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용하

고 박용하 ⓒ 요나엔터테인먼트


누구보다 강한 애증의 관계, 바로 스타와 매니저일 것이다. 스타의 성공과 추락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며 함께 걸어가는 매니저의 만행이 또 등장했다. 고 박용하의 매니저 이 아무개씨(32, 여)다.

고 박용하의 매니저 이씨는 2010년 6월 말 박용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일주일 후인 7월 일본의 한 은행에서 고인의 명의로 된 예금을 인출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려 한화 2억 4000여만 원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박용하 소속사 요나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유의 박용하 사진집 40권을 비롯해 총 2600여만 원 상당의 음반, 사진, 카메라 등을 가져 나온 혐의도 받고 있다. 박용하 사진집 40권은 무려 720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이헌상 부장검사)는 19일 박용하 명의의 예금청구서를 위조하여 예금을 인출하려 한 이씨에게 사문서 위조 및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예금을 빼돌리려 한 게 아니라 매니저로서 쓸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유품은 그간의 정을 생각해 소장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알려졌다.

진실은 밝혀질 테니 이씨의 혐의 부인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고인의 사망 소식을 알고 있던 당시 은행 직원이 예금지급을 거절하여 혐의에만 그칠 수 있었다고 하니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한류스타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고인의 이번 사건을 접하며 또 한명의 한류스타 이준기가 떠올랐다. 최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그는 "경제관념이 없을 때 매니저에게 돈을 맡겼는데, 몇 년 후에 보니 그 돈이 없었다"고 털어놨었다.

이준기는 "알고 보니 매니저가 자기 유흥비로 썼더라"라며 "돈을 잃은 건 나의 실수지만, 사람을 잃었다는 것에 상실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그는 "상실감과 배신감에 정체성에 혼라이 와 매일 술을 마셨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스타는 만들어진다고들 한다. 매니저는 그 숨은 조력자다. 일부 스타들은 그런 매니저들에게 차나 금품 등을 선물한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 생사를 함께 넘은 전우에 대한 답례인 것이다. 그렇다면 고 박용하의 매니저 이씨와 이준기의 매니저들은 그들의 스타로부터 답례를 받지 못해 스스로 답례한 것일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최근 매니저라는 직업군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매니저를 지망하는 청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스타의 답례를 위해 매니저가 되려고 하는가, 아니면 한 인간이 스타가 되어 가는 과정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싶은가? 든든한 조력자이자 전우로 존재하는 수많은 매니저, 더불어 매니지먼트 업계의 인력들이 사건사고들로 인해 폄하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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