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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여직원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관련 비방 댓글 의혹을 두고 "할 말은 해야겠다"며 경찰대를 떠나 스스로 사회에 '임용'한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 <뉴스앤조이>가 1월 16일 새해 첫 공개 인터뷰로 표 전 교수를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와 표창원 교수. ⓒ뉴스앤조이 이용필
 ▲ 국정원 여직원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관련 비방 댓글 의혹을 두고 "할 말은 해야겠다"며 경찰대를 떠나 스스로 사회에 '임용'한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 <뉴스앤조이>가 1월 16일 새해 첫 공개 인터뷰로 표 전 교수를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와 표창원 교수.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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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18대 대선과 함께 자유인이 되었다. 국정원 여직원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관련 비방 댓글 의혹을 두고 "할 말은 해야겠다"며 경찰대를 떠나 스스로 사회에 '임용'했다. 대선 이후에는 투표율 공약을 지키기 위해 강남, 광화문 등을 돌며 프리허그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가 지난 16일 새해 첫 공개 인터뷰로 표창원 교수를 만났다. 표 교수와 기독교의 공식적인 만남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표 교수는 지난해 4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며 시위한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무시한 처사"라며 일침을 가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이 그의 블로그에 벌떼처럼 달려들었고, 표 교수는 "전쟁과 다름없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표 교수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신앙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이해하고 보듬었다. 예수는 그들에게 던져진 돌들을 건져냈다.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신앙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이해하고 보듬었다. 예수는 그들에게 던져진 돌들을 건져냈다.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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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보수'라고 말하는 표창원 교수의 눈에 비친 보수 기독교는 어떤 모습일까. 김종희 <뉴스앤조이> 대표의 사회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표 교수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쏟아냈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인 방청객들도 질문하며 함께 참여했다. 인터뷰는 <뉴스앤조이>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 우선 기독교 신앙과 관련한 표 교수님의 세계관에 대해 묻고 싶다. 이명박 정부 들어 아동 성폭력 보도 기사가 유난히 늘어났다. 2007년 이전 100여 건이던 기사가 2008년 402건, 2009년 629건, 2010년 930건이나 된다. 언론이 공포심을 유발해 보수 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동 성범죄가 늘어나면서 범죄자의 징역 기간을 늘리자는 목소리와 함께 사형도 언급되고 있다. 얼마 전 교수님께서는 영화 <레 미제라블>을 통해 자신은 '회복적 정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기독교가 표방하는 정의와 맥을 같이한다.
"회복적 정의를 많이 소개하고 주장한다. 범죄에 있어서 '정의'는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다. 인류 초기 범죄에 대한 공동체의 대응 방식은 피해 당사자의 만족에 중심을 뒀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이 과정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치유하고, 나아가 그들이 속한 공동체를 회복시킨다. 이런 이유로 회복적 정의를 선호한다."

- 지난해 4월, 레이디 가가 공연을 두고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과 논쟁이 있었다. 그 사건을 통해 기독교를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전쟁이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무기가 전쟁에 등장하듯, 왜곡된 정보와 일방적인 신앙에 기댄 글들이 블로그에 숱하게 쏟아졌다. 그러나 논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체 기독교인 중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당신들이 기독교인들을 대표하는가'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부끄럽다'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왜곡된 정보에 함몰된 몇몇 사람의 생각이 바뀌기도 했지만, 개인 신앙과 신념의 변화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란 점도 알게 됐다."

- 대선을 앞두고 교수직을 벗어던진 배경에는 '십알단'의 영향도 있었을 텐데.
"처음 레이디 가가 사건 때 윤정훈 목사를 알게 됐다. 프로필을 보니 '목사'라고 돼 있었다. 나중에 그분이 새누리당 '십알단' 단장이라는 걸 알게 됐다. 화가 났다. 레이디 가가 사건 때 비이성적인 말들을 쏟아내던 사람이 새누리당 SNS 단장을 맡고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 게다가 '국정원녀 사건'이 터지자 '인권' 운운하며 여론을 호도했다. 잘못된 행위, 흑색선전과 비방으로 누군가의 입을 막으려는 태도가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인터뷰와 기고 등을 통해 뜻을 실현해 가는 중이다."

김종희 대표는 "표 교수의 종교에 대한 이해와 종교의 틀 안에 갇히지 않은 사고가 기독교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종희 대표는 "표 교수의 종교에 대한 이해와 종교의 틀 안에 갇히지 않은 사고가 기독교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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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람들이 상식적인 사회참여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약자를 위한 연대와 투쟁이 일어난다. 기독교인 또한 민주 시민이기 때문에 여기에 동참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 내에선 교회 밖의 일에 관심을 갖기보다 안에서만 어울리려는 분위기가 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 신앙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이해하고 보듬었다. 예수는 그들에게 던져진 돌들을 건져냈다. 약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세속의 문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끼쳐도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 정의가 짓밟히고 진실이 묻힐 때, 종교가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종교의 순수성으로 밝혀 주고 약자를 위해 싸워 달라. 그러나 세속적인 욕심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찬성하고 싶지 않다. 사적 이익을 위해 신앙을 이용하는 목회자가 있다. 장로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기도하거나, 더 큰 '성전'을 짓겠다며 교인을 선동하는 것은 신앙을 이용한 정치적인 행태다. 교회가 이런 허위와 거짓의 탈을 벗어던졌으면 좋겠다."

- 지금 기독교는 목회자 납세와 교회 세습 문제가 이슈다.

표 교수는 교회 내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일부 목회자에 대해 "목회자와 일반인을 따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 범죄자는 다 똑같다. 단지 목사라는 이유로 특수성을 적용하거나 교회에 숨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교회 내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일부 목회자에 대해 "목회자와 일반인을 따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 범죄자는 다 똑같다. 단지 목사라는 이유로 특수성을 적용하거나 교회에 숨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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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사회로부터 분리된 게 아니다. 일반 사회법과 관행대로 교회 구매·유지·이전·양도 등이 이뤄지고 있다. 세금 문제라고 해서 예외일 필요는 없다.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차원에서 과도한 세금을 매기려 한다면 막아야겠지만, 그 외 개인이나 사업체처럼 교회나 목회자가 수입과 지출 행위를 한다면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교회 세습도 그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개척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부친의 뜻을 제대로 이어 가기 위해 세습하는 것을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교회 재산을 개인의 소유로 인식하고, 남에게 뺏기기 싫어서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은 비기독교적이다. 이러한 세습은 교계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뤄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인터뷰 도중 간간이 방청객들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 방청객은 교회에서 종종 발생하는 목회자의 범죄에 대한 표 교수의 입장을 물었다.

"목회자와 일반인을 따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 범죄자는 다 똑같다. 단지 목사라는 이유로 특수성을 적용하거나 교회에 숨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7시에 시작한 인터뷰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김종희 대표는 "기독교인은 기독교적 테두리 안에서만 생각하려고 한다. 표 교수의 종교에 대한 이해와 종교의 틀 안에 갇히지 않은 사고가 기독교 안에서 활동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표 교수는 교계에서 국정원사건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반가워했다.

"제가 했던 노력이 여러분에게 자극을 주어 보람을 느꼈다. 누군가 소리를 내고 메아리가 울릴 때, 동시대적인 공감대와 긍정적인 사고가 형성되는 것 같다." 

공개 인터뷰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사람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공개 인터뷰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사람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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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표창원, #뉴스앤조이, #기독교,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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