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 멋진 연기로 은반 위를 수놓았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 멋진 연기로 은반 위를 수놓았다. ⓒ 곽진성


아름다운 스케이팅이었다. 6일, 피겨 퀸 김연아 선수(23·대한민국 피겨국가대표)는 목동아이스링크를 가득 메운 5000여 명의 팬들 앞에서 오래도록 회고될 멋진 연기룰 선보였다. 7번의 고난도 점프 과제, 현란한 스텝과 스핀이 어우러진 4분 10여 초의 '은반 예술'은 팬들은 물론 평가하는 심판의 눈마저 사로잡았다.

피겨 퀸 김연아 선수는 제67회 전국 남녀 피겨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이날 보여준 기량은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완벽한 모습이었다. 김연아는 종합점수 210.77점(쇼트 64.97점·프리 145.80점)을 기록하며 대회 우승은 물론, 2012-2013 시즌 세계 피겨 여자싱글 종목에서 마의 벽이라 일컬어지는 210점대를 돌파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2013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경쟁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아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었다. 국내 출전대회를 해피엔딩으로 끝마친 김연아 선수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3 세계 피겨선수권 우승에 대한 목표를 드러냈다.

"준비한대로 한다면 세계선수권 우승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겨 퀸의 <레 미제라블>.... '도전하면 이뤄지리'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 환상적인 연기.

김연아의 레 미제라블. 환상적인 연기. ⓒ 곽진성


프리스케이팅 점수. 145.80점(기술점수 70.79점·예술점수 75.01점).

이날,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레 미제라블> 연기는 장내 5천여 팬을 기립하게 만드는 무결점 연기였다. 첫 점프 트리플럿츠(3Lz)+트리플토룹(3T) 콤비네이션을 비롯해, 이어진 7번의 점프 모두 훌륭했다.

김연아 선수가 선 보인 각 점프들의 순도 역시 높았다. 가산점 0.70점~ 1.40점까지 붙을 정도로 훌륭한 점프 수행과정은 '점프 교과서'라는 자신의 별명에 잘 어울렸다.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스케이팅, 레 미제라블.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스케이팅, 레 미제라블. ⓒ 곽진성


지난 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터라 6일의 완벽 스케이팅은 한편의 반전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다. 경기전 김연아 선수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적잖았다. 쇼트 프로그램의 활주 실수와 당일 윔업 때의 점프 실수, 경기 시작을 앞두고 몰입을 방해한 카메라 플래시는 선수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할 법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음악의 시작과 함께 특유의 집중력으로 연기에 몰입했다. 몰입을 방해했던 요소들은 연기의 진행에서 말끔히 잊혀진 듯했다. 김연아 선수는 전체 연기의 흐름을 좌우할 첫번째 고난이도 트리플 점프 콤비네이션(3Lz+3T)를 자신감 있게 수행했다. 높은 배점(10.10점) 점프의 깔끔한  성공 속에 가산점도 1.40점이나 따라붙었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레 미제라블 연기.은반을 수놓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레 미제라블 연기.은반을 수놓다 ⓒ 곽진성


이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3F) 점프와 트리플 살코(3S)도 가산점이 1점 넘게 따르는 성공을 거뒀다. 앞선 3번의 점프 성공과 마찬가지로 뒤이은 네 번의 점프[3LZ(럿츠), 2A(악셀)+2T(토룹)+2LO(룹), 3S(살코)+2T(토룹), 2A(악셀)] 역시 흠 잡을 데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계속되는 성공 속에, 김연아는 어느 순간 클린 연기를 예감한 듯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도전하면 이뤄진다'는 오랜 격언처럼, 멋진 무결점 연기로 연기를 끝마쳤다. 이날 김연아 선수가 받은 프리 스케이팅 점수는 145.80점. 합산점수는 210.77점에 달했다.

올림픽 이후, 세계 피겨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점수였지만 이날 피겨퀸의 연기는 그럴 점수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전진하는 김연아, 제2의 도전을 발표한 이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대한민국 피겨퀸은 2010 올림픽 시즌의 자신처럼, 아니 그 이상의 자신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준비한대로 한다면 세계선수권 우승, 큰 무리없다" 

 시상식에 선 김연아 선수, 왼쪽에는 박소연, 오른쪽은 최다빈 선수.

시상식에 선 김연아 선수, 왼쪽에는 박소연, 오른쪽은 최다빈 선수. ⓒ 곽진성


시상식 후, 김연아 선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상태로 꾸준히 준비한다면 세계선수권 우승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보완할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 번의 대회를 치르면서 배운 점과 보완할 점을 찾았습니다. 스핀 수행을 끝까지 하지 못해 NRW트로피 당시 레벨이 떨어졌습니다. 계속 경기를 치르면서 보완하고, 실전에서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2013 세계 피겨선수권, 나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도전 목표 과정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국내대회. 김연아 선수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피겨 팬들을 향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성원을 받고 뛰다 보니 마지막에 스핀을 잘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었어요.(웃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국내 대회에서 팬들 앞에 좋은 연기를 보인 것 같아 기쁩니다."

국내 대회를 무결점 연기로 끝 마친 김연아는 이제 2013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를 향해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3월 11일부터 진행되는 세계 피겨 스케이팅의 축제에서 힘차게 비상할 피겨퀸 김연아의 도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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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피겨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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