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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59주년 기념식 7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전협정 59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뒤쪽으로 판문각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국방부 임관빈 정책실장, 권오성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백선엽 장군, 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이양구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 정전협정 59주년 기념식 7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전협정 59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뒤쪽으로 판문각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국방부 임관빈 정책실장, 권오성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백선엽 장군, 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이양구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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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은 만주군으로 독립군을 때려잡던 인물로, 그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 김정륙 사단법인 한국전시납북국회의원유족회 회장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자 전 제헌국회의원으로 납북됐던 김상덕 선생의 장남 김정륙 회장은 국방부가 백선엽 장군 등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출시 기자회견에서 만난 김 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과거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며 "유족회는 뮤지컬 제작에 대해 확실히 반대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KBS의 백선엽 다큐멘터리 제작 소식에 항의, 반대 시위에도 참가한 바 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도 "(백선엽 장군 같은) 친일파를 옹호해야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이 최후수단으로 (백 장군 미화 등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또, 임 소장은 앞서 <친일인명사전> 앱을 소개하며 "국치일(1910년 8월 29일)을 맞아 참담하다, 국민이 어떤 사람이 우리의 역사와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인지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친일인명사전>을 널리 알려달라"고도 말했다.

누군가는 그를 '친일파'라 하고, 누군가는'전쟁영웅'이라 한다

 29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친일인명사전 어플리케이션 시연회가 열렸다. 관계자들은 백선엽 장군을 모델로 한 국방부의 뮤지컬 제작을 비판했다.
 29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친일인명사전 어플리케이션 시연회가 열렸다. 관계자들은 백선엽 장군을 모델로 한 국방부의 뮤지컬 제작을 비판했다.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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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전날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 중인 군 창작 뮤지컬 <더 프로미스(The promise, 약속)>의 배우와 제작진 모집 공고를 냈다. 여기에는 "이번 창작 뮤지컬은 6·25전쟁 당시 실제인물인 백선엽 당시 제1사단장과 마가렛 히긴스 종군기자, 월튼 해리스 워커 미8군사령관 등 활동상을 소재로 활용하겠다"고 쓰여 있었다.

일각에선 백선엽 장군이 대한민국 창군의 주역이고, 한국전쟁 당시 제1사단장으로 많은 공을 세웠다며 '전쟁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전에도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으로 백선엽 장군의 명예육군원수 추대를 검토했다. 그러나 백 장군의 친일 행적 등으로 논란이 일어 보류한 상태다. 2010년 국방부가 작성한 문건에는 "백선엽 장군 명예원수 추대가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국민 안보의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계획"이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백선엽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국(일본이 세운 괴뢰정부) 봉천의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만주군 장교로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간도특설대는 항일조직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부대로, <친일인명사전>에는 간도특설대 전원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백선엽 장군도 간도특설대 활동 등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돼 있다.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주의 주장이 다르다고 해도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서 싸우고 있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이이제이, 이제 오랑캐를 통해서 오랑캐를 제압한다고 하는, 이이제이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 그러나 우리(간도특설대)가 전력을 다해 (항일무장세력을)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1993년 일본에서 출간한 백선엽 회고록 <대게릴라전>

국방부는 뮤지컬 내용이 개인을 미화한 내용이 아니어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29일 <오마이뉴스>에 "(백선엽 장군의 과거 행적을 두고)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백 장군은 창군과 6·25전쟁에 크게 기여한 분"이라며 "일부 과(過)가 있다고 해서 공을 묵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100여 년 전 그들, 내 손 안에서 확인한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출시

 29일 출시된 <친일인명사전>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있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차리석 임정국무위원 장남 차영조 선생,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장남 김정륙 한국전시납북국회의원유족회 회장.
 29일 출시된 <친일인명사전>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있는 관계자들. 왼쪽부터 차리석 임정국무위원 장남 차영조 선생,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장남 김정륙 한국전시납북국회의원유족회 회장.
ⓒ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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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이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졌다. 앞으로는 누구나 손쉽게 본문에 수록된 친일파 4389명의 이름과 행적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95년부터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추진해왔다. 2003년 국회의 예산 삭감으로 큰 벽에 부딪쳤던 이 사업은 이듬해 1월 <오마이뉴스>의 '친일인명사전 모금운동' 11일 만에 목표액 5억이 모이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마침내 2009년 11월 8일 <친일인명사전> 세 권이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30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에 가격(정가 30만 원) 부담이 있어 개인들이 선뜻 사전을 구입하긴 어려웠다. 공공도서관이나 학교에도 잘 비치되지 않은 점 또한 <친일인명사전>의 대중화에 장애물이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올해 초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결정한 배경이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29일 <친일인명사전> 앱 '내 손 안의 친일인명사전' 출시를 알리며 "아직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친일파를 청산 못했다"며 "누가 민족을 사랑했고, 누가 배신했는지 국민들이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도록, 누구나 손가락만 움직이면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모금운동 당시 '<친일인명사전>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당시 약속을 지키려는 이유도 있었다.

<친일인명사전>앱에는 본문의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으나 원활한 앱 이용을 위해 사진과 그림은 빠져 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는 29일부터, 아이폰 이용자는 9월말부터 <친일인명사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초 무료 이용을 검토했으나 개발비용과 종이책 보급 등을 고려, 1만 원짜리 유료 앱으로 출시했다. 수수료·세금을 제외한 수익금 전액(건당 약 5000원)은 현재 민족문제연구소가 추진 중인 시민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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