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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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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씨는 대선 출마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아직은 스스로 택한 '침묵의 형벌'이란 길을 더 가야 한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의 일갈이다. 진보 진영의 대표 인권활동가인 그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주장을 남겼다.

앞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합진보당 폭력 사태 발생 이후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며 칩거한 지 3개월 만이었다. 이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폭력 사태를 사과하며 "대선 후보는 고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남겼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와 관련해서는 "진실이 밝혀지고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진실 다 밝혀졌다? 가당찮다"

이에 박 상임이사는 "진보정치 안에 (부정선거 등의) 관행이 있었던 사실을 성찰하고 거듭 태어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할 통합진보당은 당권경쟁의 추잡한 게임에 빠져 들어갔고, 거기에 폭력사태까지 노출했다"며 "그런데도 '(부정선거) 진실은 다 밝혀졌다'고 말하는 건 참으로 가당찮다"고 힐난했다.

"'진정성'의 상징이던 그는 점점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행보를 보였고 급기야 통합진보당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진보정치가 갖는 '진정성의 정치'가 상당 기간 불가능하도록 했다"며 이 전 대표의 대선출마를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같은 날 12시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박래군 김미화의 대선독해매뉴얼> 출판간담회에서도 이 전 대표와 관련해 언급했다.

"이정희씨가 다시 나온다고 한다. 그가 무슨 영향을 발휘하겠나. 통합진보당이 온전한 상태에서 대선후보가 나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

그는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가 출판계획에 큰 영향을 줬다"고 털어놨다. 당초 박 상임이사는 인권을 주제로 민주진보진영 대선주자들을 인터뷰해 책으로 묶을 생각이었다. 통합진보당 쪽 인물도 포함했다. 진보 진영에서 인권 문제를 의제화시키고 관련 정책을 제대로 제시한 정당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이 부정선거 문제로 내홍을 겪게 됐다. 이날 함께한 김정아 인권재단 사람 사무처장은 "통합진보당 쪽에서 대선후보 선출이 지연되면서 우리가 원하는 출판 기획 역시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할 수 없이 계획을 변경했다. 노동·복지·소수자 등 인권 관련 이슈와 대선을 주제로 전문가들과 대담하기로 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그 결과 지난 3일 박 상임이사가 방송인 김미화씨와 함께 인권 관련 5개 분야의 전문가 2명씩 모두 12명과 대담한 내용을 묶은 책 <박래군 김미화의 대선 독해 매뉴얼>(클)이 발간됐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보다 '사회안전망' 중시하는 대통령 집권해야"

인권운동가 박래군씨와 방송인 김미화씨가 전문가 12인과 대담을 나눈 <대선 독해 매뉴얼>이 3일 출간했다.
 인권운동가 박래군씨와 방송인 김미화씨가 전문가 12인과 대담을 나눈 <대선 독해 매뉴얼>이 3일 출간했다.
ⓒ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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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에도 박 상임이사가 '인권'과 '대선'을 주제로 한 책 발간을 고집한 이유가 있다. 대통령에 따라 '사람'의 삶이 달라진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 사회의 변화 폭은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실업 상태여도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사회안전망을 중시하는 대통령이 집권해야 사람들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염병처럼 조용히 우리 곁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올해 대선에서는 좀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인권의 가치를 정책으로 내세우는 대통령이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치인 후보들이 보여줬던 낮은 인권 수준도 그의 출판 이유 중 하나라고 털어놨다.

"후보들은 대선기간만 되면 복지시설을 찾아가 카메라 기자들 앞에서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등의 행동을 한다. 설거지하듯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서 목욕시킨 후보도 있었다. 이는 심각한 인권침해다. 최소한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박 상임이사는 "인권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나온 대선후보 및 후보 유력주자들 중에서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은 아직 없다"며 "앞으로 나올 대선후보들이 이 책을 보고 인권 감수성을 키워 '사람'을 위한 제대로 된 정책들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태그:#이정희, #박래군, #대선독해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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