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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가 열리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많은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가 열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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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의 총력 대결 양상을 띠었던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얻은 총 득표수는 1469만2632표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얻은 표(1201만4277만표)보다 약 260만 표 정도 많았다. 당시 권영길 후보가 득표했던 약 100만 표(95만7148표)를 감안해도 약 160만 표 정도 더 득표한 것이다.

하지만 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2002년 이회창 후보와 2007년 이명박 후보가 얻은 표(약 1140만 표)보다 약 430만 표 정도 더 득표했기 때문이다(1577만3128표). 총 유권자수 증가와 높은 투표율에 따른 투표자수 증가를 감안하더라도 박 후보가 과거 보수 후보보다 추가로 얻는 표의 수는 매우 많다.

그동안 정치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숨은 표'를 이야기할 때는 야권 성향이 높다는 분석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으로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결과적으로 놓고 볼 때 이번 대선에서 숨은 표는 여권-보수표였다.

'여론조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방송 3사 출구조사는 박 후보의 우세를 예측하기는 했지만 두 후보의 격차가 오차 범위 안인 1.2%p였다. 그러면 약 36만표 차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약 100만 표(3.5%p) 격차였다. 예상보다 박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이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 mbc

지역별로 보면 경기, 인천, 대전, 충남·세종에서 출구조사는 문 후보가 우세하다고 봤지만 결과는 박 후보가 앞섰다. 경기는 출구조사에서 박 48.8%-문 50.9%였지만, 결과는 박 50.4%-문 49.2%였다. 인천도 출구조사 박 49.0%-문 50.6%, 결과는 박 51.6%-문 48.0%였다. 대전 출구조사 박 49.5%-문 50.0%, 결과 박 50.0%-문 49.7%, 충남·세종 출구조사 박 45.8%-문 54.0%, 결과 박 56.2%-문 42.9%였다. 이런 현상은 당선자 예측이 빗나갔던 <오마이뉴스>와 YTN의 예측조사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아직 선관위의 공식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로 추정하면 이번 대선에서 연령대별 투표율은 50대가 매우 높았다. 20대 65.2%, 30대 72.5%, 40대 78.7%, 50대 89.9%, 60대 이상 78.8%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증가했지만, 50대 투표율 89.9%는 10명 중 9명이 투표했다는 놀라운 수치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62.4%로 60대 이상(68.6%)보다 낮았다. 50대의 박 후보 지지도는 62.5%로 문 후보 37.4%보다 크게 앞섰다.

오차범위 안 박빙으로 자정 무렵까지 가봐야 알 것 같았던 당선자 윤곽은 오후 8~9시쯤 비교적 일찍 드러났다. 이제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해석할 때는 '숨은 야권표'가 아니라 '50대·수도권 숨은 여권-보수표'를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그:#대선, #출구조사,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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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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