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은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도진(장동건 분)이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아들 콜린으로 출연했다. 그는 2010년 국내에서 데뷔한 인기 그룹 씨엔블루 출신이다.

이종현은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도진(장동건 분)이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아들 콜린으로 출연했다. 그는 2010년 국내에서 데뷔한 인기 그룹 씨엔블루 출신이다. ⓒ SBS


"어서 오세요, 콜린 씨"라고 할 뻔했다.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종영하지 않아서일까. 김도진(장동건 분)의 아들 콜린 역으로 모든 촬영을 마친 이종현(22)에게는 아직 그 이름이 어울렸다.

씨엔블루를 모르는 이들에게 콜린은 이종현을 '배우'로 먼저 각인시킨 역할이다. 씨엔블루는 2009년 일본 인디즈로 먼저 시작, 다음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4인조 아이돌밴드 그룹이다. 리더 정용화가 이미 2009년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수건남' 강신우 역으로 인기를 얻은 터라 '정용화 그룹'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때문에 <신사의 품격>은 이종현 개인을 더 알리는 기회가 됐고, 그는 올해를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이종현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타를 쳤다. 음악만 하겠다는 고집을 잠시 접고 출연한 드라마 한 편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더 진하게 찍었으니, 가수로서 허무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씨엔블루의 일본 인디즈 때를 떠올렸다.

"일본에서 진짜 힘들게 6~8개월 활동해서 관객 2천 명을 모았어요. 언더에서는 그만큼 모으기도 힘들다는데, 용화 형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나서 5~6천 명으로 훌쩍 뛰었어요. 그때 허무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그렇게 알려서 우리 음악을 들려준다면 좋은 거겠죠. 이제 저도 자연스럽게 (개인)활동을 하게 됐고요. 처음에는 용화 형이 우리를 먹여 살렸지만(웃음), 이제는 넷이에요. 정신이도 곧 드라마(KBS 2TV <내 딸 소영이>)에 출연해요."

유도에서 음악, 연기까지.. 인생의 터닝 포인트

이종현은 부산 송도중학교 3학년 때까지 유도를 했다. 부산에서 '유도 좀 했던' 그는 전국체전에서 전국 1위 선수를 만나 인사를 하자마자 넘어가 패한 이후로 유도를 그만뒀다. 뭐든 적당히 하는 건 싫어서다.

눈부시게 하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만화에나 나올 꿈의 '유도부 선배'는 그렇게 '기타 치는 선배'가 됐다. 남다른 미모 덕분에 캐스팅 관계자의 눈에 띄어 씨엔블루의 일원이 됐지만, 여기에는 정용화의 '공(?)'도 있다. 부산에서 '얼짱'으로 유명한 정용화가 캐스팅 관계자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어겼고, 이 관계자는 마침 섬에 놀러온 이종현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신사의 품격>에서 콜린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 이종현은 "콜린은 무조건 멋있는 역할이어야 했다"며 "길거리에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장면"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신사의 품격>에서 콜린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 이종현은 "콜린은 무조건 멋있는 역할이어야 했다"며 "길거리에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장면"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 SBS


이국적인 외모는 외국에서 살다온 콜린 역을 따내는 데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연기 때문에 감독에게 확신을 줄 때까지 오디션을 7번이나 봐야 했다. 이종현은 "감독님이 '다음 주에도 발전이 안 되어 있으면 안녕이다'라고 했는데, 어렵게 캐스팅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드라마 들어가면서 급하게 사투리를 표준어로 고쳤어요. 사실 제가 그렇게 사투리 쓴다는 생각을 안 해서 별로 힘들지 않았는데, 주위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봐요.(웃음) 연기 하면서 카메라 마사지가 존재한다는 것도 느꼈어요. 지금은 촌티를 많이 벗었죠."

콜린의 명대사? "제가 김은희 씨 아들입니다"

하지만 콜린은 웬만해선 부담 없이 맡기 힘든 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잘생긴 사람'의 대명사격인 장동건의 친아들이라는 설정 때문. 게다가 자식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미혼' 아버지 앞에 나타나 삶을 흩트려 놓는 '죄 없이 죄스러운' 복잡한 인물이다.

'꽃신사 4인방'의 첫사랑인 김은희(박주미 분) 아들 콜린의 등장으로 <신사의 품격>은 '멘탈붕괴'에 빠졌었다. 이종현은 이 당돌한 콜린의 명대사로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김은희 씨아들입니다"와 "세 분 중에 내 아빠가 있다는데 누구세요?"를 꼽았다.

 콜린은 김도진(장동건 분)과 서이수(김하늘 분)의 사랑이 무르익을 즈음, "친아빠를 찾겠다"고 등장해 <신사의 품격>에서 갈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했다.

콜린은 김도진(장동건 분)과 서이수(김하늘 분)의 사랑이 무르익을 즈음, "친아빠를 찾겠다"고 등장해 <신사의 품격>에서 갈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했다. ⓒ SBS


"감독님이 어려운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고 시크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마음의 상처가 있으니 표정에 아픔이 있어야 한다고요. 또 점점 어른스러움을 표현해야 했어요. 저는 콜린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대본 그대로 받아들였어요. 콜린이 처한 상황이 어떻게 보면 슬픈데, 또 따뜻하게 표현할 수도 있잖아요. 꾸미려고 하면 더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 100% 제 생각대로 했죠."

<신사의 품격> 콜린, 네 남자를 신사로 만드는 역할

40대 남녀 4쌍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20대 초반의 이종현은 로맨스가 없는 대신 다른 종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선배님들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날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만큼 예뻐해줬다"고 신이 나서 자랑한 그는 "운동선수 출신이라 깍듯하게 한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첫사랑이 성공했으면 진짜 부모뻘인 세대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종현은 "꼭 40대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어른들도 어려지는 순간이 있잖아요. 어릴 때부터 봤던 친구들을 만났을 때라든지. 그런 남자, 여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세대 차이 없이 공감했을 것 같아요. 그중, 콜린은 신사이고 싶은 네 남자들이 신사가 되어 가는 과정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되면서 진짜 신사로 변하는 과정이요."

 이종현은 "<신사의 품격> 배우들이 서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쫑파티를 두 번이나 했다"고 전했다.

이종현은 "<신사의 품격> 배우들이 서로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쫑파티를 두 번이나 했다"고 전했다. ⓒ SBS


이제 2회만을 남긴 <신사의 품격>에서 콜린의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물으니, 스포일러가 노출될까봐 입을 달싹달싹 하던 이종현은 "콜린도 앞으로 자기 인생을 살아야죠. 부모님들이 알아서 하지 않을까요?"라고 웃었다.

이종현도 가수로서의 인생을 멈추지 않기 위해 다시 씨엔블루로 돌아가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할 거다.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으로 바빠서 꽤 오랜만에 모여 연습을 했더니 행복할 정도라고. 씨엔블루는 불과 3년 전 관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으려 애썼던 일본으로 7일 출국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아레나 투어에서는 10만 여명의 일본 팬과 만날 예정이다.

===SBS <신사의 품격>...씨엔블루 이종현 인터뷰 관련 기사===

'신사의 품격' 배우들이 서로 차지하려 했던 꽃, 이종현
'꽃신사' 장동건의 아들 콜린, '상남자'의 아들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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