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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부터 11월 3일까지 전국을 도보로 순례하는 '2012 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 기자 말

'함께 살자, 우리가 하늘이다. 함께 걷자, 강정에서 서울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5일 제주도청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출발한 '2012 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2일 청주, 23일 괴산, 문경새재를 넘으며 충청북도의 일정을 마쳤다.

[18일차-10월 22일] 청주 - 폭우가 쏟아지는 가로수길을 걷다

 비가오는 청주시내를 걷고있는 생명평화대행진 행진단원들, 비로 인해 신발이 젖어 맨발로 걷는 행진단원들도 생겼다.
 비가오는 청주시내를 걷고있는 생명평화대행진 행진단원들, 비로 인해 신발이 젖어 맨발로 걷는 행진단원들도 생겼다.
ⓒ 장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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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군산을 떠나 청주로 출발하던 22일 아침은 갑자기 심해진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도중 산중턱을 넘는 곳에는 걷히지 않은 비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보름이 넘는 시간 동안 비가 한 번도 안 왔는지라 다들 일기예보 체크를 하지 않았었는데 갑작스런 비에 적잖게 당황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였다.

전남 담양에 '메타세콰이아' 길이 있듯이 청주에도 가로수가 울창하게 있는 도로가 있다. 바로 경부고속도로 청주IC부터 시작되는 '가로수로' 길이다. 시속 80km/h로 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조심, 그리고 또 조심해야 하는 도로인데 비까지 쏟아지는 상황인지라 진행팀을 비롯하여 행진단은 아침부터 긴장을 하면서 걷기 시작하였다.

특히 가로수길에 있는 가로수가 도로확장이나 고가도로 건설로 인해 없어지거나 이식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행진단은 비가 와도 우비를 입은 채 가로수 나무를 지키자는 취지의 '가로수 껴안기 퍼포먼스'를 진행하였다. 이들은 가로수를 껴안고 "가로수야 고마워", "가로수야 사랑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진행하였다.

 가로수길 확장으로 가로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참가자들이 가로수를 껴안는 '가로수 껴안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가로수길 확장으로 가로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참가자들이 가로수를 껴안는 '가로수 껴안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장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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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하였던 강서1동주민센터 까지 약 4.3km의 거리를 걸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비는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보이는 듯싶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시작된 행진 도중 갑작스럽게 폭우에 버금가는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급기야 행진단원 가운데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사람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런 악천후 속에서도 행진단원들은 꿋꿋히 목적지인 청주시 상당동에 도착을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생명평화대행진이 진행되는 시기가 가을인지라 비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행진단은 걷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이런 날씨에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한 채 말이다.

[19일차-10월 23일] 괴산, 문경새재 - 들을 문(聞) 거울 경(鏡) '귀를 기울이면'

 23일 문경새재를 걷는 '귀를 기울이면' 공식 웹자보
 23일 문경새재를 걷는 '귀를 기울이면' 공식 웹자보
ⓒ 생명평화대행진 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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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권에 비해 중부권인 충청북도의 일정은 대체적으로 짧은 편이었다. 그러나 임팩트 하나만큼은 강렬하였다. 행진 19일차, 10월 23일에는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주제로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는 도보행진을 하였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영남과 한양(서울)을 잇는 영남대로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이었으며, 주로 청운의 뜻을 품고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가던 선비들이 걸어서 갔던 곳이다. 그래서 많은 유적들과 발자취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행진 19일차에는 구호를 외치면서 걷는 것 보다는 이렇게 선조들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조용하게 걸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걸어왔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행진단은 문경에 도착하기 전 5일장이 열리는 충북 괴산에 들러 약 1시간 동안 상인들과 장을 보러 나온 괴산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면서 걷는 목적에 대해 설명하는 선전전을 하였다.

괴산은 충청북도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 보수 쪽에 속할 거라는 편견이 많지만 보성에 다녀왔을 때처럼 농민의 인심이 후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행진단이 갔었던 공주 우금티처럼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를 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괴산5일장에서는 가는 곳마다 만나는 시민들이 따뜻하게 환대해주기도 하였다. 아마도 행진단원들에게는 인심이 넉넉한 곳으로 기억에 남을 걸로 보인다.

 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서로 대화를 하며 문경새재 1관문을 통과하고 있다.
 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서로 대화를 하며 문경새재 1관문을 통과하고 있다.
ⓒ 장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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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문경새재 1관문 입구로 이동하여 잠깐의 휴식을 갖은 뒤 문경새재를 걷기 시작하였다. 행진에는 간디학교와 샨티학교 학생들도 함께 하였으며, 행진단은 1관문부터 3관문까지 이어지는 6.5km의 코스를 걷고 고사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였는데, 때마침 단풍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던지라 다들 경치 감상과 함께 서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도 속시원하게 하면서 19일 동안의 행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옛날 장원급제를 위해 한양으로 떠나던 선비의 마음을 품으면서 말이다.

고사리로 내려온 행진단은 괴산 시민들이 준비해준 작은 문화제에 참가를 하였다. 흥겨운 노랫가락을 연주하는 풍물패, 그리고 순천 문화제에서도 공연을 하였던 가수 사이와 함께 서로 춤도 추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대추리에서 활동하던 보리의 노래가 이어지자 갑자기 예정에 없던 문정현 신부가 마이크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보리의 노래를 들으니 예전 생각도나고, 눈물이 납니다. 벌써 10년 가까이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바뀐 건 없죠. 그러나 보리의 목소리는 바뀌지가 않았습니다."

마이크를 붙잡던 문 신부는 갑자기 대추리때 함께 마을을 지켰던 사람들을 보면서 울기 시작하였다. 지금처럼 소셜네트워크도 없던 시절, 1만여명이 넘었던 군·경찰과 용역들의 폭력적인 대추리 침탈에도 서로를 의지하면서 꿋꿋히 버텨왔었기에 바라보던 이들은 그 눈물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어 대추리에서 평화활동가 조약골과 함께 만들었던 노래인 "평화가 무엇이냐"를 부르기도 하였다.

 대추리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같이 함께한 활동가들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문정현 신부님의 모습
 대추리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같이 함께한 활동가들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문정현 신부님의 모습
ⓒ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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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를 넘으면서 서로 많은 생각들을 했을 거라 생각된다. 나도 짧지만 그동안 걸어왔던 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었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어떤 길인가, 그리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제대로 가는 것인가 하는 그런 생각, 그리고 이 길을 걷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의 끝을 마감 하였다.

한편 21일 군산을 끝으로 전라북도 순례를 마친 2012 생명평화대행진단은 24일 삼척, 25일 춘천·홍천, 26일 여주를 지나 27일, 28일 양일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에서 2차 민회(만민공동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2012 생명평화대행진의 참가신청 및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카페인 http://cafe.daum.net/walk4peace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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