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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생들이 중국 발해대학교 교정에서 한복을 입고 강남스타일 춤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한복스타일'이다.
 한국 유학생들이 중국 발해대학교 교정에서 한복을 입고 강남스타일 춤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한복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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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갈 때까지 가 볼까~아~아~아~, 오빤 강남스타일!"

중국이라고 <강남스타일>의 열풍을 비껴갈 순 없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강남스타일>이 중국 대륙 한가운데서 울려퍼졌다.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중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 대학생들에 의해서였다.

지난 21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각), 중국 랴오닝(요녕)성 진저우(금주)시에 위치한 보하이(발해)대학교 국제교류학원(단과대학)이 개최한 2012학번 입학식과 환영회 자리, 18명의 한국 유학생들은 <강남스타일>에 맞춰 멋진 춤 실력을 뽐냈다.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러시아, 나이지리아, 우즈베키스탄 등 외국 유학생을 비롯해 수많은 중국 대학생들은 행사장에 강남스타일이 울려 퍼지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의 반응이 놀라운 건 중국은 인터넷상에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관계망 기능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홈페이지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중국에서는 25일 현재 유튜브에서 2억50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 모인 외국과 중국 대학생들은 정확히 <강남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독특한 말춤은 물론, '사나이' 등 한국어 노랫말까지 따라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중국 발해대학교 국제교류학원(단과대학)이 주최한 2012학번 신입생 환영회에서 한국 학생들을 비롯해 수많은 외국 유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 중국은 한국과 달리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된다.
 중국 발해대학교 국제교류학원(단과대학)이 주최한 2012학번 신입생 환영회에서 한국 학생들을 비롯해 수많은 외국 유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 중국은 한국과 달리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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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서 유학을 온, 검은 피부의 한 남학생은 "한국의 케이팝(K-POP)을 알고 있다"며 "<강남스타일>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흥겨운 곡"이라며 웃음 지었다.

"세븐과 소녀시대가 부른 케이팝을 좋아한다"던 한 중국 여학생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싸이를 아냐?"고 묻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이라고 재차 묻자 이내 "강남스타일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날 한국 유학생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YB의 <아리랑>과 중국의 유행가인 <니씬네이더이쇼우끄어>룰 연이어 부른 뒤, 행사가 끝나갈 무렵 흰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다시 등장해 <강남스타일> 안무를 선보이며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놀라운 반응에 한복 입고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해

따라 부르고 환호하는 것은 당연, 무대에서 내려온 한국 학생들은 밀려드는 중국 학생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잠시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 빠져야 했다.

정원호(23)군은 "<강남스타일> 안무를 연습하느라 많이 고생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수많은 외국 학생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김연지(20)양도 "<강남스타일>을 접한 중국 학생들이 뮤직비디오 다운로드 방법을 계속 물어서 놀랐다"며 "외국 학생들이 한복이 정말 예쁘다고 해서 어깨가 저절로 으쓱해졌다"고 밝게 웃었다.

한복이 특히 더욱 어울려서 외국과 중국 학생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숱하게 받았던 김연지양.
 한복이 특히 더욱 어울려서 외국과 중국 학생들의 사진 촬영 요청을 숱하게 받았던 김연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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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행사 다음 날인 22일 오전 8시 발해대학교 도서관과 정문 앞에서 한복을 입고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 한국과 한류를 널리 알리고 있는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생각을 짜낸 것. 이름 하여 중국에서 선보인 <한복스타일>인 셈이다.

한국유학생 2012학번 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배정희씨는 "우리 아이들이 머나 먼 중국에서 고생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다"면서도 "그러나 외국 학생들에게 특별 대접을 받는 모습을 보니 반가움을 넘어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실제 한복에 대한 외국과 중국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복을 차려 입고 교정을 걷는 한국 유학생들을 향해서 휴대전화 카메라 불빛이 여기저기서 연신 터졌다.

더욱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와 관련된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에 따라 중국인의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 부러움에 가득 찬 시선으로 한국 학생들을 바라보는 중국 학생들의 모습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 강남스타일 말고 한복스타일 중국 발해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이 한복을 입고 강남스타일을 선보였다. 유투브 홈페이지가 차단된 중국에서도 강남스타일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 학생들은 유투브를 통해 이 영상을 공개, 강남스타일을 통한 한국과 한류의 인기 몰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른바 중국에서 촬영한 한복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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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남스타일, #한복스타일, #싸이, #중국, #발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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