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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 어떤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행복"

이현주 목사가 9월 4일부터 시작된 마을에너지간사(리더) 양성교육과정을 열며 행복을 화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날은 마을에너지 자립을 실현하고자 하는 2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첫 날이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9월 4일부터 "에너지절약이 곧 발전이다"라는 개념의 절전소 운동과 마을에너지자립을 교육하는 마을 에너지 간사(리더)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9월 대정전 사태 이후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중앙에서 지배하던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지역과 주민 중심의 수요 관리형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마을에너지간사 교육프로그램은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 충청지역본부, 대전녹색환경지원센터가 함께하는 2012 블루스카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주민운동을 하고 있는 마을어린이도서관과 생협에서 활동하는 지역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이 시대 화두인 탈핵, 기후변화, 에너지 자립 등 에너지문제에 대해 마을에서 대안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마을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된다

이현주 목사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어린 아이로 돌아가자며 책상을 둥근 모양으로 옮기고 강의를 시작했다. 이 목사는 의자에 앉으며 눈높이가 맞으니 평등해졌다며 허허 웃었다.

빙둘러 앉은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며 강의하는 이현주 목사
 빙둘러 앉은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며 강의하는 이현주 목사
ⓒ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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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극히 적다"라고 하며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지만 행복할 줄 모르는 것이다. 그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지 않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요즘 부모들이 자녀에게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가라고 하는 이야기를 꺼내며 "불행했던 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게 바로 불행해지는 길이다. 난 불행하니까 넌 행복해야 한다며 이곳저곳 학원에 보내며 뱅뱅 돌린다. 이 사회가 주입시킨 경쟁에서 이겨야 행복하다는 건 근거 없는 거짓말이다"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행복하면 자녀는 자연히 행복해진다"며 스스로 행복해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이 목사는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에 갔던 일화를 꺼내며 함께 사는 삶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달리기대회를 하는데 1학년 어린이 중에 다른 무리들과 이만큼이나 격차를 벌일 만큼 잘 뛰는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뒤에 있던 어린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그러자 1등으로 달리던 아이가 뒤를 보고서 몇 초 고민하더니 돌아가 넘어진 아이를 부축해서 함께 꼴찌로 들어갔다."

이 목사는 그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한 데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다시금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마을 안에서의 협동이 매우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마을이 행복하고, 나라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로써 나와 마을에서 시작된 녹색 변화가 세상에 큰 의미를 가짐을 시사했다.

지역 에너지 전환 운동으로 에너지 위기를 넘다

이어 두 번째 강의를 맡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유진 정책위원은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시대의 대안으로 지역에너지에 대해 강의했다. 강의에 앞서 이유진 위원은 "강연을 할 때는 항상 강연 이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다. 이 프로그램과 같이 확실한 후속 계획이 있는 강의는 확실히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신이 나고 재미있다"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위원은 "지구 기후변화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라며 "작년만 봐도 동해안의 폭설과 일본의 핵 발전소 사고, 서울의 물폭탄, 9월 대정전 사태, 100년 만의 가뭄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사건들을 설명하며 특히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값싼 전기요금을 유지하는 정책의 실패가 에너지 이용의 비효율을 야기시켰다"고 말했다.

열강하는 이유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정책위원
 열강하는 이유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정책위원
ⓒ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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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울의 전력 소비량과 생산량을 비교해보았을 때 자급률이 3.3%에 불과하다"며 "서울시가 전력 자급률을 3.3%에서 20%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추울 때 따뜻하고, 더울 때 시원한 것이다"라고 하며 "이제 에너지원 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기와 서비스 효율을 높이는 것과 삶의 방식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축분, 유채꽃기름, 목재로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독일의 100% 재생가능에너지 지역 프로젝트와 패시브하우스로 기숙사를 건축하고 태양광발전기를 단 CO₂ Free 대학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영국의 토트네스 전환마을 운동에 대한 이야기로 "에너지의 총 소비량을 줄이고, 그 소비량 중 재생가능 에너지의 양을 늘렸다"는 단순하고도 현명한 토트네스의 운동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무리지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의 2012 마을에너지 간사 양성교육은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 과정을 수료한 마을에너지 간사들은 실제 활동하고 있는 마을도서관과 생협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마을 내 에너지 교육과 에너지 운동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오는 11일에는 마을 내 절전소 운동을 전개하여 2012년 서울시 환경상 대상을 받은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을 견학하고, 18일에는 박경화 작가에게 책을 통한 어린이 에너지교육을 배우고 실습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21~22일에는 대안에너지의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산청 대안기술센터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태그:#대전충남녹색연합, #이현주 목사, #이유진, #마을에너지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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