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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최근 선거에서 5연패 했어요. 총선 2번, 대선 2번 그리고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낙선했으니 그것도 이겼다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평가 하나 제대로 안 했다는 겁니다." - 신경민 의원

"지난 대선은 연합군으로 치른 선거였습니다. 연합군의 총사령관은 당연히 민주당이죠. 민주당이 '올인'한 선거였나 자성해야 해요. 말로만 혁신, 혁신…. 혁신을 위한 근육, 키워야 합니다." - 은수미 의원

"이번 대선은 지려고 노력했어도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 내가 가장 창피하게 생각한 게, 어느 장관이 의원회관에 갔더니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분도 없는데 민주당은 다 있더라. 안철수 단일화 될 때까지 아무도 안 움직였다. 감나무 밑에 드러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는데 결국 그 감이 옆으로 떨어졌지. 우린 귀족 야당이 됐다." - 박지원 의원

은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답지 않게 겁이 많다"며 "민주당이 제대로 된 대선평가를 못하는 이유에는 당의 분란으로 보이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의원이나 특정집단이 힘을 잃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은수미 민주당 의원 은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답지 않게 겁이 많다"며 "민주당이 제대로 된 대선평가를 못하는 이유에는 당의 분란으로 보이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의원이나 특정집단이 힘을 잃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이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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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는 9일, 신년특집으로 국회 의원회관을 돌았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 지난 대선에서 왜 졌는지 그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지요. 신경민, 은수미, 박지원, 정청래, 배재정, 김기식, 윤관석, 이목희 의원 모두의 입을 통해 대선패배 그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우선 가장 놀라운 사실은 '평가도 안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난해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됐던 양대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4월 총선, 12월 대선. 특히 지난해 대선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치와 비전을 세우자는 취지로 학계와 시민운동 등이 '2013년 체제'라는 레테르까지 붙였던 선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민주진보진영에서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제기된 이슈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5년 전부터 의미 부여를 하고 준비했어야 할 양대 선거에서 민주당은 모두 졌습니다. 신경민 의원에 따르면, 그 양대 선거는 물론 지방선거, 그 전 총선 등에서도 모두 패배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평가서 한 장 제대로 남겨놓지 않은 채 이번 대선을 뛴 것입니다.

배재정 의원의 말대로 정말 민주당은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었던 정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밖에서 국민들은 이번 대선이 노동자 서민의 목숨이 달린 선거라고 그토록 외쳤건만, 정작 의원들을 만나보니 '민주당 사람들'은 그런 생각이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또 배 의원의 말대로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에 맞는 정당 조직을 갖추고 이번 선거를 뛴 것인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정당이 정당으로서의 사명에 충실했던 선거였나, 정당 조직이 정당의 꼴을 갖고 뛴 선거였나 다시 되돌아볼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청래 의원의 말처럼 이번 대선은 "후보 문재인이 진 선거라기보다 정당 민주당이 패배한 선거였다"는 지적이 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에 당을 바꿀 체력은 있을까

김기식 의원은 "17년간 몸담았던 참여연대보다 민주당 조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당원 구성원으로만 보면 70년대 김대중 당의 구조가 그대로"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습니다다. 새로운 성격의 당원이 형성되지 않는 이유를 꼼꼼히 따져볼 일입니다.

김 의원은 "비대위원장 선출을 보면 구조적 문제가 보인다"며 "계파정치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고 486의원들도 이 구조를 돌파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의원은 "지금은 7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와 민주당 개혁한 것보다 더 좋은 조건이 형성됐으니 지금이야말로 당을 확 바꿀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당을 바꿀 체력이 부족한 것일까요? 486의원들은 결국 '혁신비대위'조차도 만들지 못했으니, 그 자체로 무엇을 할 수 있나 묻지 않을 수 없군요.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대선패배의 원인에 대해 "민주당이 절실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48% 유권자들이 들고 일어날 일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에 비해 "절실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사실이라면 도대체 왜 민주통합당만 절실하지 않았을까요.

다시 한 번 1 : 99의 사회에서 99의 국민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선거였는데, 왜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절실함이 부족했던 선거였는지 궁금했습니다. 문제는 그보다 더 심각한 진단이 이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윤 의원은 "여기가 바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계속 떨어지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4년 박근혜 정부에 대한 협조 분위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그야말로 진짜 바닥"이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길 수 없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 의원의 얘기를 계속 들어보실까요?

윤 의원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민주당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엔 127석의 국회 의석이 있고, 각종 현안에 대해 야당의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며 이런 노력만이 민주당을 살려낼 것"이라고 말이지요.

이목희 의원의 얘기도 들어볼까요? 그는 "이번 대선 구도의 문제가 컸다"며 "보수정당이 좌클릭 해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보수정당을 찍지만 진보정당이 우클릭 하면 그 지지자들은 기권하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마다 의견과 입장은 조금씩 달랐지만 일관된 한 가지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작은 시민단체들도 하나의 사업이 끝나면 평가하고 반성하며 어떻게 새롭게 출발할까 고민하는데 제1야당인 민주당은 그렇게 큰 역사적 의미가 부여된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해놓고도 평가조차 제대로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날 8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오연호 대표기자는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 127명이 각각 자신이 생각하는 대선패배 발제문을 써보자. 패인 분석을 정확히 해야 다음번 선거에서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오마이TV와 만난 의원들은 모두 스스로 평가보고서를 쓰고 있거나 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오는 24일 민주당 의원들이 스스로 해보는 대선 평가의 날이 예정돼 있다고 합니다.

의원들이 스스로 쓰는 평가보고서. 시민들이 127명의 발제문을 함께 보면서 누가 정확하고 분명하게 분석했는지 평가해보고 그 자료를 토대로 2016년 총선 때 당선운동과 낙선운동 자료로 쓰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태그:#민주당, #혁신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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