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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부여대교 좌안에 죽은 물고기가 널려 있는 가운데 수거를 하고 있다.
 22일 부여대교 좌안에 죽은 물고기가 널려 있는 가운데 수거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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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고 보가 물의 흐름을 막으면서 산소가 부족해 질식사했다."

금강을 다녀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린 진단이다. 환경부 추산 5만4000마리, 환경단체 추산 60만 마리. 정부 측 주장대로라고 해도 이번 물고기 떼죽음 사건으로 금강에는 물고기 씨가 말라버렸다. 사고 이후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이런 끔찍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지만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강 물고기 떼죽음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인재'라는 환경단체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4대강 사업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며 맞서는 환경부와 사이에 미묘한 시각 차가 있다. 지난 10월 29일 환경부가 원인 규명을 위한 민간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수질, 수생태, 화학물질, 수자원, 수리수문 등 일시적, 국지적 용존산소 부족 및 원인, 독성물질 유입, 수환경 변화, 외국의 집단 폐사 사례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분석할 계획이 발표되면서 격렬한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 물고기 떼죽음, 민관합동조사단이 원인 밝혀낼까?

 부여군 장하리에서 발견된 1m 36.5cm에 이르는 대형메기. 이를 유진수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운영위원장이 들어 보이고 있다.
 부여군 장하리에서 발견된 1m 36.5cm에 이르는 대형메기. 이를 유진수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운영위원장이 들어 보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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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 21일 해명자료를 통해 "백제보 상류 1km 지점에서 집중하여 물고기가 폐사하였으며 백제보 하류 8km 지점인 부여대교 지점까지 확인되었다"며 "물고기가 죽기 시작한 17부터 21일까지 강우 등 수환경변화를 일으킬 만한 사유가 없으며, 폐사한 구간에는 오염원 등의 유입이 가능한 하천도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물고기 폐사 지점 상류 2km 지점에 있는 수질자동측정망 자료 및 자체 분석한 용존산소량(DO), pH, 생태독성 결과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백제보 직상류에서 물고기 폐사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여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해명자료를 발표한 이날 환경부는 원인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충남수산연구소에 시료 분석을 의뢰한 상태였다. 때문에 환경부가 서둘러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발표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결국 29일 환경부는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합동 전문가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과의 연관성과 영향에 대해서 처음부터 가능성을 열어 놓고 보의 시설운영이라든지 보 하류의 환경 등 관련 시설과 관련 사업에 대해 연계해서 조사하고 분석했어야 한다. 그런데 외부 독극물 유입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했다. 엉뚱한 조사만 하고 '문제가 없었다'는 결과만 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외부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없다면 백제보 상·하류에 용존산소량, 온도, 유속 등 급격한 환경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이러한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잊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 "4대강 사업 전에는 발목 깊이에서 3m 정도로 여울이 발달한 곳이었다. 따라서 용존산소량이 풍부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수심이 깊어지고 물의 흐름이 1/20 정도로 줄어든 것이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환경부의 늦장대응으로 13일간 65km 구간까지 확산

 장암면 장하리에서 수거를 위해 이동하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에 오르고 있다.
 장암면 장하리에서 수거를 위해 이동하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에 오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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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30여 마리의 사체가 백제보 인근에서 한두 마리씩 떠오른 때가 지난 18일. 전날인 17일 죽은 물고기들이었다. 19일 100여 마리에서 20일 수천 마리로 증가했다. 물고기가 떠오른 장소도 부여군과 청양군을 연결하는 645번 도로 왕진교에서 백제보, 백마강교, 구드래나루터, 백제교까지 11km 정도까지 확산됐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21일에는 수만 마리가, 22일은 수십만 마리씩 떠밀려온 물고기 사체가 강변에 수북했다. 하류 확산을 막기 위해 강에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무시됐다. 이때만 해도 금강유역환경청은 "주무관 2명이 나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기자들은 주무관을 찾을 수 없었다.

23일에는 물고기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빠르게 번지면서 부여대교, 장하리, 현북리까지 흘러내렸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백제보에서 부여대교까지만 사체 수거가 진행됐고 하류 쪽에서는 죽은 물고기가 썩으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

24일 수거팀은 사고지점에서 16km 떨어진 장하리까지 수거인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죽은 물고기가 가라앉아 썩으면서 그 때문에 2차로 또다른 물고기가 죽어서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25일에는 황산대교(논산)와 웅포대교(익산)까지 죽은 물고기가 떠내려가는 게 육안으로 확인됐다.

26일 장하리 부근에서 136.5cm 길이에 약 40kg 무게는 달하는 대형 메기가 죽은 채 떠올랐다. 이날을 기점으로 사고지점에서 금강하굿둑까지, 금강 65km 구간이 물고기 사체로 뒤덮였다. 사고 10일째, 떼죽음으로 번지기 시작한 지 7일째였던 26일을 기점으로 '금강에 물고기 씨가 말라버렸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 금강 물고기 떼죽음 현장 충남 부여군 백제교 상류에 죽은 물고기 자루를 쌓아둔 곳에서는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진동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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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을 기점으로는 죽어가는 물고기 수가 줄기 시작했다. 이날 충남도 수질관리과와 취수방재과, 충남보건환경연구원, 도지사 환경특보, 충남도산하 금강비전위원회 관계자 등 10여 명이 오후 2시 30분경 현장을 찾았다. 이때는 이미 상황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상태여서 늦장대응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28일 오후 3시에 권도협 국토해양부 장관이 비공개로 백제보와 현장방문을 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금강유역환경청 전 직원이 수거 작업에 투입됐다. 100여 명의 인원과 보트 4대가 동원돼 오후 7시 30분까지 작업해 5톤 청소차량에 가득 죽은 물고기가 실려나갔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수거는 끝났다"며 "남은 물고기는 부여군과 자원봉사자를 동원하여 치우겠다"고 밝혔다.

29일 금강에서의 수거 작업은 끝났지만 가라앉은 물고기가 부패하고 썩어가는 통에 금강 유역이 '젓갈 국물'로 변하고 죽은 물고기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기름띠까지 확산됐다. 황산대교 인근에서는 녹조와 남조류까지 보일 정도로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강변을 찾는 사람들은 사라졌다.

30일 부여군 석성면 봉정리에서 논산시 성동면 개척리까지 금강변에는 죽은 물고기를 수거한 자루 근처에 아직 처리되지 못한 물고기 사체가 널려 있었다. 야생동물에 의해 물어뜯기고 파헤쳐진 사체뿐만 아니라 모래 속에 반쯤 파묻혀 방치된 사체와 주변 풀숲에서 버려진 사체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금강변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렸다.

침전물 줄줄 새는 수거 자루... 금강은 아직도 앓고 있다

 부여대교 인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선착장 인근에 죽은 물고기가 담긴 자루가 널브러져 있다.
 부여대교 인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선착장 인근에 죽은 물고기가 담긴 자루가 널브러져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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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자 금강유역환경청 소속 '금강지킴이'(임시직) 10여 명이 투입돼 수거에 나섰다. 여기에 부여군에서 투입한 일용직과 수자원공사, 논산시 일용직, 국토부 산하 논산도로관리사업소 비정규직 등이 추가됐다.

처음부터 투입된 비정규직 수거팀은 중노동이 계속되면서 급기야 한 명이 25일 몸살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28일에서야 금강유역환경청 정규직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그들 중 일부는 야유회라도 나온 사람들처럼 물수제비나 뜨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죽은 물고기를 담았던 자루에도 문제가 많았다. 처음에는 물고기 사체에서 흐르는 침전물이 그대로 강변으로 강물로 흘러드는 자루를 사용했다. <오마이뉴스>의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부여군에서 받은 비닐로 된 쓰레기봉투를 자루 안쪽에 넣어 침전물이 흐르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수거 후 수자원공사의 1톤 화물 차량으로 자루를 운반하면서 침전물이 그대로 흘러내렸다. 부여군에서 제공한 청소차량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자 급기야 5톤 대형 청소차량까지 투입됐다. 하지만 청소차량은 침전물 밸브를 열어 강변에 투기하기도 했다.

 죽은 물고기를 초기에는 수자원공사 1톤 차량으로 옮기다가 이후에는 부여군의 1톤 청소차량, 5톤 청소차량을 동원해 부여군 쓰레기매립장으로 옮겼다.
 죽은 물고기를 초기에는 수자원공사 1톤 차량으로 옮기다가 이후에는 부여군의 1톤 청소차량, 5톤 청소차량을 동원해 부여군 쓰레기매립장으로 옮겼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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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금강변에는 수거하지 못해 썩어가고 있는 물고기 사체가 널려 있다. 물속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수많은 물고기가 썩으면서 가라앉고 있다. 처음에는 늦장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던 환경부가 조기 수거 중단으로 또 다른 피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13일간 현장을 찾았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생지옥은 처음이었다.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참사였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원인분석을 기대하면서 초기 대응 미흡에 대해 관련자들의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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