 많았다. 토론회나 각종 언론을 통해 2009개정교육과정이 입시교육 때문에 학교에서 국·영·수 몰입교육으로 전락할 거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 때문에 곡학아세를 한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 2009개정교육과정이 이렇게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인수위 교육 간사를 맡은 곽병선 교수다. 인수위에 가서도 여전히 2009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전향적인 조처나 국가교육과정을 정상화하려는 발표는 없었다.

졸속개정은 이제 그만, 학생을 위한 교육 과정 고민해야

이명박 정권에서 교육 과정이 너무 자주 바뀌면서 학교는 정말 도떼기시장에 비유할만하다. 어느 교사도 지금 가르치는 것이, 앞으로 가르칠 것이 어떤 교육 과정이고 어떤 방침이 시행되는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심지어 2011년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가 부분수정되었는데, 교과부 교육과정과에 물어보니 전혀 모르고 오히려 교사에게 알아보고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다.

특히 교과가 정해져 있는 중등교사에 비해 해마다 학년과 교과가 바뀌는 초등교사는 전문성은커녕 제정신 차리기도 쉽지 않다. 교사들은 교육 과정 연수에 가도 "잘 몰라요, 그냥 이렇게 전달받았어요"라고 말하는 강사들의 이야기에 답답함만 커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명박정권의 교육 과정 난도질에 참가했던 학자들은 자기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차기 정권에 줄을 댄 사람들도 이름을 보니 그 책임에서 자유로운 이들은 아니다. 앞으로는 국가 교육과정을 이렇게 자주 바꾸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이다. 새교과서가 적용되는 학년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제대로 점검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전교조에서는 2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전국 9개 지역에서 초중등교사 새학년 준비연수가 열립니다. 전교조는 교과모임, 학년연구모임들의 연구결과로 새학년 연수가 꾸준히 열렸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중등교사 연수까지 준비되었습니다. 교과부나 교육청에서 이런 연수가 많이 준비되어 더 많은 교사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전교조에서는 2월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전국 9개 지역에서 초중등교사 새학년 준비연수가 열립니다. 전교조는 교과모임, 학년연구모임들의 연구결과로 새학년 연수가 꾸준히 열렸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중등교사 연수까지 준비되었습니다. 교과부나 교육청에서 이런 연수가 많이 준비되어 더 많은 교사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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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연수도 강화해야 한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데, 현재 교사 연수 현황을 보면 일부에 한해 교과서가 어떻게 좋아졌다는 수준의 연수만 하고 있다. 이 연수를 들으면 문제점은 전혀 없는 무결의 교과서 같다. 초등교사들은 해마다 학년이 바뀌기 때문에 그간에 변한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과 문제점, 새 학년 교과서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필요하다.

그동안 이런 연수는 거의 전교조의 새학년 준비 연수에서만 진행되었고, 서울은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인 2012년에 시행되었다. 올해는 전교조본부에서 전국적으로 새학년연수를 하고 있고, 전북교육청에서 처음으로 교육청 차원의 새학년 연수를 진행한다고 한다.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과정을 보면 이 표와 같습니다. 올해 2학년은 작년과 올해 배우는 교과서가 달라집니다. (2011개정은 2011년에 바뀐 교과내용) 3학년은 내년 4학년때 교과서가 바뀝니다. 6학년 아이들은 2학년때 교과서가 바뀌었고 내년에 중학교에 가면 또 바뀐 교과서로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교육내용변동으로 배운 걸 또 배우거나 어떤 내용은 못배우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므로 교육당국과 학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과정을 보면 이 표와 같습니다. 올해 2학년은 작년과 올해 배우는 교과서가 달라집니다. (2011개정은 2011년에 바뀐 교과내용) 3학년은 내년 4학년때 교과서가 바뀝니다. 6학년 아이들은 2학년때 교과서가 바뀌었고 내년에 중학교에 가면 또 바뀐 교과서로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교육내용변동으로 배운 걸 또 배우거나 어떤 내용은 못배우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므로 교육당국과 학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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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과정 지원체제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초등 6년 동안에도 두 가지 이상의 교육 과정을 만나는데 늘 고민 수준이 그 해를 준비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적어도 6년간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과정을 생각해서 연계성을 고민하고, 개정과정에서 못 배우거나 중복되는 내용을 고려해 가르쳐야 한다.

국가에서 하라는 것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과정 설계도를 그려보고 필요한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교육 당국은 잦은 교육 과정 개정으로 혼란스러운 학교를 더이상 괴롭히지 말고 교육적인 활동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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