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물고기 떼죽음이 10일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충남 부여 백제보 부근에서 시작된 떼죽음 양상은 여울성 물고기인 누치와 모래무지에서 시작해 숭어와 동자개, 쏘가리, 각시붕어, 메기, 떡붕어까지 전 어종을 싹쓸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136.5cm 초대형 메기마저 떠올랐다. 금강변은 비린내와 썩은 내로 뒤덮여 있다. 최근 환경부가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밝히면서 4대강 공사로 인한 산소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0년 1월] 돌보 해체과정에서 수천 마리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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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 26일] 지난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당시 사고원인또한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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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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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물고기 떼죽음은 4대강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시작됐다. 첫 떼죽음은 지난 2010년 1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강 7공구 금강 둔치(공주시 신관동) 부근 사업현장에서 돌보를 해체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천 마리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2010년 3월] 공사로 생긴 웅덩이에 갇혀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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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3월] 금강정비사업이 한창이던 당시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에서 공사 인부들이 물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를 잡아 본류로 옮기고 있다. |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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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산란기인 3월 15일에는 금강보 건설 현장 부근에서 비가 오면서 공사 중간 중간 웅덩이에 물고기들이 갇히면서 집단 폐사했다. 당시 물고기 구출작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수백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2010년 5월] 공사로 생긴 웅덩이에 또 갇혀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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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5월] 공주 금강보 부근 공사 현장이 물속에 잠겼다가 빠지면서 수많은 물고기가 웅덩이에 갇혀 집단 폐사했다. 공사인부들이 일부 갇힌 물고기를 옮기고 있다. |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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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5월 18일 경에도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공주 금강보 부근 공사 현장이 물 속에 잠겼다가 빠지면서 수많은 물고기가 웅덩이에 갇혀 집단 폐사했다. 건설사 측에서 뒤늦게 어도를 만들고 평탄작업에 나섰지만 상당수 물고기가 그대로 흙 속에 파묻혀버렸다. 4대강 공사로 강바닥을 파헤쳐 물고기들이 웅덩이에 갇혀 변을 당한 것이다.
[2010년 11월] 말조개·자라 서식지가 습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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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1월]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교각공사를 위해 돌보를 해체하면서 물가에 서식하던 어패류(말조개, 뻘조개)가 집단 폐사했다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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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자갈이 많아 각종 어패류의 산란장 역할을 하던 공주시 금강 북쪽 강변도 수난을 당했다. 같은 해 11월, 4대강 살리기 공사의 일환으로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교각공사를 위해 돌보를 해체하면서 물가에 서식하던 어패류(말조개, 뻘조개)가 집단 폐사했다. 공사를 위해 갑자기 물을 빼면서 줄어든 수량에 말조개와 자라 서식지가 파괴된 것이다. 또 같은 이유로 인근 상류의 하중도(일명 새섬) 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가 폐사했다.
[2010년 12월] 금강 10㎞, 기름띠를 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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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2월] 세종 1공구 현장에서 정박 중인 준설선에 벙커A유를 공급하던 도중 기름이 새어나와 하류 10km를 오염시켰다. |
ⓒ 심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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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12월 초에는 4대강(금강) 살리기 사업 세종 1공구 현장에서 정박 중인 준설선에 벙커A유를 공급하던 도중 기름이 새어나갔다. 이 사고로 사고현장에서 10㎞가량 떨어진 공주시 석장리박물관 앞까지 기름띠가 형성됐다.
[2011년 4월] 소하천 물고기가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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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4월] 충남 공주시 반포면 금강 변으로 유입되는 인근 소하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올랐다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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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떼죽음은 이듬해인 2011년에도 계속됐다. 2011년 4월 중순경 충남 공주시 반포면 금강 변으로 유입되는 인근 소하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올랐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호남고속철 공사 현장을 지목했지만 충남도 등 관계기관은 원인불명으로 처리했다.
[2011년 가을] 금강에서 처음으로 녹조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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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가을] 세종보 소수력발전소 근처에 육안으로 가늠할 정도로 많은 양의 녹조가 펼쳐져 있다. |
ⓒ 대전충남녹색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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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가을]] 백제보 인근 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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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가을경에는 보 공사 구간마다 악취와 함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녹조가 강변을 뒤덮었다. 금강 녹조현상은 4대강 공사 이후 처음으로 목격됐다.
[2012년 여름] 백제보 산성 앞에서 물고기가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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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여름] 충남 부여군 백제보 아래 물고기가 보를 거슬러 오르다 가로막혀 뛰어 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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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여름] 물고기 떼죽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려돼 왔다. 지난 여름 부여 벡제보 앞,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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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와 백제보 등이 완공됐지만 물고기들에게는 거대한 산성이었다. 정부는 자연형 어도 설치를 통해서 어류이동이 자유롭다고 장담했지만 물고기들은 보에 가로막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형 어도가 있으나 마나했던 것이다.
[2012년 가을] 떼죽음 행렬 10여 일째... 최악의 물고기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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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장하리에서 발견된 1m 36.5cm에 이르는 대형메기. 이를 유진수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운영위원장이 들어 보이고 있다. |
ⓒ 김종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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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가을] 누치가 입을 벌린채 죽어있고, 멀리 금강변 마을이 보인다. |
ⓒ 대전환경운동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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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 일째 이어지고 있는 금강 백제보 30km 구간의 물고기 떼죽음은 물고기 떼죽음의 완결판이라 할 만하다. 연일 수만 마리 물고기가 참변을 당하고 있다. 원인을 떠나 당장 수문을 열기라도 하면 더 이상의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으련만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요지부동이다. 28일 오늘도 금강 현장에는 물고기들이 하얀 배를 드러내고 강물에 드러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