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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축하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축하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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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선거의 여왕'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자신의 마지막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의 5년 끝에 거둔 승리였다.

박 후보의 물리적인 승리요인은 먼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 다음, 여권의 2인자로서 5년 내내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이 5년 동안 당 내에 박 후보 말고 다른 '차기 대선 후보'가 거론될 수 없게 만들면서 일찌감치 대선 승리를 위한 길을 다질 수 있었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며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도운 인사들은 5년이 아니라 '15년'을 얘기했다. 박 후보가 국회에 입성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15년 동안 꾸준히 국민에게 노출되고 존재감을 가져왔던 게 결국 대선 승리의 근원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정현 선대위 공보단장은 "15년 동안 충분히 검증된 사람이란 게 박 후보가 각종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며 "박근혜라는 인물에 대해 '위기에 강하다'는 긍정적인 평가이든, '고집이 강하다'는 부정적인 평가이든 각종 평가들이 있지만, 박 후보의 15년 정치 역정 동안 취해 온 행동을 보자면 그게 다 소신과 원칙에 의한 것이었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며 "네거티브 공세가 많았지만 그런 사례들로 설명을 하면 충분히 해명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세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역시 사람 아니겠느냐"며 "선거 과정에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결국 박근혜라는 사람으로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의 인성과 국민적인 인기로 모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안정감, 민생정치로 일관... MB와의 차별화로 정권심판론 넘어"

여기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 딸 '영애' 시절부터 얻어왔던 인기와 '흉탄에 부모를 여읜' 개인사에 대한 동정심과 애착도 승리 요인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거의 어디서나 "불쌍한 박근혜, 이번에는 꼭 도와줘야지"라는 노년층 유권자들의 다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같은 박 후보의 인기는 새누리당이 큰 위기를 맞았던 2004년 총선과 4·11 총선에서 박 후보의 구원자로 역할할 수 있게 한 원동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새누리당을 살려냈던 그 인기가 이번에는 박 후보 자신의 대선 승리로 이어졌다는 것.

박 후보 개인적인 성향은 선거전략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신동철 부소장은 "준비된 여성후보라는 것, 안정감이 잘 어필된 것 같다"며 "박 후보가 일관되게 민생을 이야기한 것이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야권이 '보편적 복지'를 외치면서 다소 이념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선거캠페인을 벌였다면, 박 후보는 '민생 우선'을 항상 강조한 게 서민들의 표심을 끌어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 부소장은 또 박 후보가 일찌감치 '세종시 백지화' 등에 반대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온 것도 장기적인 선거 전략의 주요 성공 포인트로 꼽았다. 이런 차별화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도 정권교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는 것.

그는 "정권교체 열망은 높았지만, 그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들 중에도 박 후보 지지자가 약 10%포인트 넘게 포함이 돼 있었다"며 "민주당이 이 부분을 간과한 게 전략 실패로 이어진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야권 단일화 시너지 못 내... 이정희가 노년층 결집"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뤄진 19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당선이 확정적인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지지자가 박 후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나와 감격해 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뤄진 19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당선이 확정적인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지지자가 박 후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나와 감격해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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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 19일 밤 여의도 당사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된 19일 밤 여의도 당사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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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부요인도 컸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시기도 늦었고 모양도 '역전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충분히 못했다는 것.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와 이정희가 문제였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가 안 나왔더라면 이번 선거는 일찌감치 문재인 대 박근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졌을 것인데, 안철수가 나타나 3자 구도가 되면서 선거판을 흐트러놨다"며 "안철수가 아니었으면 문재인이 일찌감치 자신의 기량을 펼치면서 박근혜를 위협했을 텐데, 단일화를 추진하는 내내 안철수만 바라봤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안철수가 단일화 후보였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야권의 단일화가 중도층 공략에 한계를 보여 시너지를 못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의TV토론 내용을 '보수결집'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이 후보가 '남쪽 정부'라는 말을 쓴 것도 컸다"고 했다. 이 전 후보가 TV토론에서 박 후보의 과거사를 언급하며 몰아붙인 게 역으로 박 후보에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노년층의 결집을 가져왔고, 거기에 이른바 '종북 견제' 심리를 확산시켜 야권의 표를 갉아먹은 것도 박 후보의 승리 요인이라는 얘기다.


태그:#박근혜, #승리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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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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