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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도 폭파 발언을 두고 문재인 캠프와 설전을 벌인 박근혜 캠프가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캠프가 12일 박 전 대통령의 발언 근거를 공개하자, 박근혜 캠프는 "허위사실 유포다, 사과하라"는 당초 입장에서 "독도를 정쟁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섰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2일 경북 안동시 독립운동기념관에서 1965년 박 전 대통령의 독도 폭파 발언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11일 박근혜 캠프는 박 전 대통령이 아닌 일본이 독도 폭파를 제안한 것으로 문 후보 쪽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캠프, 박 전 대통령 '독도 폭파' 발언 근거 공개

문재인 후보가 지난 달 2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문재인 후보가 지난 달 2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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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되자, 노영민 문재인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그 캠프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만 나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무조건 허위 사실로 몰아간다"고 비판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독도 폭파 발언 근거를 공개했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는 '국무부 (기밀) 대화 비망록'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965년 5월 27일 당시 딘 러스크 미 국무장관 집무실에서 "그 문제(일본과의 수교 협상)를 해결하기 위해 독도를 폭파시켜 없애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영민 본부장은 "박근혜 캠프에서 얘기하는 일본 측의 '독도 폭파' 발언도 사실이다, 일본 측의 '독도 폭파' 발언은 1962년 상황"이라며 "이어 같은 해 5·16쿠데타 세력의 2인자였던 김종필 중앙정보부장도 독도 폭파 발언을 했고, 몇 년 후 박 전 대통령도 독도를 폭파하자는 얘기를 따라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독도 폭파' 발언은 역사의식의 부재가 아니고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이다, 이러한 발언이 일본의 독도 도발에 빌미를 준 이유의 하나"라면서 "문재인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독도폭파 발언을 언급한 것은, 지도자는 역사의식이 투철해야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영토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노영민 본부장은 이어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박정희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에게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요구한다"며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독도 폭파'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독도 폭파'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캠프가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캠프 "특정 문서 한 구절에만 의존해서..."

공천뇌물과 차명후원금 파문으로 친박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공천뇌물과 차명후원금 파문으로 친박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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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캠프는 문재인 캠프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독도 폭파 발언 근거를 제시하자, '허위사실 유포'라는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조윤선 박근혜 캠프 대변인은 1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독도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수호해왔던 우리의 국토이다, 절대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될 일"이라며 "그간 공개된 국내외 문서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독도를 수호하려는 확고한 의지와 명확한 입장이 잘 드러나 있고, 이것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공개된 외교문서에도 잘 나타나 있다"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그런데도 이번에 문재인 후보 측이 당시 국내외 외교문서 전체의 내용은 무시한 채, 미국 측 특정 문서 한 구절에만 의존해서 박 전 대통령의 독도에 대한 입장을 왜곡하는 것은, 예민한 한일관계를 이용해 국민적인 자존심을 건드려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대단히 정략적인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제 독도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어선 안 되며, 우리 국민의 통일된 의지를 결집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며 "문 후보는 더 이상의 국론 분열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국민 모두의 통합된 노력에 합류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태그:#독도 폭파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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