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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회가 2012년도 회기 종료 시점까지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한 채 자동 산회되면서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전국 최초로 성남시가 준예산을 편성, 집행하는 상황에 처했다.

성남시의회는 12월 31일 제191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2013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안건들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오전에 정회된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속개조차 못한 채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으로 산회했다.

성남시의회 제191회 임시회 본회의가 12월 31일 개회했으나 1시간여만에 정회한 이후 속개하지 못한 채로 자동 산회되면서 2013년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성남시의회 제191회 임시회 본회의가 12월 31일 개회했으나 1시간여만에 정회한 이후 속개하지 못한 채로 자동 산회되면서 2013년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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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도시개발공사 안건 처리를 촉구하며 새누리당대표의원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대장동 주민들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안건 처리를 촉구하며 새누리당대표의원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대장동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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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예산은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예산안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년도 예산에 준해 법정 및 계속 사업 등을 제외한 예산 집행이 제한되는 것으로 국회에서는 예산처리 난항 과정에서 종종 언급됐지만 지자체에서 적용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앞서 성남시의회는 제6대 시의회가 출범한 2010년과 2011년에도 회기 마지막 날 자정에 임박해서야 예산안을 처리해 준예산 사태 직전까지 갔던 사례가 있다.

준예산에 따라 성남시는 공공근로 사업비, 보훈명예수당, 무상급식 지원, 임대주택 공동전기료 보조금, 사회단체보조금 등 1440여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파행의 원인은 전체의석 34석 중 18석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재적의원의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결정하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의안 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론으로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설립 등에 반대해 온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개회된 본회의에서 2011년도 세입·세출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 2012년도 제3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 상임위원회 운영결과 보고에 앞선 11시 20분께 정회를 요청한 뒤 계속 민주통합당과 신경전을 벌였다.

한 주민이 이영희 대표의원실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직원들이 이를 막고 있다.
 한 주민이 이영희 대표의원실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직원들이 이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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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성남시의회 최윤길 의장
 대장동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성남시의회 최윤길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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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장동 주민 50여명이 개발을 촉구하면서 오전 내내 2층 본회의장 입구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오후에는 새누리당 대표의원실 앞 복도를 점거해 본회의 속개가 점차 난항 속으로 빠져들었다.

주민들은 수년째 개발이 가로막혀 생사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면서 성남시의회가 조속히 도시개발공사 설립안건을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등원하지 않고 있는 것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영희 대표의원실 방문을 발로 수차례 걷어차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 줄 것을 요구해 주민들이 3층 방청석으로 물러났지만 등원을 하지 않자 다시 내려와서 항의를 이어갔다. 최윤길 의장은 양측을 오가면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지만 그러는 사이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말았다.

민주통합당 시의원들, "준예산 사태 막지 못해 시민들께 죄송합니다"
 민주통합당 시의원들, "준예산 사태 막지 못해 시민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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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협의회는 자동 산회된 직후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준예산 체제에 대해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상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게 된 것은 오로지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익만 추구하는 오만의 정치에서 비롯된 것이며 막판에 양당이 대화로 합의한 협상안을 뒤집은 민주통합당에 모든 책임이 있다"면서 "다수당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정치적 계산을 노린 이재명 집행부와 민주당의 협상안 파기가 준예산 사태를 초래했다"며 이 시장과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산회 직후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예산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막지 못했다"며 "새해에 새누리당 의원들과 빠른 시일 내에 의견을 모아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성남뉴스넷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성남시, #성남시의회, #이재명, #최윤길,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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