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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장.
 원세훈 국정원장.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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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대화록을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29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이하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원 국정원장은 "지금 국정원에는 정상적인 정상회담 대화록이 있다"며 "천영우 청와대 수석이 열람한 것도 맞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대화록 존재 여부를 밝힌 것은 지난 25일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천 수석이 "노무현-김정일 대화록을 본 적이 있다"고 밝힌 게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장이 비밀문건의 공개여부를 밝힌 것에 유감스럽지 않느냐는 질의에 유감을 표했다"며 "국정원도 천 수석이 말을 하는 바람에 상당히 곤혹스러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대화록의 존재여부는 확인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들어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원 국정원장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민의 안위에 문제가 되는 게 있다면 그것을 공개하는 게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대화록 공개를 계속 요구했고, 민주통합당은 "남북관계와 국가안보를 위해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지켰다.

이날 국정감사는 여야 국회 정보위원들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 내용은 감사 종료 이후 여야가 공동브리핑 할 예정이었으나, 윤성현 새누리당 간사가 감사 도중 일부 언론과 접촉해 "국정원에 대화록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취소됐다. 이로 인해 국정감사가 20여 분 정회됐고, 기자 브리핑도 여야가 따로 진행해 발언이 엇갈리기도 했다.

원세훈 "여야합의로 열람?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보장 있느냐" 반문

대화록 존재를 밝히기는 했지만, 원 국정원장은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정원장이 '공개하면 안 된다, 공개되면 비밀이 아니다, 공개를 전제로 열람할 수 없다, 정치문제가 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문건) 공개보다 국가 안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달했다.

정 의원은 이어 "NLL이 헌법적으로 영토선이냐는 질의에 국정원장은 '헌법적 기준으로는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실질적으로 지켜야 할 영토선이냐는 질문에는 동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해서 공개를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안 원장은 '합의를 해와도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며, 공개를 전제로 하면 (여야)합의가 있어도 불가하다'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합의에 따른 공개'에서 새누리당의 전달은 전혀 달랐다.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 윤상현 의원은 브리핑에서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그때 가서 공개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게 국정원의 입장"이라며 "여야 간사간의 협의를 통해 대화록을 공개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대화록에서 NLL부분과 노 전 대통령의 북핵 발언 두 개만 확인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측은 안 원장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안 원장은 여야합의에 따른 열람가능 여부를 묻는 질의를 받은 후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들에게만 열람을 허용하더라도 정치쟁점이 돼 있는 상황에서 그 내용이 일반에 공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밀 단독회담', '비밀 녹취록' 없다" 공식확인

양쪽의 발표는 원 원장이 대화록 공개를 놓고 취한 태도에서도 달랐다. 민주통합당 측은 안 원장이 "정치문제가 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윤상현 의원은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국가기밀이나 남북관계 주요사안에 국정원장은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남북정상 간 비밀 단독회담'과 '비밀 녹취록', '북한 측이 전달한 녹음내용' 등은 없는 것으로 국정원 쪽에서 공식적으로 밝혔고, 여기에 여야가 이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정원장이 정상회담록의 존재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장이 회담록 존재를 인정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그런데 현직 국정원장도 공개할 수 없다고 한 회담록 내용을 누설한 정문헌 의원은 뭔가"라며 비판했다.

한편 윤 의원은 국정원이 이날 "북한이 김정은 일족 우상화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업적 선전을 위해 서구풍 위락시설 건립에 대규모 재원을 소모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가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임신설, 풍기문란설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NLL, #국정원, #정문헌, #정청래, #국가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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