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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떨어진 거야 가슴이 아프지만, 태풍 때문에 이런걸. 누굴 원망할 수도 없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과수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8일 상륙한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거창에도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몰아치며 출하를 앞둔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태풍 볼라벤이 상륙한 지난 28일, 경상남도 거창의 사과농장에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 일 년 고생이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태풍 볼라벤이 상륙한 지난 28일, 경상남도 거창의 사과농장에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 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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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태풍의 중심권에서 벗어난 오후 1시부터 7시까지도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지속돼 피해를 키웠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작물은 사과로, 낙과뿐만 아니라, 바람에 서로 부딪치며 상처를 내 상당수 출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나무가 뿌리째 뽑힌 경우도 있다.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이천영씨는 "사과는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바람 때문에 서로 부딪쳐서 멍든 게 많다. 며칠 뒤면 까맣게 변해서 팔지도 못한다"며 "아마 떨어진 것까지 포함해 과수원의 절반정도는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과 과수원을 경영하는 이천영씨가 29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떨어진 사과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 일 년 고생이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사과 과수원을 경영하는 이천영씨가 29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으로 떨어진 사과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 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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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0㎡ 규모의 농장에서 연간 2000만 원의 수익을 내던 이천영씨는 태풍으로 절반정도 피해를 입었다며 우려했다. 특히,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라 보상을 바라지도 못하고 있으며, 떨어진 사과는 금방 상해버려 팔지도 못한다.

뿐만 아니라,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망 시설을 한 과수원은 그나마 피해가 적었지만, 그럴 여력이 없었던 소농들의 피해가 커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몰아쳐 사과나무가 뿌리채 뽑혀 있다.
▲ 일 년 고생이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몰아쳐 사과나무가 뿌리채 뽑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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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사과즙이라도 짜면 모를까 떨어진 사과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떨어진 사과를 주워내는 것도 일이다"며 "농약 값 조금밖에 보상 못 받는다. 하지만, 전국적인 상황이 이런 만큼 조금이라도 대책이라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를 입기는 포도도 마찬가지다. 포도는 사과처럼 낙과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바람에 서로 부딪치며 알이 터져 출하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특히, 포도를 봉지로 감싸기 때문에, 본격적인 출하시기가 돼야 피해를 파악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또, 매년 사과에 비해 피해가 적었던 포도는 풍수해보험 가입률도 10%정도에 머물러 있어 보상이 더 힘든 상황이다.

태풍이 완전히 멎은 29일,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포도농장을 경영하는 박봉희씨가 농장을 둘러보며 담배를 태우고 있다.
▲ 일 년 고생이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태풍이 완전히 멎은 29일,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포도농장을 경영하는 박봉희씨가 농장을 둘러보며 담배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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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포도를 키워 온 박봉희씨는 "사과에 비해 포도는 피해가 적어서 다행이지만, 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거나 포도끼리 부딪쳐 알이 터진 모습을 보면 속상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경상남도 내 사과생산의 50%, 포도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거창군이 치명적인 과수피해를 받은 만큼 올해 사과와 포도의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창인터넷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볼라벤, #거창사과, #웅양포도, #거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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