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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선거 아산지역구 유세장에서 민주통합당 김선화 후보를 겨냥해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선진통일당 소속 장기승(53·선진통일당) 충남도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지현)는 유세현장에서 상대 여성후보에 대한 성희롱 발언으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기승 의원에 대해 지난 23일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유세현장의 인원 등을 고려할 때 장기승의 발언이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또 발언 내용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발언한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장기승 도의원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때문에 장기승 도의원은 일단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판을 마치고 법원에서 기자와 만난 장기승 도의원은 "지금 당장은 아무런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생각이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선진당 "출당", 장기승 "탈당"... 수차례 '거짓말'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당시 자유선진당은 여론이 악화되자 4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기승 도의원의 발언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출당을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장기승 도의원은 성희롱 발언 직후 당 안팎에서 '도의원을 사퇴하라'는 압력이 거세지자 팔레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3개월여 지난 현재 선진통일당은 장기승 도의원을 출당시키지 않았고, 장기승 도의원은 탈당하지 않았다. 선진통일당은 입장을 바꾼 것도 모자라 장기승 도의원을 내세워 충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문화복지위원회는 여성가족정책을 입안하고, 문화·복지문제를 다루는 상임위원회라 그간의 사정을 아는 시민들은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통일당 충남도당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충남시사>의 확인 과정에서 "장기승 도의원을 출당시켰다"며 장기승 도의원을 두둔했다. 하지만 선진통일당도, 장기승 도의원도 공식적으로 사과나 해명은 하지 않았다.

 

"여성인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

 

당시 성희롱 발언 피해자였던 민주통합당 아산시당협 김선화 위원장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장기승 도의원이 우발적이었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법원뿐만 아니라 아산시민과 충남도민 모두를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아산시위원회는 장기승 도의원의 재판이 열리던 지난 2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성희롱 발언을 한 선진당 장기승 도의원이 충청남도의 여성·다문화·복지문제 등을 다루는 문화복지위원장이 됐다"며 "같은 당의 이명수 의원은 성희롱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 바로잡겠다더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그들이 소속된 선진당은 장기승 도의원을 비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희롱 발언은 보이지 않는 심각한 폭력으로 엄중히 처벌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그러나 파문이 커지자 탈당을 언급했다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장기승 도의원은 물론, 도덕불감증에 걸린 이명수 의원과 선진통일당의 무책임하고 위선적인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김선화 위원장은 "성희롱은 여성인권에 대한 도전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신뢰에 대한 도전"이라며 "도의원이 여성인권 문제를 사소하게 생각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사회정의는 바로 서지 않고 정치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장기승 도의원은 책임지는 모습으로 문화복지위원장을 사임하고, 시민들에게 한 약속대로 선진통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장기승, #충남도의회, #아산시, #선진통일당, #자유선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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