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카이

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카이 ⓒ MBC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 방송 전부터, 팝페라 가수 카이의 등장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동시에 그가 대중 가수들에게 최적화된 <나가수2>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였다. 그의 출연을 두고 김영희 PD조차 "제작진으로서도 모험이었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관심과 걱정을 동시에 나타내는 것이었다.

첫 무대에서 카이는 일단 합격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영감을 얻은 편곡 방향은 '대답 없는 너'의 내용과도 맞아떨어졌고, 원곡을 부른 김종서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마치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이 된 것처럼 비장하면서도 웅장한 선율 아래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였다. 이는 자신의 정체성인 '팝페라 가수'를 전면에 드러내는 전략인 동시에, 이를 통해 '카이'라는 가수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걱정은 남는다. 현재 출연진 속에서 카이는 분명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 독특함에 갇혀 자신의 장기만 고수하게 된다면 문제가 생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소향이다. 첫 출연에서 엄청난 성량과 고음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그는, 계속되는 경연 속에서 다양한 실험 대신 자신의 주특기인 '고음'으로만 모든 승부를 걸고 있다.

5일 방송된 8월의 가수전 A조 예선전에서도 소향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선보였지만, 여러 옥타브를 넘나드는 화려한 고음을 선보였을 뿐 그 이외엔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경연 결과에 상관 없이, 브라운관을 통해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는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카이는 이를 일종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한영애

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한영애 ⓒ MBC


<나가수2>에서 펼쳐진 '명곡의 향연'...가사를 음미하라

또 하나, 5일 <나가수2>에서 명곡의 향연이 펼쳐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가사 자체를 음미할 수 있는 경연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 1위를 차지한 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생전 '이 가사면 나를 표현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는 작사가 고 이영훈의 영혼이 담긴 이문세의 '옛사랑'이 한 무대에 등장했다.

그 노래들을 관록이 빛나는 가수 김건모와 한영애가 각각 불렀다는 점은 노래의 정취를 더했다. 어느 때보다 잔잔한 편곡이었지만,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은 가사 자체의 힘과 이를 소화한 가수의 힘이 더해져 얼마나 묵직한 감동을 안겼는지를 보여줬다.

비교적 '옛 세대'를 대표하는 명곡과 동시에 '현 세대'를 대표해 실험적인 가사를 선보이는 가수 이적의 노래도 두 곡이나 만나볼 수 있었다. 이적이 김진표와 함께 활동했던 그룹 패닉의 '달팽이'가 국카스텐에 의해, 그리고 이적의 솔로 앨범 수록곡인 '하늘을 달리다'가 소향에 의해 재탄생했다.

다만 아직도 <나가수2>의 문법 중 동의할 수 없는 것은 '특별청중평가단'의 존재다. 지금까지 세 번 시행된 이 특별청중평가단 제도에서는 2012 미스코리아, 백마부대 장병들, 그리고 43기 사법연수원생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나가수2>에 등장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어떠한 기준으로 특정 성격을 지닌 집단들이 등장하는지도 알 수 없다.

 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김건모

5일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가수 김건모 ⓒ MBC


이 특별청중평가단이 한 일이라고는 MC 박은지와 함께 오프닝에서 선호하는 가수와 1위를 할 것 같은 가수를 지목하는 것과, 경연 중간 중간 '뛰어난' 리액션으로 카메라에 담기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존 <나가수>에서 일반 청중평가단들이 해 오던 일이었고, <나가수2>라고 해서 일반 청중평가단이 못 하리라는 특별한 이유도 없다. 게다가 지금의 <나가수2>는 일반 청중평가단 500명에 모니터평가단 500명까지, 총 1천 명이라는 대인원이 현장을 지켜보지 않나.

그렇다면 <나가수2>로서는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다. 특별청중평가단을 없애고 보다 많은 이들에게 방청의 기회를 주거나, 특별청중평가단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나가수2>의 인기 덕에 청중평가단을 신청하고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주지한다면, 이 선택은 <나가수2>에 더더욱 필요하다. 납득할 수 없는 특별청중평가단의 존재는 결국 <나가수2>에 대한 불만을 키우는 결과밖엔 가져오지 않는다.

한편 5일 방송된 <나가수2> 8월의 가수전 예선전 A조 경연에서는 이영현(소찬휘 '티어스')·김건모(고 김광석 '서른 즈음에')·한영애(이문세 '옛사랑')·국카스텐(패닉 '달팽이')·카이(김종서 '대답 없는 너')·소향(이적 '하늘을 달리다', 이상 경연순서 순)이 출연했다. 경연 결과 김건모·이영현·소향이 상위권을 차지해 '8월의 가수전'에 출전하게 됐으며, 한영애·카이·국카스텐은 고별 가수전을 준비하게 됐다. 이날 경연 1위는 소향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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