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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설봉산 영월암 마애불로 오르는 길에서 만난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 광배와 연화좌대
▲ 광배와 연화좌대 이천 설봉산 영월암 마애불로 오르는 길에서 만난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 광배와 연화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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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산을 오르다가 보면, 이천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영월암이라는 크지 않은 절이 있다. 영월암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625-702)가 창건해 '북악사(北岳寺)'라 칭하고 산 이름도 북악(北岳)이라 했다 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실증적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 영월암에는 보물 제822호로 지정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마애여래불이라고 하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나한상에 가깝다. 이 자연암석에 조성한 마애불은 고려 중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웅전에서 마애불로 오르는 길목에는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된 석조광배 및 연화좌대가 보인다. 이는 통일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럼 점으로 미뤄볼 때 영월암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창건된 절로 추정하고 있다.

영월암 창건 당시에 조상한 것으로 보이는 광배에는 연꽃 잎과 당초문 화염문 등을 조각하였다
▲ 광배 영월암 창건 당시에 조상한 것으로 보이는 광배에는 연꽃 잎과 당초문 화염문 등을 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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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암 창건 당시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연화좌대와 광배

사람들은 꼭 국보나 보물이라야 문화재인줄로만 알고 있다. 물론 국보나 보물이 더욱 소중한 문화재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유형문화재나 향토유적 등도 같은 문화재다. 그것을 어디서 지정을 한 것인지가 다를 뿐이다. 답사를 하다가 보면 지자체에서 지정한 향토유적이라고 해서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은근히 울화가 치미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이 돼 있는 영월암 석조광배 및 연화좌대는 영월암 창건 장시에 조상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당시는 이 광배와 연화좌대가 주불을 모시고 있었을 것이다. 주불은 없어지고 광배와 연화좌대만 도괴돼 있던 것을 마애불로 오르는 길목에 놓고, 그 위에 1980년에 새롭게 불상을 조성했다.

4개 부분으로 조성한 연화좌대는 각각 1석으로 조성하였다
▲ 연화좌대 4개 부분으로 조성한 연화좌대는 각각 1석으로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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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가 심한 광배

광배는 한 장의 화강암으로 조성됐다. 배형으로 조성한 광배는 많이 마모돼 문양 등을 쉽게 식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찬찬히 보면 2조로 된 융기선으로 두광과 신광을 표현했다. 현재 좌불상이 있어 뒤편에 있는 복판을 촬영하기는 무리였지만, 원을 중심으로 단엽 8판을 연잎을 둘렀다.

중앙의 연잎 주위에는 불꽃을 상징하는 화염문과 당초문을 조성했다. 두광의 상부와 신광의 좌우에는 화불이 3구 조성돼 있으며, 불상을 주착했던 흔적이 나 있다. 광배의 전체높이는 156cm, 폭은 118cm이며 두께는 45cm 정도이다.

석불을 받치는 상단의 연꽃은 현실감이 뛰어나다
▲ 연꽃 석불을 받치는 상단의 연꽃은 현실감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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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으로 된 간주석에는 나한을 새긴 듯하다. 그러나 마모가 심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 간주석 팔각으로 된 간주석에는 나한을 새긴 듯하다. 그러나 마모가 심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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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이 넘치는 연화좌대

연화좌대도 대좌에 조각한 것들이 많이 마모됐다. 하지만 한 마디로 장엄하다는 느낌이 든다. 연화좌대는 장방형의 지대석 위에 8각의 하대석을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는 8각으로 조상한 안상, 그 위편에는 앙련좌와 복련좌를 쌓아 올렸다. 4부분으로 조성한 좌대는 각각 1석을 사용해 조성했다.

전체높이가 107cm인 연화좌대는 생동감이 넘친다. 앙련좌 위에 올린 팔각형의 석주에는 나한상을 조각한 듯하다. 그러난 심하게 마모돼 그 형태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이 광배와 연화좌대 주변에는 몇 개의 석물이 있는데,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는 정확하지가 않다. 다만 이 영월암의 역사로 보아, 옛 절터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꽃잎을 조각한 앙련.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 앙련 연꽃잎을 조각한 앙련.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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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석 위에는 안상을 조각한 팔각의 돌을 놓았다
▲ 안상 지대석 위에는 안상을 조각한 팔각의 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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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한 낮의 더위가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오른 영월암이다. 그저 몇 발자국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한다. 이런 날 답사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하지만 문화재라고 해서 늘 좋은 날씨에만 찾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 더위에 올라 만난 수중한 문화재 한 점. 그래서 나에게는 더욱 소중하단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리포트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월암, #향토유적, #이천시, #석조광배, #연화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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