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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노조가 14일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
 한진중공업노조가 14일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
ⓒ 한진중공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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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인 한진중공업노조가 한진중공업 사측에 158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손배소)을 노사협의로 해결하자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노조는 가장 문제가 된 손배소를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손배청구 등 현안문제를 해결하겠다"며 "2013년 임금·단협 단체교섭을 진행함과 동시에 노사간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합리적인 해결점을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기업 성향을 보이는 한진중공업노조는 그동안 자살한 최강서씨가 소속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노-노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현재 교섭권을 쥐고 있는 한진중공업노조가 사태 해결의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진행 상황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진중공업 사측은 3차례에 걸친 한진중공업지회와 최강서열사대책위의 교섭 요구에는 "지회가 교섭권이 없고 교섭사항이 아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거절한 바 있다.

노조는 14일 배포한 성명서에서 "교섭 대표 노동조합 지위에 있는 저희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노사 간 현안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던 점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 되지 못할 것"이라며 "유족분들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면서 비롯 늦었지만 열사가 제기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태 해결을 위해 노조는 한진중공업지회에 공동대표단 구성을 요청했다. 공동대표단이 꾸려질 경우 노조는 사측과 "손배소 문제를 노사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에 우선 합의하는 절차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노조는 향후 장례 절차에는 별도 분향소 설치와 운영, 장례위원회 공동 구성, 추모사업 추진에 관한 공동협의를 지회에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정치권과 외부단체의 개입에 의한 해결방식은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다"며 현 사태의 책임을 외부세력으로 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외부세력의 개입을 경계하는 이 같은 입장은 사측이 그동안 밝혀오던 입장과 동일하다.

노조는 "지난 크레인 농성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정치권과 외부단체에 의한 노사문제 개입이 영도조선소와 지역사회를 얼마나 황폐화시켰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현안 문제를 정치적으로 쟁점화 하여 해결하려는 일체의 정치 투쟁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진중공업노조의 성명서 발표에 한진중공업지회 측은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유장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교선부장은 "공식 요청을 받은 바가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 부장은 "정식요청이 오면 논의는 하겠지만, 기업노조가 외부세력에게 책임을 돌리는 등 사측과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을 볼 때는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최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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