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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락폭포의 강한 물줄기를 맞고 있는 사람들, 근육통,신경통,산후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락폭포의 강한 물줄기를 맞고 있는 사람들, 근육통,신경통,산후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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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히도 더웠던 올 여름 움직이는 것이 곤욕이기에 휴가를 미루고 있다가 한가한 시간을 이용하여 지난주 3박4일 늦은 휴가로 남도를 다녀왔다. 사진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방방곡곡 대부분을 다녀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았다.

이번 휴가는 사진가라면 한번쯤은 다녀왔다는 전남 순천에 있는 일일레져타운과, 담양 고서면에 있는 명옥헌, 구례산동면에 있는 수락폭포, 함양상림공원의 상림숲으로 정했다. 전남과 전북, 경남 3도를 넘나들며 근교를 돌아보기로 했다.

 농부가 배롱나무가 피어 있는 논에서 농삿일을 하고 있다.
 농부가 배롱나무가 피어 있는 논에서 농삿일을 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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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요즘 한창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다. '배롱나무' '목백일 홍' 어릴 땐 간지럼나무라고 불렀다. 어느 여름날 동네 어귀에 피어있던 작은 꽃잎이 송이송이 얽혀 늦가을까지 피는 게 신기해서 아버지께 꽃 이름을 물어본 적이 있다. 간지럼 나무라고 하셨다. 껍질이 엷게 벗겨지며 보드랍게 속살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서 만져보고 싶은 충동도 느꼈다.

아버지께서는 껍질이 벗기며 "나뭇가지를 살살 간질이면 나무가 웃음을 참느라 작은 가지를 흔들며 마구 웃는디 한 번 간지럼 태워볼텨?"라고 하셨다.
나는 그게 사실인지 궁금하여 직접 간질였고 정말 나무가 웃는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바람 때문에 움직였겠지만 그때는 웃음을 참느라 나뭇가지가 움직인다고 믿고 있었다.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명옥헌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명옥헌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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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옥헌 호수에 떨어진 배롱나무 꽃잎이 여인의 마음을 훔치다.
 명옥헌 호수에 떨어진 배롱나무 꽃잎이 여인의 마음을 훔치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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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 호수, 여인의 마음을 훔치다

마을 입구에서 주민들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었다. 이미 유명세를 탔던 곳이어서인지 사진가들이 마을에 주차를 해 곤욕을 치렀던 탓에 입구에서 차량통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수를 끼고 배롱나무가 빼곡히 화사한 홍자색 꽃으로 피어 반겨주었다. 낙화된 배롱나무 꽃과 달려 있는 꽃이 호수에 비쳐 아름답기 그지없다. 고운 꽃잎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꽃말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다. 나무줄기의 매끄러움 때문에 여인의 나신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대갓집 안채에는 금기시되었던 수목이었다고. 절에 가면 흔히 배롱나무를 볼 수 있다. 배롱나무가 껍질을 다 벗어 버리듯 스님들 또한 세속을 벗어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는 글귀를 읽고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일일레져타운의 배롱나무가 물위에 비쳐 아름답다.
 일일레져타운의 배롱나무가 물위에 비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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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일레져 타운의 또 다른 풍경
 일일레져 타운의 또 다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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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레져타운 호수, 배롱나무가 고운 자태를 드러내다

일일레져타운을 찾아가는 길은 외길인데다 한참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반대편에서 차가 온다면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한 사람만이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가 왠지 불안해 보이지만 이곳 주인장은 끄떡없다고 호언장담한다.

가을에는 단풍과 어우러진 풍경을 담기위해 많은 사진가들이 찾는다. 지금은 배롱나무가 이 호수에 비쳐 마치 데칼코마니를 연상케 하는 멋스러움 때문에 카메라에 담기위해 찾아간다.

이른 새벽인데도 많은 사진가들이 찾아와 작품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호수가 잔잔하니 구름다리를 건너는 사람 또한 물빛에 비쳐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인위적으로 잘 가꾸어진 세련된 풍경보다는 주변의 자연스러운 풍경들이 오히려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막바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락폭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막바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수락폭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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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를 강력한 폭포의 물살로 날려보내는 수락폭포

수락폭포 근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나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막바지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폭포에 도착하자 웅장한 폭포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그동안 더위에 지쳤던 몸과 마음이 폭포를 보는 순간 한방에 날아간다.

세상사 힘들게 살아오면서 어깨에 무겁게 진 짐 내려놓고 단단하게 뭉친 삶의 무게들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고통을 참으며 엎드려 고뇌하는 모습으로 물을 맞는 사람들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동편제 판소리의 대가인 국창 송만갑 선생이 득음하기위해 수련하기도 했던 장소라고 하니 폭포소리가 남달리 들려오기도 했다.

 상림숲을 찾았을 때 다람쥐가 마중나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상림숲을 찾았을 때 다람쥐가 마중나와 반갑게 인사를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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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림숲에 있는 연리지, 수종이 서로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 몸통 전체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상서로운 나무로 알려져 사랑나무라고 불리 운다.
 상림숲에 있는 연리지, 수종이 서로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 몸통 전체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상서로운 나무로 알려져 사랑나무라고 불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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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림숲에 노란상사화가 곱게 피어 있다.
 상림숲에 노란상사화가 곱게 피어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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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숨결이 살아 있는 상림숲

상림은 역사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의 하나이다.

"함양읍 서쪽을 흐르고 있는 위천의 냇가에 자리 잡은 호안림이며 신라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에 조성한 숲이라고 전한다. 당시에는 지금의 위천수가 함양읍 중앙을 흐르고 있어 홍수의 피해가 심하였다고 한다. 최치원선생이 둑을 쌓아 강물을 지금의 위치로 돌리고 강변에 둑을 쌓고 그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숲을 조성하였다.

당시에는 이 숲을 대관림이라고 이름 지어 잘 보호하였으므로 홍수의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그 후 중간부분이 파괴되어 지금같이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졌으며, 하림구간은 취락의 형성으로 훼손되어 몇 그루의 나무가 서 있어 그 흔적만 남아있고 옛날 그대로의 숲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상림만이 남아있다.[함양군청] "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 상림숲을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 상림숲을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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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림숲을 걷는데 다람쥐 녀석이 반갑게 맞이한다. 비가 내리지만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숲의 웅장함에 더위도 저만치 물러나고 우거진 나무 사이로 바람이 상쾌하다. 노란 상사화가 그늘아래 피어 활짝 웃고 있다.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란다는 연리지가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 연리지는 수종이 서로 다른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 몸통 전체가 결합되어 있어 더욱 상서로운 나무로 알려져 사랑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연리지는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기도 하며 예전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로 손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면 남녀 간의 사랑이 돈독해진다고 하니 이곳을 찾아온 연인들도 이 연리지를 보며 진한 사랑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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