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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당신은 연방 정부 부지와 바다에 대한 허가권을 반으로 줄였어요."
"사실이 아닙니다. 롬니 주지사."
"그렇다면 얼마를 줄였습니까?
"사실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얼마를 줄였냐구요?"
"주지사, 우리는 실제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어요…"
"아니, 아니, 연방 정부 부지와 바다에 대해 허가권을 얼마나 줄였냐구요?"

한 청중이 가스(휘발유)값이 1갤런 당 4불이 넘어간 이유에 대해  질문했고, 롬니는 정부가 개발 허가권을 줄인 탓에 석유 생산량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주지사, 당신이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냥 사실이 아니에요."
"지금은 내 차례입니다. 당신이 말할 차례가 곧 올 거예요."

등뒤를 쫓아가며 질문하는 롬니와 이에 대응하는 오바마는 서로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90분 내내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는 단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방패없이 창과 창이 쉴새없이 부딪히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창과 창이 쉴새없이 부딪힌 90분

 인터넷 신문 <허핑턴 포스트> 두번째 토론회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 실력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신문 <허핑턴 포스트> 두번째 토론회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 실력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 허핑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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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각으로 16일 뉴욕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두 번째 대통령 토론회는 연단에 가만히 서서 진행자의 질문에만 답변했던 첫번째 토론회와는 완전히 달랐다. 오바마와 롬니는 무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후보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80명의 청중들에 둘러싸여 총 11개의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뉴욕주 헴스테드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토론 현장에 유권자들이 참석해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점이 특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토론 방식이 오바마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CNN 캔디 크로울의 진행으로 이루어진 이날 TV토론회에서는 일자리, 가스(휘발유)값, 세금, 성별에 따른 평등한 임금문제, 롬니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차이, 오바마 4년의 평가, 이민정책, 리비아 사태, 총기 문제, 해외로 일자리가 빠져나가는 문제 등이 다뤄졌다. 또 후보자 자신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라는 질문이 마지막으로 따라왔다.

롬니는 토론회 내내 자신의 주장은 물론 오바마의 발언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집요한 추궁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특히 오바마 정부가 지난 4년간 경제 분야에서 실패한 정책을 펼쳤다는 것을 강조했다.

롬니는 "지난 4년을 둘러보면 실망의 연속이다", "이 나라의 실업률은 줄어든 것이 아니다. 아직도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2300만명에 달한다. 빈곤선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그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3200만명이 푸드 스탬프를 받았지만, 지금은 4700만명으로 늘었다. 경제 성장률은 어떤가? 올해는 작년보다, 작년은 그 이전 해보다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롬니는 "오바마는 시도했지만 오바마의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오바마는 정책과 비전을 묘사할 때는 훌륭한 연설가일지 몰라도 그가 보여주는 기록은 그렇지 못하다"며 "오바마가 재선된다면 또 다시 미국은 실패한 4년을 맞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롬니가 일자리나 휘발유값, 세금 문제 등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실정을 비난하는데 치중했다면, 오바마는 그 사실여부를 따지면서 동시에 롬니 정책의 허구성과 구체적 내용의 부재를 지적했다.

오바마는 "최상층 부유층을 포함해 모든 납세자들에게 감세를 해주고도 정부 적자가 늘지 않는다"는 롬니의 세제정책을 비판하면서 "롬니 주지사는 매우 성공적인 투자자였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와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해줄 수 없다고 하면, 당신은 그런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산수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여성 유권자를 향한 오바마와 롬니의 구애

 치열한 공방 중인 두 후보, "두 라이벌이 재대결을 위해 맨주먹으로 나섰다"고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치열한 공방 중인 두 후보, "두 라이벌이 재대결을 위해 맨주먹으로 나섰다"고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스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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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정치 평론가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무당파라 할 수 있는 교외지역 여성들의 표심을 끌어안는 것이 두번째 토론회의 주요 숙제가 될 것이라 지적해왔다.

이와 관련 오바마는 가정을 책임지는 여성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여성의 문제는 곧 가족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모든 남녀 젊은이들이 대학 교육을 경제적 어려움 없이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값싼 학생 융자 정책을 함께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자 누구에게나 피임약에 대한 보험적용을 해줘야 한다"며, "이는 단지 건강의 문제일 뿐 아니라, 여성의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 가족의 지갑에서 돈이 나오는 일이다"고 해, 여성 유권자를 향한 구애를 이어나갔다.

특히 오바마는 "릴리 레드베터 법안(Lilly Ledbetter Fair PayAct: 동일한 일을 하는 남녀 노동자가 차별적인 임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 밝힌 것으로 오바마에 의해 그 효력이 발생됐다: 기자 주)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롬니가 "나중에 얘기해주겠다"고 말하자 "여성들은 그런 식의 지지를 필요로하지 않는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한편 롬니는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보다 350만 명이나 더 많은 여성들이 오늘날 빈곤선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미국의 모든 여성은 피임약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여성 유권자들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러나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은 정부 지원금이 들어가는 오바마 케어(오바마의 의료 개혁안)에서는 낙태는 물론 피임약에 대한 보험적용이 금지돼야 하고, 직장 의료보험의 경우에는 고용자가 피임약에 대한 의료 보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토론회 내내 두 후보자는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특히 4명의 미 국무부 직원이 사망한 리비아 사태를 다룰 때,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양상은 절정에 달했다.

미 정부의 중동 정책은 물론 리비아 사태에 대한 정부의 수습과정이 잘못됐다는 롬니의 지적에 오바마는 "국무부 장관이든 UN 대사든, 내 팀의 그 누가 사망한 4명을 두고 정치적으로 움직였다고 하는 것은 매우 모욕적인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나는 그런 대통령이 아니다"고 정색을 하며 잘라 말했다.

이에 롬니는 오바마가 리비아 사태를 처음부터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공격이 있던 다음 날 대통령이 그런 용어(테러 행위)를 썼다고 말하는 것이 흥미롭다"며 오바마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암시를 했다. 그러자 크로울은 "대통령이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고 확인해 주기도 했다.

"롬니 주지사는 우리가 디트로이트를 파산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로 토론회를 시작한 오바마는 "롬니는 닫힌 문 뒤로 미국의 47%를 향해 스스로를 희생자로 여기며 개인의 책임감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누구를 향해 그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오바마 쪽으로 기운 2차 TV토론회

 두번째 토론회의 승자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발표하는 CNN
 두번째 토론회의 승자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발표하는 CNN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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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CBS는 토론회 직후 실시한 여론 조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에서는 오바마가 롬니를 능가했다고 전했다. CNN에서는 오바마가 롬니를 46% 대 39%로, CBS에서는 37% 대 30%로 (둘이 비겼다는 응답은 33%) 제쳤다.

NBC의 척 토드는 트위터에서 "첫번째 토론회에서는 대통령이 먼저 무대를 떠나고 롬니는 남아 청중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하지만 이번에 무대를 먼저 떠난 사람은 롬니였다"고 적어 토론회 직후 두 후보자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첫번째 토론회로 미국 대선의 흐름을 바꾸었던 롬니. 그러나 그 기세는 오바마의 지지도를 능가하지 못한 채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는 두번째 토론회로 다시 기세를 살려보려 했지만, 부통령 토론회를 기점으로 다시 오바마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분위기다.

물론 지금 미국의 대선전은 초접전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케이블 뉴스 방송으로 24시간 뉴스를 쏟아내고 SNS는 이를 받아 뉴스를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이날 두번째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쏟아냈던 정책의 내용과 상대방에 대한 비판 하나하나가 벌써부터 미국 언론들에의해 검증되어 보도되고 있다. 특히 롬니가 리비아 사태에 대해 잘못된 팩트로 오바마를 계속 몰아세웠던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미국 언론은 실제 오바마의 로즈 가든 기자회견 장면을 반복해서 틀어주고 있다.

두번째 TV토론회의 진짜 승패는 앞으로 발표될 수많은 여론 조사를 통해 다시 드러날 전망이다. 세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회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22일 플로리다에서 외교 정책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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