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준비된 여성대통령, 신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근혜! 박근혜! 박근혜!"를 외치고 있다.
 1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준비된 여성대통령, 신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근혜! 박근혜! 박근혜!"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최근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합의하고 다투고 토라지는 것을 보면서 닭싸움 수준으로 밖에 안 보인다."

이정현 공보단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그는 중앙선대위 회의 직후 당사 기자실로 내려와 극적으로 단일화 협상을 재개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성토했다.

무엇보다 그는 단일화 협상 재개 물꼬를 튼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를 두고 "코끼리가 병아리 품에 안긴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선 한달 전까지 후보를 낼지 말지 결정도 못하는 헌정 이래 가장 못난 정당"이라며 "국회의원 1석을 가진 안철수 후보의 요구에 127석의 민주당 지도부가 와해되는 것을 보면서 코끼리가 병아리 품에 안겨 고분고분하는 격이라 느꼈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는 정리해고만 존재하고 정년퇴임이 없다, 이 사람들이 임기를 채우는 꼴을 못 봤다"며 "민주당 지도부 경선은 뽑아놓으면 다 해체되는 부도수표보다 쓸모가 없는 휴짓조각이다, 현재 대선후보도 부도수표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 공보단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바로 브리핑 직전 열린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 분위기를 요약한 것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극적으로 재개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에 난타를 가했다. 공개발언 40분 동안 서로 번갈아가며 야권단일화를 목소리 높여 비난했다.

조중동 든 김무성 "국민 판단 흐려놓는 악행이 전개될 것"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를 다룬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 1면을 차례로 보여주며, 후보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를 다룬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 1면을 차례로 보여주며, 후보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자 조간신문 1면 등을 들어보이며 "언론의 모든 지면이 단일화 쇼로 보도되는 전례 없는 혼란과 함께 국민의 판단을 흐려놓는 악행이 전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예로 든 건 "D-30, 가장 캄캄한 대선"이라고 제목을 뽑은 <조선일보>, "대선 한달 남기고, 단일화 협상 다시 시작"이라고 제목을 뽑은 <동아일보>, "이해찬 퇴진... 문·안 '단일화 협상 재개'"로 제목을 뽑은 <중앙일보> 등 세 신문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며 문재인-안철수 '갈라치기'에 나섰다.

김 본부장은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가 안 후보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떤 양보를 해도 문 후보가 이긴다는 자신감의 발로"라며 "이제 야권단일후보는 문 후보로 정해지는 수순만 남았다고 보고 이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의 구태정치에 대응해 새 정치를 선도할 박근혜 후보의 정권창출은 정치교체이자 세대교체이며 리더십 교체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박 후보는 분열과 대립의 정치에서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만들어내고 부패한 하드파워 리더십에서 섬세하고 깨끗한 소프트파워 리더십으로 교체를 이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주 "한 명의 지식인으로서 요구한다, 안철수 용퇴하라"

합당 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이인제 위원장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합당 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한 이인제 위원장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의 용퇴를 요구했다. 그는 "한 일간지 기사에서 이번 대선은 헌정사 처음으로 있는 가장 깜깜한 대선이라고 했는데 누구 책임인지 잘 알고 있다"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이 나라의 미래를 진정 위한다면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용퇴하지 않으면 본인의 순수한 (정치 참여) 동기를 훼손하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며 "학자의 양심과 본인의 진심을 지키고 싶다면 정치 공부를 더 하고 5년 후에 나와야 한다, 구태하고 혼탁한 정당과 권력 나눠먹기를 하면서 국민을 실망시키는 안 후보의 모습을 한 명의 지식인으로서 안타깝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단일화 이벤트로 후보 검증은 물론, 나라를 위한 진지한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지난 주 당대회를 통해 10년간 중국을 이끌 차기 지도자 시진핑, 리건창을 선출했는데 이들은 5년 전 내정돼 그동안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는 기간을 거쳤다"며 "우리는 말만 민주주의지 일당 지배체제인 중국보다도 제도적인 면에서 너무 낙후돼 있다는 자괴감이 든다, 야권의 두 후보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 합당으로 합류한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은 "두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정치혁신이란 명분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몇 마디의 말, 종이 한 장의 합의로 될 일이었다면 정치혁신은 옛날에 됐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두고 "민주통합당은 여러 달 동안 국민 앞에서 지도부를 구성해놓고 하루 아침에 다 붕괴됐다"며 "이것이 이 어려운 나라를 이끌고 갈 정치세력인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자기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재철 "문재인-안철수 TV토론 공중파 3사 생중계하면 안 돼"

심재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이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문재인-안철수 양 후보 간의 토론회를 사전 견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단일화를 위한 방법으로 TV토론이 거론되고 있는데 혹시라도 KBS·MBC·SBS 공중파 3사는 이들의 토론을 생중계 해선 안 된다"며 "방송 중립성 측면에서 극히 미묘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단일화 국면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것을 경계한 주장이었다.

그는 "후보가 되기 위한 과정의 일부를 뉴스 시간에 생중계할 수는 있지만 토론 전 과정을 생중계한다는 건 방송 역사에도 없었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면서 "토론회가 생중계된다면 최종후보가 될 사람에게 홍보시간 90분을 주는 셈이다, 불공정·불균형 방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19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대선을 30일 앞두고 당의 전투태세를 다지는 독려도 이어졌다. 회의 참석자 대부분이 점퍼나 넥타이, 목도리 등으로 새누리당 상징색인 빨간색을 걸쳤고, 회의 시작 전 김상민 청년본부장의 주도로 "준비된 여성대통령, 신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근혜"라고 구호도 외쳤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제 남은 것은 박근혜 국정비전을 국민께 소상히 홍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변화를 책임질 지도자가 박근혜라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한다"며 "지역에선 당협위원장, 국회의원, 기초·광역의회 의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원들의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활동을 몇 배 더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서 사무총장은 "모든 일에는 공과 과가 분명해야 한다, 이 같은 활동이 제대로 점검되고 데이터 돼 당내외 당직 활동에 적극 반영될 수 있는 자료로 삼을 수 있다는 말을 분명히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전국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지역 대선활동 공천 반영'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었다. 이는 기초·광역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천명한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공약'을 뒤집는 발언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일었다.

한편,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박 후보와 갈등을 빚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태그:#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 #김무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