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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 다가왔지만 재래시장은 한가하기만 하다. 대구 칠성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추석이 다가왔지만 재래시장은 한가하기만 하다. 대구 칠성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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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모(하면) 박근혜 아닌교? 박정희 대통령이 보리고개 없애고 잘 살게 해줬는데 박근혜 찍어줘야제... 엄마, 아부지 다 잃고 얼마나 고생했노? 정치도 잘 하고 무엇보다 비리가 없잖아."

추석을 며칠 앞둔 26일 대구 칠성시장은 한산했다. 야채를 팔고 있는 상인 심아무개(68)씨는 예년에 비해 장사가 안 된다고 했다. 오전 내내 앉아 있었지만 "만 원어치도 팔지 못했다"며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하면 박근혜 아이가"

하지만 정치 이야기가 나오자 "무조건 박근혜"라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다며 "대구 출신 대통령이 나와야 대구가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성시장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는 김아무개(74) 할머니도 "아버지가 대통령 하면서 새마을운동 하고 큰 도로 만들어 잘 살게 해줬는데 박근혜 대통령 만드는 게 보답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부모의 가게를 돕기 위해 나왔다는 백연실(40)씨는 "이곳 시장의 나이 많은 상인들은 대부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며 "그러나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은 문재인이나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동대구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한 택시기사도 "대구를 위해서는 대구출신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곳 택시 운전자 10명 중 6명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기사들은 대구 시민들이 너무 보수적이라며 새누리당을 짝사랑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40대의 한 운전자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많지만 요즘에는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이제까지 새누리당 찍어줬지만 달라진 것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서문시장 방문에 인산인해

 추석을 앞둔 지난 27일 대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서문시장도 손님이 많지 않다.
 추석을 앞둔 지난 27일 대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서문시장도 손님이 많지 않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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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박근혜 후보가 대구의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을 방문하자 일찍부터 박 후보를 보기 위해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려나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가 건물 창가에도 박 후보를 보기 위해 많은 상인들이 얼굴을 내밀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박 후보는 대구에 올 때마다 서문시장을 들러 상인들을 만났다.

박 후보를 본 상인 중엔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시장에서 옷을 파는 장경희(40)씨는 "오랫동안 대구경북을 위해 일하고 정치 경험도 풍부하니까 대통령은 박근혜"라고 말했다.

상인 유재호(50)씨는 "친구들끼리 만나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많이 이야기한다"며 "안철수 후보는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떨어지는 것 같고 아직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믿음이 안 간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옷가게를 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윤정분(39)씨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박근혜는 찍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이 돼서 경제가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윤씨는 "이번 추석이 예년에 비해 너무 조용한 것은 대구 경제가 나쁘기 때문"이라며 "서민을 잘 살게 해주는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복현동 경북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정동원(1학년)씨는 "부모님은 박근혜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안철수 후보를 좋아한다"며 "우리 과 대부분 학생들도 안철수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구의 정서가 박근혜 후보에 대해 우호적이지만 젊은층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대학생 오진현(경북대 4학년)씨는 "복지정책에 대해 가장 믿을 수 있는 후보는 문재인"이라며 "대구가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취업문제 등 청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장 많이 가져주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애(4학년)씨도 "아직 많이 생각해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친구들 중에는 안철수를 지지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대구의 지지를 받고 해준 게 뭐가 잇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젊은층은 변화의 조짐 보여... 안철수 후보 선호

이상에서 보듯 대구 민심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굳건하던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 70%대를 웃돌던 지지율이 최근 50% 중반으로 내려앉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30%대에 이른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까지 합치면 40%대 중반이다.

지난 21일에서 25일까지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대구는 박근혜 후보 56.1%, 안철수 후보 30.3%, 문재인 후보 11.1%의 지지율을 보였다. 경북에서는 박 후보 60.4%, 안 후보 17%, 문 후보 14.6% 순이었다. 5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변함이 없었지만 40대 이하에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까지 박 후보의 지지율은 70%를 넘어 대구경북은 철옹성이라고 했으나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면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대구경북 득표율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대구경북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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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대구경북 득표율
 지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대구경북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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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와 경북 주민들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를 약 70% 정도 지지했다. 지난 17대 대선 때 대구는 이명박 후보에게 전국 평균 득표율보다 월등히 높은 69.37%의 지지율을 보였고 경북에서도 72.58%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야당 후보인 정동영 후보는 전국 평균인 26%보다 훨씬 못미치는 6%대의 지지를 받았다.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70%대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대구에서 18.67%, 경북에서 21.65%의 지지를 받았다.

18대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새누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에는 대구의 20~40대 젊은층의 '반 새누리당' 정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구 정치권의 한 인사는 "최근 무상급식 조례안이 누더기 수정안으로 통과된다든지 대구시의 복지 수준이 다른 시도에 못 미친다고 느끼는 등 시민들의 마음이 돌아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관심도 박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린다는 분석도 있다. 대구 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새누리당은 식상하고, 야권의 단일화 여부가 관심을 받으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진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 어떤 변수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계기로 대구의 민심이 과연 얼마나 변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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