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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오페라 갤러리 전속 작가, 이동욱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갤러리의 전속 작가가 된 사람이 있다. 오페라 갤러리는 파리에 본사를 두고 뉴욕, 런던, 서울, 제네바, 홍콩, 싱가폴 등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갤러리 네트워크인데, 한국인 최초 전속 작가의 영광을 거머쥐게 된 사람은 바로 '풍선 그리는 화가'인 이동욱이다.

충남대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하루 하루 불안한 현실 속에 불확실한 미래를 그리며 살아가야 했던 그는, 어느 날 작업실에서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며 '빨간 풍선'이 떠오르는 환영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그는 풍선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대관을 할 만한 돈이 없어 '스튜디오 유닛'이라는 인터넷 갤러리에서 본인의 작품을 전시하던 차, 오페라 갤러리의 질 시앙 대표가 그의 그림을 유심히 보고 전속 작가 계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색색의 풍선들과 대비되는, 사라져가는 뉴욕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현실에서 보이는 '양립할 수 없는 공존'을 표현했다.
▲ 풍선풍경-뉴욕 알록달록한 색색의 풍선들과 대비되는, 사라져가는 뉴욕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현실에서 보이는 '양립할 수 없는 공존'을 표현했다.
ⓒ 이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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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통해 표현하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의 공존' 

필자 역시 이동욱의 풍선 그림을 처음 보던 순간 왠지 모르는 이끌림을 느끼게 되었다. 그림의 대부분을 가득 메운 풍선들,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비극적인 현실의 표현을 보고는, 어쩌면 그가 그린 그림처럼 우리의 삶 역시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의 공존'으로 가득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풍선'이라는 소재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형태가 되기 위해서 인간이 기체를 주입하는 동안, 풍선은 팽팽해지며 긴장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긴장이 더해질수록 풍선은 더욱 보기 좋은 형태가 되어 간다.

이동욱이 풍선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들 역시, 풍선의 존재 자체가 가진 '모순'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 현실의 부조리와 참담함이었다. 또한 풍선은 금방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현실의 그러한 비극들이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도 그의 작품들에 나타나 있다.

숭례문 화재 사건 당시의 화염을 풍선으로 표현해, 현실의 비극이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났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을 보여준다.
▲ 숭례문 풍선 사건 숭례문 화재 사건 당시의 화염을 풍선으로 표현해, 현실의 비극이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났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을 보여준다.
ⓒ 이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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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풍경 시리즈'가 그의 대표적인 연작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 '풍선 풍경-뉴욕', '풍선 풍경-북극', '풍선 고픈 아이', '숭례문 풍선 사건' 등을 통해 그는 현실의 참담함과 풍선의 아름다움을 대비시켜 표현한다. 그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풍선들과, 그와 대비되는 현실의 모습은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주위에 본인을 도와줄 만한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가정 환경이 넉넉한 편도 아니었던 이동욱. 그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풍선을 그리며 스스로의 불안함을 달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그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공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태그:#이동욱,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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