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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서스7과 아이패드 미니 출시에 따라 7인치와 10인치 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블릿을 고민하는 분들은 이 두 가지 사이즈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두 사이즈에 대한 나름의 단상을 적어본다.

7인치

전자책 단말기가 나왔을 때, 아니 정확히는 '킨들'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킨들은 2000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으면서 200g밖에 되지 않는 혁신적인 기기였다. 사람들은 대체로 전공 서적을 잠자리에서 누워서 들고 보기가 어렵고, 노인이나 여성들은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며 읽지 못했었다. 물론 가독성이나 와이파이를 통한 구독신문의 자동 다운로드 같은 기능도 중요했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킨들의 기술적 핵심은 한 손으로 누워서도 볼 수 있는 '7인치 200g의 마술'의 승리라고 본다.

10인치

킨들의 가장 큰 단점은 pdf 파일 읽기였다. pdf는 전자책 단말기에서 화면 비율이 일치하지 않으면 활자가 왜곡되었다. 속도도 문제였지만, 가장 많이 쓰는 pdf 포멧을 제대로 읽기 어려운 것은 킨들의 최대 단점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9인치가 넘는 DX 버전을 내놓았다.

당연히 사이즈가 커졌고 중량도 늘어났고 가격도 비싸졌다.(지금도 400불 정도) 이에 반해 스티브잡스가 키노트에서 소파에 앉아서 가지고 놀 듯 시연한 아이패드는 pdf를 보기에도 가장 이상적인 도구였다. 본인이 아이패드를 사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가 2단 논문의 pdf를 왜곡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다시, 7인치

킨들 DX도 그렇고 아이패드도 그렇고 10인치의 가장 큰 단점은 휴대성이다. 물론 노트북과 견주어 본다면 당연히 아이패드는 엄청난 툴이겠지만, 킨들과 같은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볼 때 아이패드의 10인치라는 사이즈와 600g에 가까운 무게는 지속적인 불만 요소가 되었다. (대체로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보는 사용자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전자책과 넷북을 아우르는 콘셉트의 태블릿PC는 10인치 유니크 사양으로 최적화되지 못할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아마존은 이미 7인치 태블릿 시장이 열릴 것을 짐작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킨들파이어는 그런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한 셈이다. 예상대로 넥서스7과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됐고, 포지셔닝에 맞게 태블릿PC는 중량을 300g대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는 전자책 단말기의 장점(7인치 200g의 마술)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본다.

10인치 vs. 7인치

별 고민 없이 태블릿PC를 고르는 이들에게 10인치와 7인치는 목적과 기능이 비교적 확실히 구별되는 사이즈라고 말하고 싶다. 발터 벤야민의 입을 빌려 말한다면, 동일한 예술작품을 7인치로 출력해서 보면 10인치로 보는 것과는 다른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두 작품은 같지만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10인치와 7인치는 오버랩되지 않는 포지셔닝이 존재한다. 7인치는 '전자책 단말기의 아우라'를 입고 있다. 침대에서 혹은 해변 의자에 기대에 한 손으로 독서를 즐기고 싶어하는 로망의 반영이다. 반면 10인치는 '넷북의 아우라'를 입고 있다. 이는 왜곡없는 화면과 오피스군에서의 문서작업 등을 전제한다. 내가 정의하기로 7인치는 읽기도구(reading tool)이고 10인치는 쓰기도구(writing tool)인 셈이다. 만일 당신이 사이즈를 고민한다면 이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단, 이제 킨들 DX는 제외시켜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점점 킨들과 국내 크레마같은 전자책 단말기는 그 입지가 위태로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 잉크는 가독성이나 배터리 시간 등 몇몇 측면에서 뛰어나지만 점점 LCD, LED 등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전자 잉크를 사용하는 단말기는 확장성이 없기 때문이다.

7인치 300g의 태블릿과 7인치 200g의 전자책 단말기의 싸움에서 나는 전자책 단말기가 패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예외를 둔다. 왜곡 없는 pdf 보기가 가능하다면 다시 얘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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