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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싸움에서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되돌아가기에 우리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습니다. 우리의 가슴을 꺼지게 하기에 우린 너무나 많이 왔습니다. 이 선거에서 이길 것입니다. 우리가 시작한 것을 끝낼 것입니다. 끊어졌던 연대를 되살릴 것입니다!" -오바마

"다리를 지어 잇는 대신에 그는 우리를 더욱 멀어지게 분열시켰습니다. 왜 그가 약속했던 것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알려 주겠습니다. 그것은 그가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보다는 리버럴한 문제들에 더많은 관심을 갖았기 때문입니다."-롬니

현지시각으로 2012년 대선을 이틀 남긴 일요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각각 뉴 햄프셔와 아이오와에서 한 명의 지지자라도 더 끌어모으려 안간힘을 썼다.

같은 주를 반복적으로 찾는 오바마와 롬니, 왜?

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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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3, 4일 오바마와 롬니는 이번 대선의 최대의 격전지들을 돌아가며 줄기차게 방문했다. 오바마는 3일 토요일에 위스콘신과 아이오와, 버지니아, 그리고 오하이오를, 롬니는 같은 날 콜로라도와 뉴 햄프셔 그리고 아이오와를 방문했다. 다음 날 오바마는 뉴 햄프셔와 플로리다, 그리고 다시 오하이오에, 롬니는 아이오와와 오하이오, 펜실바니아, 그리고 버지니아를 돌았다.

선거 하루 전날 오바마는 또 다시 오하이오와 아이오와, 그리고 위스콘신으로, 롬니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 뉴 햄프셔, 그리고 역시 오하이오에서 선거유세를 정리할 예정이다.

TV 뉴스에서는 이 두 후보와 부통령 후보자들의 동선을 순서에 따라 화살표로 보여주곤 하는데,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후보자들은 같은 주를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찾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격전지에 각 캠프가 쏟아붓는 광고 자금 역시 엄청나다. 양측의 광고는 대선판도를 결정 짓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버지니아, 아이오와 등에 집중되고 있다. 접전 주에 투여되는 광고액만 한화로 수백억에서 수천억 규모다. 전문가들은 대선일인 11월 6일까지 전체광고에 투여되는 금액이 10억 달러(1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달여 전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담쟁이 펀드'의 목표치로 삼은 액수가 20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미국 대선에서는 광고에만 각 후보들이 5000억원 이상의 돈이 쓰이는 셈이다. 오바마 캠프에서만 하루에 6~7차례씩 이메일을 보내 선거 자금을 요청하는 것이 따지고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4일 NBC뉴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은 대선 마지막 여론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그 결과 전국지지도에서 오바마와 롬니는 48% 대 47%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은 전국 득표수가 아닌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수인 270명을 누가 더 빨리 가져가냐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 10월 3일 덴버에서 있었던 첫번째 대통령 TV 토론회에서 롬니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고, 전국 지지도에서는 오바마를 앞서기도 했지만 쉽게 승리를 이야기하지 못 했었다. 이는 오바마가 격전지에서 단단히 버텼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거 4일 전, 총 21개의 격전지 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중 오바마는 19개에서, 롬니는 1곳에서 우세를(나머지 한 곳에서는 동률), 선거 3일 전 21개의 격전지 별 지지도 조사에서 는 오바마가 16개, 롬니가 2개에서 앞섰다.(나머지 3곳에서는 동률)

오하이오를 잡아라!

오하이오에서 제일 큰 신문사인 클리브랜드 플레인 딜러(Cleveland Plain Dealer)는 2008년에 이어 다시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에서 제일 큰 신문사인 클리브랜드 플레인 딜러(Cleveland Plain Dealer)는 2008년에 이어 다시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 클리브랜드 플레인 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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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하이오는 오바마와 롬니 모두에게 결정적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대선 역사에서 1960년 이래 오하이오를 얻지 못하고 대통령이 된 전례가 없었다. 무엇보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경우 오하이오에서 이기지 못하고 백악관에 들어간 역사가 없다. 4일까지 오바마와 바이든은 29번, 롬니와 라이언은 41번 오하이오를 방문했다.

18석의 선거인단(4년 전 대선에서는 20석이었으나 선거구 조정을 거쳐 18석이 됐다)을 배정받은 오하이오는 미국의 여러 접전 지역의 축소판으로, 미국의 실업 및 일자리 문제의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다.

모든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발표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오하이오에서 오바마는 현재 49.3%대 46.5%로 롬니를 앞서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10월 말부터 현재까지 조사된 총12개의 지지도 조사에서 롬니는 단 한 번도 오바마를 앞서지 못했다.

이처럼 오바마가 다른 접전 지역에서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때에도 오하이오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롬니가 강하게 반대했던 자동차 업계 구제 방안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오바마 캠프의 공고한 조직력 때문이다. 2008년 오바마가 메케인을 4% 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오바마 조직은 이 곳에서 시동을 멈춘 적이 없기로 유명하다.

롬니가 오하이오에서 지고도 대권을 잡을 가능성은 없을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가령 롬니가 현재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되는 플로리다는 물론 오바마 우세지역인 버지니아와 콜로라도, 뉴햄프셔, 그리고 오바마의 승리가 거의 확실한 네바다와 아이오와까지 모두 이겨야 270석에 도달해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CNN에서 제공하는 '선거인단 지도' 서비스를 통해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시나리오를 쉽게 짜볼 수 있다. 이 사진의 시나리오는 롬니가 오하이오 없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CNN에서 제공하는 '선거인단 지도' 서비스를 통해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 시나리오를 쉽게 짜볼 수 있다. 이 사진의 시나리오는 롬니가 오하이오 없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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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오바마는 오하이오에서 져도 270석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편이다. 가령 오하이오와 콜로라도, 아이오와까지 롬니에게 주어도 버지니아에서 승리하면 270석을 얻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롬니 펜실바니아 통해 270에 이른다?

선거 전 끝물인 10월 말, 롬니 캠프가 갑자기 펜실바니아에 선거 물량 공세를 퍼붓는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0석의 선거 인단이 배정된 펜실바니아를 오하이오의 대안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곳에서 위스콘신과 네바다에서와 마찬가지로 평균 50%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또 이곳은 1988년 이래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택한 적이 없다.

<뉴욕타임스>에서 계산한 가능성으로 백악관에 갈 수 있는 총 512개의 길 중, 오바마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431개이지만 롬니가 이길 방법은 76개, 두 후보자가 비길 방법의 수는 5개라고 설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서 계산한 가능성으로 백악관에 갈 수 있는 총 512개의 길 중, 오바마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431개이지만 롬니가 이길 방법은 76개, 두 후보자가 비길 방법의 수는 5개라고 설명하고 있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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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을 이틀 앞둔 4일, 롬니는 지난 9월말 이래 처음으로 펜실바니아를 방문했다. 그는, "전 미국인들은 우리가 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으로 믿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펜실바니아에서 이길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롬니의 이같은 움직임을 허세라고 주장한다. 즉, 270에 이르는 길이 도무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펜실바니아 구애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4일 NBC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오바마가 허리케인 샌디로 비롯된 재난에 잘 대처했다"고 대답했다. 이는 한 사안에 대한 국정 수행 능력 평가 중, 그가 오사마 빈 라덴을 처단했을때 이후 처음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NBC 뉴스는 설명했다.

"플로리다의 조기투표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4일자 <허핑턴 포스트>
 "플로리다의 조기투표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4일자 <허핑턴 포스트>
ⓒ 허핑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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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코 앞에 둔 지금, 플로리다에서는 릭 스코트 공화당 주지사가 조기투표(early vote)시간을 연장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서 7~8시간 씩 줄을 서야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애초에 14일로 보장돼 있던 조기투표 기간을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 의회가 작년에 8일로 줄여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6일 대선일이 화요일 평일이고 거의 대부분의 주가 이날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많은 유권자들은 부재자 투표와 조기 투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 제도들을 활용해서 미리 표를 확보하려고 하지만, 실제 이 경쟁에서는 민주당, 특히 오바마 캠프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태그:#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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