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최근 생명 중심·여성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책을 펴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18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최근 생명 중심·여성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책을 펴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18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끌어낸 국민의 흐름은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게 아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그에게 '무소속으로 끝까지 가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말이다. 그는 안철수를 대선 판으로 이끈 힘의 동력에 대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일 뿐 정당을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고 보면 안 된다"라며 "이 흐름을 어떻게 정치권에서 수용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던져진 '도대체 권력이 뭐냐'는 질문에 답하러 나온 그는 "안 후보가 끝까지 무소속으로 갈 것이라 예측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안 후보가 박근혜 대세론을 깨고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걸 깨고 쉽게 민주당에 들어갈 수도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급한 것이 박원순 서울시장 사례다. "박원순 시장도 민주당과 통합해서 선거를 치르고 (당선 후에) 입당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함께 갈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 영입? "전화 한 통 없었다"

강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정국에서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인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캠프를 꾸린 후 각 캠프에서 서로 영입전을 벌이고 있는 대상으로 입길에 올랐다. 송호창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후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강금실 인사의 이동'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강 전 장관이 문재인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위원장 물망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민주당에서 영입하겠다는) 전화 한 통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밖에서야 나를 정치인으로 인식하지만 민주당은 내가 (정치) 안 하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요청이 없다"고 설명했다. 후일을 묻는 질문에도 "책을 내고  난 후 대선판에 뛰어든 셈이 됐는데 당장 정치활동을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말마따나, 이달 초 정치 에세이 <생명의 정치-변화의 시대에 여성을 다시 묻는다>(로도스)를 발간한 후 강 전 장관이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터. 그는 "책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돼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떠돌고 있는 권위주의적인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수평적 네트워크, 권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집권에 반대한다. 강 전 장관은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와 검찰개혁을 외친다, 결국 민주주의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새누리당은 MBC 사태를 해결하지 않나, 민주주의 기본은 언론이 독립돼야 한다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지 정치 뒤의 정체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는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보이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권위주의가 희석된다"고 꼬집었다.

'박정희 패러다임'에서 수평적 권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이뤄져야

 최근 생명 중심·여성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책을 펴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18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최근 생명 중심·여성 중심의 정치를 주장하는 책을 펴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18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10만인클럽 특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민주당도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않다. 정치 쇄신에 나선 민주당에 대해 그는 "정치 쇄신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문제도 있지만 문화적 접근도 필요하다"며 "의사 전달경로나 지도부 구성 방식 등의 문화가 안 바뀌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미진함이 '안철수 현상'을 낳았다는 게 강 전 장관의 분석이다. "시대의 흐름은 생활 속에서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치, 수평적 네트워크를 원하는데 이 부분에서 민주당의 힘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국민이 안철수를 대선판에 끌어냈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민주당이 힘에 부치게 된 건, 새누리당은 40년 동안 영남을 기반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며 선거 노하우를 축적한 것과 달리 민주당은 이에 맞설 역량을 갖추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며 "2007년 대선의 엄청난 패배 이후 민주당의 힘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이 촛불집회를 열고 SNS를 통해 무소속 후보 돌풍을 일으켜 (야권에) 힘을 모아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이 힘을 모은 결과, 야권에는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수행할, 국민들이 '권력자가 명하노니 네가 나라를 맡으라'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후보"를 두 명이나 갖게 됐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이런 강 전 장관이 불편해 하는 두 단어가 있다. 권력 의지와 단일화가 그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의 조건으로 권력의지를 말하는데 대통령은 권력을 갖는 주체가 될 수 없다, 다만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가졌을 뿐"이라며 "국민 개개인이 가진 생명의 힘이 권력의 원천이다, 집권자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단일화에 대해서는 "단일화라는 단어에는 누가 후보가 되냐 마냐의 의미만 있을 뿐 시대정신과 흐름을 공유하는 과정이 담기지 않는다"며 "누구 한 사람이 정답을 낸다면 소통이 필요하지 않다, 함께 하는 과정 속에서 답을 찾는다는 가치가 반영되는 언어를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나 문재인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여야 한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강조한 강 전 장관은 "안철수나 문재인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여야 한다"며 "권력이 국민에게 돌아오는 네트워크로 나아가야 한다"고 못 박았다.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의 방안으로 '안철수 입당론'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가능하면 우리 쪽에 대한 비판은 삼가려 한다"며 "오랫동안 같이 일한 동지로서 문 후보 발언의 맥락에 담긴 진심을 이해한다, 그 발언이 어떻게 읽힐까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민주당의 지나친 낙관론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지지도가 많이 나온다고 쉬운 선거라고 생각하면 큰 일 난다. 우리는 한 번도 압승한 적이 없다. 지난 두 번의 승리도 온 힘을 끌어 모아 겨우 이긴 것이다. 또, 우리 세력만으로 이겨본 적이 없다. 5년 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힘을 모아 무소속 후보를 (대선판에) 밀어내는 등 우리 쪽을 키워주고 있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이 이기면 야권의 힘만으로 이기는 첫 번째 선거가 될 것이다."

2008년 정치권을 떠난 그가 책 한 권을 들고 다시 2012년 정치판에 말을 거는 이유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