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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한강의 기적> 포스터 박정희 찬양 논란의 공연이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공연 중에 있다.
▲ 연극 <한강의 기적> 포스터 박정희 찬양 논란의 공연이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공연 중에 있다.
ⓒ 민중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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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은 1966년 5.16일 문화대혁명을 일으키고, 10년간 2000만 명을 죽였다.(중략) 무고한 자국 국민을 학살한 마오쩌둥은 지금 국부(國父)로 추앙받으며, 중국인들은 그의 초상이 새겨진 위안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중략) 하지만 박정희는 유신독재의 혼령(魂靈)이 되어 한강을 배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연극 <한강의 기적>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연극은 현재 서강대학교에 있는 메리홀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한강의 기적>은 민중극단 창립 50주면 기념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민중극단 창립 공연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최근 이 작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대관 취소는 좌파매체의 폭거 탓"

민중극단 측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강의 기적>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연극은 애초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공연 개막 일주일 앞두고 대관이 취소됐다.

여러 연극인들이 "쿠데타를 미화하는 게 아니냐"며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에서 공연하기엔 그 기획 의도가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문제제기를 한 탓이다. 

이러한 '쿠데타 미화' 논란에 대해  민중극단 이종일 대표는 "5.16 군사 쿠데타를 찬양할 의사도 없거니와 작품 내용 중 어디에도 이를 찬양하는 묘사나 언급이 담겨있지 않다"며 "이 공연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공연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민중극단 측은 이러한 대관 취소를 일부 연극인들과 좌파매체에 의한 야만적인 폭거라고 규정했다. 극단 측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이들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 후원서 및 홍보물 민중극단이 문화관광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응하고 행정심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객의 동의를 요구하는 지지서
▲ <한강의 기적> 후원서 및 홍보물 민중극단이 문화관광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응하고 행정심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객의 동의를 요구하는 지지서
ⓒ 정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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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직접 보고 '박정희' 찬양·미화를 말하라"

<한강의 기적> 공연은 전 성균관대 교수인 정진수(민중극단 상임연출가, 69세)가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그는 "1960~70년대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이 있었는데, 박정희와 이병철, 정주영에 대한 얘기를 무대에 올리는 시도가 그동안 없었기에 이번에 올린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연극이길래 논란일까. 기자는 지난 18일 직접 연극을 관람했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은 약 100석 규모다. 평일임에도 소극장의 좌석 3분2 정도가 찼다. 공연 시작 전 한 관객은 "민주당 빨갱이OO들, 박정희가 없었다면 걔들은 지금 이 세상에 없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 예매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뜸하지만 주말에는 소극장 상단 좌·우 발코니에 있는 좌석까지 모두 꽉 찬다"며 "공연을 주로 관람하는 관객층은 나이가 지긋한 50~60대 어르신들"이라고 답했다.

연극을 직접 본 결과 "쿠데타를 미화하지 않았다"는 극단 측의 주장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연극에서는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또 박정희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정경유착을 신속한 경제성장을 위한 결단으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또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구국의 결단'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런 공연 내용에 대해 민중극단 이종일 대표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정희 대통령 평가, 앞으로 달라질 것"

- 이번 공연을 두고 '박정희 찬양'이 일고 있다.
"공연을 보고 관객이 무엇을 상상하든 자유다. 관객은 제작자와 연출자의 연출 의도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일부 매체에서 공연을 보지도 않고, 이 공연을 '(박정희) 찬미·찬양'으로 몰고 가는 건 문제라고 본다."

- 직접 공연을 봤다. 5.16쿠데타를 '혁명'이라고 지칭하고, 정경유착도 미화하는 측면이 있다.
"지난 '잃어버린 10년' 정권이 혁명을 쿠데타로 바꿔 불렀다. 70년대를 살아왔던 세대들은 '5.16혁명'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알고 있는 세대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논란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 이 공연은 60~70년대의 박정희 대통령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 그를 알리고, 박 전 대통령을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 10년(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간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바뀌었듯, 평가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 연극을 보면, 경제발전을 강조하면서 인권탄압 등은 다루지 않았다.
"60~70년대 당시를 살아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럴수밖에 없었다."

- 제작자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
"먼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지지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위업을 인정했기에 국민이 그녀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본다. 과반의 국민이 경제개발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과오 등을 모두 고려해 박근혜를 지지했다고 본다. 이는 곧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한강의 기적> 무대
▲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한강의 기적> 무대
ⓒ 정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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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공연은 최근 서강대학교 총장 선거에서 당선한 유기풍 총장도 관람했다. 공연이 끝난 오후 9시 15분께, 자리를 뜨는 유 총장과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 공연을 본 소감은?
"재미있게 봤다. 70학번인데,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 서강대는 작년 9월,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김제동 청춘콘서트를 불허했다. 이번 공연은 왜 허락을 했다.
"내가 결정한 사항이 아니다. 전임 총장이 결정한 사항인 거 같다. 김제동 청춘콘서트 관련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 앞으로도 교내에서 열리는 '정치적' 행사를 계속 불허할 방침인가.
"학교 관계자들의 입장을 잘 정리해 처리하겠다. 총장 독단으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 참모들과 의견 조율을 통해서 해당 사항들을 처리하겠다."

<한강의 기적>은 오는 24일까지 공연된다. 평일에는 오후 7시 30분 1회, 토요일에는 오후 3시, 6시 2회, 일요일에는 오후 3시 1회 공연된다.

박정희 대통령 사진첩 공연관계자는 사전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고 했다. 정가 58,000원, 판매가 50,000원
▲ 박정희 대통령 사진첩 공연관계자는 사전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고 했다. 정가 58,000원, 판매가 50,000원
ⓒ 정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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