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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파업으로 급식을 못한다는 안내장. 막둥이에게 왜 밥을 먹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했는데 참 어려웠습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파업으로 급식을 못한다는 안내장. 막둥이에게 왜 밥을 먹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했는데 참 어려웠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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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내일 도시락 싸가야 해요."
"도시락? 급식하잖아."
"내일 급식 안 해요."
"수업 빨리 끝나니?"

"아니요. 선생님이 안내장 주셨어요."

막둥이가 내민 안내장을 보니 전국 학교비정규직 연대파업으로 급식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급식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아이들에게 빵, 요구르트, 바나나를 준다고 합니다. 막둥이가 가져온 안내장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먹성 좋은 아이들이 겨우 빵과 요구르트, 바나나 먹고 얼마나 배가 고플까'였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분들이 파업을 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3개 비정규직 노조의 연합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조합원 3만3905명 중 2만5175명(투표율 74.2%)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재적 인원의 과반인 2만2967명(찬성률 91.2%, 재적 대비 67.7%)이 찬성함에 따라 파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또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전교조 대전지부는 8일 논평을 통해 "학교비정규직노조가 밝힌 이번 파업의 목적은 '불합리한 처우 개선', '교육감 직접 고용', '교육공무직 법안 제정' 등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한마디로 '학교 비정규직의 사용자가 학교장으로 돼 있는 한, 현실적으로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인지라 아이들 밥그릇을 두고 파업을 한다는 것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론보도를 보고 이해를 했습니다. 막둥이가 배고픈 것은 한 끼입니다. 그것도 굶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점심을 싸오지 않는 친구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지금도 지구촌 어린이들이 5초에 1명, 하루에 1800명의 어린이가 빈곤과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 멀리 갈 것도 없이 북녘 땅 막둥이 같은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에 비하면 막둥이가 9일 한 끼 정도 조금 덜 먹는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안내장을 내밀며 "급식을 안 하면 배가 고파 어떻게 해요"라고 불평하는 막둥이를 불러 말했습니다.

"김막둥! 내일 왜 급식 안 하는지 모르지?"
"응."
"급식하는 아주머니들이 파업을 해서 그래."
"파업이 무엇이에요?"
"파업이란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거야. 그리고 밥 한 끼 정도는 굶어도 괜찮아."
"아빠 그건 너무 심해요. 배가 고파 어떻게 해요."
"물론 무조건 굶으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빵 하나로 배가 너무 고파요."
"막둥이 너 알고 있니?"

"무엇을요?"
"지구상에는 굶은 아이들이 엄청 많다. 하루에 1800명이야. 그런데 너는 안 굶잖아. 북한 어린이들 굶주린 모습을 본 적이 있지?"
"봤어요. 그래도 배가 고픈 것은 싫어요."
"엄마가 내일 도시락 싸주면 되잖아. 김막둥?"
"응?"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 한다. 아주머니들은 엄청나게 수고하는 분들이야. 그런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일한 만큼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막둥이도 내일 점심 조금 적게 먹으면서 식당 아주머니들이 얼마나 고마운 분들인지 꼭 알아야 한다. 아빠는 그분들이 바라는 권리 찾기가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알았어요."

학부모 입장에서 조금은 불편하지만 우리 아이들 점심을 책임지는 그분들 권리 찾기에 힘을 보태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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